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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원회와 한국마사회는 용산 장외발매소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협약한다."

하나, 한국마사회는 용산 장외발매소를 2017.12.31일까지 폐쇄한다.

하나, 한국마사회는 용산 장외발매소 건물 매각을 원칙으로 하며 장외발매소 용도로 활용하지 아니한다"(용산 장외발매소 협약서)

이양호 한국마사회 회장,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율옥 성심여중고 교장, 농정개혁위원회 정현찬 위원장이 용산 장외발매소 협약서 후 사진을 찍고 있다.
 이양호 한국마사회 회장,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율옥 성심여중고 교장, 농정개혁위원회 정현찬 위원장이 용산 장외발매소 협약서 후 사진을 찍고 있다.
ⓒ 김아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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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을 올해까지만 운영하고 폐쇄를 약속하는 마사회와 용산 주민대책위 간의 협약식이 개최됐다. 용산 주민들은 도박장 반대운동 1579일, 천막노숙농성 1314일 만에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을 약속받은 것이다.

용산공동체의 5년간 헌신적 투쟁의 성과

용산주민대책위-마사회,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폐쇄 협약식이 27일 오전 11시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 농성장에서 개최됐다.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전국도박규제네크워크/화상도박장문제해결전국연대가 주최해 열린 이날 협약식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도박장 폐쇄 협약서에 서명이 시작되자 눈물을 흘리는 학부모
 도박장 폐쇄 협약서에 서명이 시작되자 눈물을 흘리는 학부모
ⓒ 김아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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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협약식에 이르기까지 주민들의 싸움은 지난하고 고단한 과정이었다.

협약식을 앞장서 이끌어낸 용산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이하 추방대책위)의 활동했던 주요 내역을 보면 마사회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 2회, 형사고발 3회, 행정신고 5회를 제기했다.

수십 차례의 기자회견과 6회에 걸친 대규모 지역주민집회를 개최했고, 용산주민 22만명 중에 17만명의 서명을 받는 등 도박장 추방을 위한 눈물겨운 활동을 전개해왔다.

그리고 특히 폭염과 혹한의 계절 속에서도 매일 24시간 노숙농성을 이어나갔고, 매 주말마다 빠짐없이 집회와 1인시위를 진행했다.

이렇게 용산 주민들의 눈물어린 투쟁 끝에 마사회가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을 올해까지만 운영하고 폐쇄하기로 한 것이다.

5년 간의 투쟁 끝에 올해 안에 폐쇄하기로 대국민 협약

추방대책위는 성명서에서 이날 자리를 만들어준 모든분께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오늘의 이 자리가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폐쇄에 그치지 않고 전국의 화상경마도박장 문제에 대해 국회와 정부가 국민의 안전하고 건강한 삶과 건강한 국가 경제 차원에서 다시 검토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어 지난 5년여간의 투쟁 과정을 되돌아본 후 "이 싸움이 단순히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지키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서 "도박장이 가까운 곳의 주민들이 다른 지역의 주민들보다 도박중독률이 높기에 지역 주민의 건강한 삶을 지키고자 했다" 고 말했다.

추방대책위는 계속해서 "오늘의 이 협약식이 그저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의 폐쇄로 마무리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면서 "이 싸움은 우리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을 뿐 아니라, 주민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지키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추방대책위는 "지난 5년의 싸움 과정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이 실질적으로 폐쇄되기까지 이 자리를 지키며 국가의 사행산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서 "나아가 아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부끄럽지 않을 어른으로 살기 위해 오늘의 자리를 시작으로 우리는 또 다시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이 땅 곳곳에서 생명과 안전이 위협당하는 이들과 연대하며 함께 할 것"이라면서 다시한번 "지난 5년의 싸움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고 말했다.

경마도박장 OUT을 외치는 시민들
 경마도박장 OUT을 외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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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마사회와 화상도박장 정책을 전면 개혁해야

용산 주민들은 감사의 글을 통해 승리를 축하하면서 그동안 힘써 준 사람과 단체들을 하나씩 소개한 후 "용산화상경마장 폐쇄는 이처럼 많은 분들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고 이번 승리는 우리 모두의 승리입니다. 대책위와 함께 울고 웃으며 싸워온 대책위 모든 가족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 드리며, 혹시 감사인사과정에서 누락된 분이 계시다면 양해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 이양호 회장은 "그동안 한국마사회는 장외발권소 문제 해소를 위해 여러 가지 개선대책을 마련해왔지만 여러분 눈높이에는 미흡한 점이 많았던 것 같다. 사실 공기업 장으로 1200억 정도로 투자된 사업장을 폐쇄한다는 게 결정하는데 고민이 많았다"면서 "그렇지만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고 소통과 화합을 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대승적인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번 용상장외발매소 문제를 계기로 앞으로 장외발매소를 혁신해서 이런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외에도 경영쇄신을 추진해서 한국 마사회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조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일이 결정되고 목이 멨다. '돈벌이가 우선이다. 효율이 우선이다. 사람이, 아이들이 돈벌이 다음 아니냐'했던 정부와 '아이 학습권이 먼저고 시민권리가 중요하다'는 국민들과의 싸움에서 국민이 승리했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이런 잘못된 일들을 거둬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고 여러분같이 지치지 않는 의지가 있는 분들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며 "학생들이 읽어내는 도박장을 없애달라고 하는 요구가 가슴에 박혔다. 이런 사양사업이 더 이상 없어질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이 함께 뛰겠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우리가 승리했다.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의상도 차려입었다. 이 장소에 기념비를 하나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이정미 대표는 "몇 년전 태풍 때문에 천막을 지킨다고 다 모였던 일이 생각난다. (폐쇄까지) 5년이 걸렸다는 자체가 어처구니가 없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용산 주민들이 귀감이 됐다. 우리 아이들 앞에서 부끄러운 일인가.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 승리를 이끈 한 축이 된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은 "용산화상경마장 폐쇄결정은 반대운동 1576일, 천막농숙농성 1311일만에 일궈낸 승리"라고 말했다.

또 안 사무처장은 "용산의 수백여 명의 주민과 많은 분들이 오셨다. 응당 시민의 어려움에 있는 곳에 시민단체가 함께하는게 당연하다고 본다. 정방대표가 어느날 참여연대에 찾아오셨을 때 이 싸움에 여루되면 10년간 고달플 것이다라고 했다. 오셨으니 만났는데 말씀처럼 5년을 뜻하지 않게 오게됐다"면서 "도박장을 도서관으로 경마도박장이 아니라 승마체험장으로 주민, 시민들에 의한 국가의 운영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을지로의원님들, 정의당 의원님들 감사하다. 참여연대도 더 합리적인 사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용산주민들이 용산장외발매소 건물을 도서관으로 기증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한국 마사회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며 곤혼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우먼컨슈머와 신문고 뉴스에 게재됐습니다.



태그:#용산화상경마장, #마사회 , #장외발매소, #시민 ,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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