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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두통을 호소하며 눈가를 만지고 있다.
▲ 박주선 "머리 아파"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두통을 호소하며 눈가를 만지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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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애초 8월 초 공개하기로 했던 대선평가보고서와 관련해 "현재 당 대표 선거가 있는 상황에서 보고서를 공개하면 새로운 파장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를 새 지도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25일 오전 '폭풍우를 헤치며 희망의 씨앗을 심었다'는 제목의 간담회를 통해 "대선평가보고서를 지난 23일 아침 10시30분 이준한 평가위원장으로부터 밀봉해 받은 뒤 보고서 공개 여부, 시점, 수용 여부 등에 대해 비대위원들과 기탄없이 논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그간 비대위원장으로 임해온 소회를 밝힌 뒤 "보고서 공개 시 애초 목적과는 달리 후보자 간 이해득실, 경선운동 자료로 활용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보고서는 밀봉한 채로 새 지도부에 인계하고 새 지도부가 이를 공개해줄 것을 비대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어 "대선평가 보고서가 원래 8월 초에 제출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평가 작업이 늦어져 뒤늦게 제출됐다"는 것도 보고서 공개를 미룬 이유로 들었다. 그는 "평가보고서 내용은 여기 있는 사람(비대위원들) 아무도 모르고 저도 모른다. 양해 부탁드린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국민의당 후보였던 안철수 후보 책임이 담긴 대선평가보고서 공개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으나, 국민의당 내에는 함구령이 떨어진 분위기다. 평가위원장인 이준한 인천대 교수도 전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평가보고서 관련해선 말하지 않기로 했다. 박주선 위원장에게 물어보시라"며 일절 답변을 거부했다.

앞서 한 평가위원도 익명을 전제로 "초안을 완료했고 이를 비대위에 전달할 예정"이라면서 "공개 여부는 비대위가 판단할 예정이다. 그러나 (보고서가) 전당대회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이유로 보고서 공개를 안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새 지도부, 보고서 공개 안 할 가능성도? 박주선 "기우"

그러나 비대위는 사실상 마지막 의결 권한을 가진 비대위 회의에서 공개 여부와 시점을 강제하지는 않았다. "당위성에 공감해 공개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모았다"는 게 박 비대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평가보고서는 대선 패배에 대한 교본이기 때문에 공개하는 게 맞고 이를 미룰 이유가 없다고 생각된다"면서도 "새 지도부가 공개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공개 결정과 관련한 여지를 열어뒀다.

'보고서 공개가 차기 지도부의 의무 사항은 아닌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박 비대위원장은 "새 지도부가 그런 결정 권한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 지도부가 국민 기대를 모으고 대선에서 승리하는 당을 만들겠다는 지도부라고 판단할 수 있겠는가. 그건 기우라고 생각한다"는 답만을 내놨다.

전날 경쟁자인 정동영 후보 측이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평가 대상자인 안철수 후보가 전당대회에 출마한 상태라는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로 공개를 망설이고 있다"고 지적했으나, 관련해 박 비대위원장은 여기에도" 당권 주자가 공개해 달라고 직접 연락해 온 경우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가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가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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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는 같은 날 오전 10시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다른 정당을 선도하는 강력한 실천 중도의 길을 제시할 것"이라며, 보고서 공개와 관련해 "그 권한은 전적으로 비대위에 달려있다. 지도부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지도부 결정을 따르겠다"고만 답변했다.

이런 안 후보의 입장에 경쟁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 측은 "안 후보는 '지도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마치 남의 일처럼 선을 긋는데,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무책임한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천정배 후보도 25일 오전 CPBC 라디오에서 "평가보고서는 벌써 나왔어야 마땅하다"며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으면) 상식적으로 해야 할 일을 안 함으로써 역으로 영향을 주는 것 아니겠냐"고 이를 비판했다.

한편 이날은 사실상 박 비대위원장이 마지막으로 기자들과 만나 소회를 밝히는 자리였다. 그는 차기 지도부에 ▲ 국민의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새 정치 실현의 견인차가 될 것 ▲ 호남 민심을 복원해 내는 것 ▲ 재창당 수준에 이르는 혁신 노력 ▲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것 등 네 가지 제언을 하며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태그:#안철수 책임론, #국민의당 대선평가보고서, #국민의당 전당대회, #전당대회 안철수, #안철수 대선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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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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