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중구 소곡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18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가 열렸다. 지역연고에 관계없이 실시됐으며, 1라운드부터 10라운드까지 동일하게 전년도 성적의 역순(KT-삼성-롯데-한화-SK-KIA-LG-넥센-NC-두산)으로 지명권을 실시했다.

이번 2차 지명 드래프트에선 총 964명(고졸 754명, 대졸 207명, 기타 3명)이 지원했으며 이중 100명만이 프로에 지명됐다. 이 가운데 대졸은 18명에 불과했고, 가장 빠른 순번은 롯데 자이언츠의 2라운드 인하대 정성종이다. 계속해서 대졸지명비율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투수 포지션의 지명 비율 강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100명 중 투수 지명자는 60명, 포수가 10명, 내야수가 21명, 외야수가 9명이었다.



 □ 이승헌-나종덕, 용마고 배터리 구성

롯데 자이언츠의 1차지명은 경남고의 4번타자 한동희였다. 주 포지션이 3루수인 한동희는 184cm, 97kg의 건장한 체격을 가졌다.'리틀 이대호'라는 별명을 가진 한동희는 공수에 걸쳐 뛰어난 재능을 갖춘 내야수다. 유연성도 좋아 재빠른 몸놀림을 자랑한다. 고교 통산 54경기에서 실책은 단 3개에 불과했다. 강한 어깨와 안정적인 포구 능력으로 수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동희의 진짜 진가는 타격이다. 부드러운 타격 밸런스를 발판으로 힘있는 스윙을 할 수 있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372, 장타율 0.615다. 홈런은 무려 5개. 롯데는 한동희에 대해 "프로 입단 후 파워와 순발력을 보완하면 앞으로 장타력을 겸비한 대형 내야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높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한동희는 주말리그 전반기서 최우수선수상을, 후반기서 홈런상과 타격상, 타점상을 휩쓰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롯데는 5라운드까지 모두 투수를 선택했고, 10개 구단중 가장 많은 4명의 대졸 선수를 지명했다. 2차지명 1라운드는 용마고 이승헌이었다. 195cm, 100kg의 우람한 체격을 자랑한다. 용마고 시절, 1년 유급한 경력이 있어 1차지명 대상자에서 제외되어 2차지명 대상자로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140km 중반대의 힘있는 패스트볼을 던지며 낙차 큰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사용한다. 투구 밸런스가 좋고 큰 키를 잘 활용하는 투구를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반기 주말리그 전반기에서 3승 0패 방어율 0.68, 후반기 3승 0패 방어율 '제로'를 기록했다.

2라운드 인하대 정성종은 1차지명감이라는 롯데 스카우트팀의 평가다. 스리쿼터로 150km 초반의 패스트볼을 던진 바 있다. 4라운드 김동우는 연세대의 사이드암 투수로 정성종처럼 파워 피처는 아니지만 땅볼 유도능력이 좋다. 7라운드 경기고 최하늘 또한 사이드암 투수다. 6라운드 성균관대 이호연은 고교 때부터 좋은 활약을 했고, 게임 능력과 타격, 수비력을 고루 갖췄고, 10라운드 동산고 장두성은 올해 드래프트에 나온 야수 중에서 가장 발이 빠르다는 롯데의 자체 평가다.

■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해와 올 해 팀의 미래를 책임지는 선수들을 드래프트했다. 부산고 출신 윤성빈과 용마고 이승헌은 장차 마운드의 핵심으로 발돋움할 것이며, 제물포고 출신 유격수 김민수와 경남도 한동희는 내야를 책임질 것이다. 특히, 한동희에 대한 롯데의 활용도는 높을 수 있다. 올해가 종료되면 강민호, 손아섭, 최준석이 내부 FA로 나오는 가운데, 과연 한국으로 복귀하는 황재균을 롯데가 잡을 수 있을까하는 여론이 있다. 그렇다면 한동희가 기대이상으로 성장한다면 3루수로 출전함과 동시에, 이대호의 은퇴시점에 맞춰 1루수로 전환하면서 장차 팀의 4번타자로 키운다는 예측이다.



 □ 고졸 선택에 올인한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의 1차지명 선수는 북일고 성시헌이었다. 183cm, 90kg의 체격조건으로 140km 초반대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구사하는 우완 정통파 투수다. 이정훈 스카우트팀장은 성시헌에 대해 "하드웨어가 좋고 몸이 유연하다. 거기에 인성이 정말 좋다. 야구에 대한 열정, 절실함 등은 올해 고교선수 중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아직 기술적인 부분은 많이 부족하지만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게 된다면 향후 기대치가 정말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로지 미래 가능성만 보고 성시헌을 지명했다는 얘기다. 한화 이글스는 작년 시즌에도 성적이 훌륭하지 않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고 북일고 김병현을 1차지명한 바 있다.

한화 이글스의 2차 1라운드는 야탑고 이승관이었다. 삼성이나 롯데에서 상무야구단 김선기를 지명했더라면, 양창섭을 선택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게도 남은 픽중에서 가장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좌완투수 이승관을 선택했다. 드래프트에 참가한 투수중에서 좋은 우완투수는 많아도 좌완투수는 많이 없다는 분석이었다. 그중에서 야탑고의 봉황대기 우승을 이끈 좌완투수 이승관이 '톱클래스'라는 판단이다. 이승관은 고교 2학년 때까지 투수로 뛴 경험이 전혀없었다. 3학년이 된 올해 처음 마운드에 올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140km 중반대의 패스트볼을 던진다. 유연성을 기르고 변화구 제구를 가다듬으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투수다. 공 끝이 상당히 좋다는 평가다.

1라운드에서 좌투수를 뽑은 한화는 2라운드에서도 좌투수를 선택했다. 주인공은 광주일고의 에이스 투수인 좌투수 박주홍. 178cm의 작은 키에 비해 95kg이라는 큰 체구를 가져 단단한 느낌이다. 하지만 더이상의 성장가능성이 낮다는게 현장의 평가다. 3라운드 인천고 정은원은 나이에 비해 수비능력이 좋고 야구센스가 뛰어나다. 송구와 컨택 능력, 주력까지 좋다는 평가. 근력만 키우면 정근우처럼 될 재목이라고 한다.

6라운드 장안고 이성원은 188cm, 100kg의 거구다. 포지션은 포수인데, 지명타자감으로 데려온 타자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홈런 콘테스트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한 바 있다. 7라운드 덕수고 내야수 김민기는 덕수고의 2루를 책임졌다. 주루 플레이가 뛰어나고 기본기가 좋다는 평가다. 9라운드 서울고 정문근은 다운스윙을 하여 공을 라인드라이브로 때려내는 타입의 선수다.

■ 한화 이글스는 1차 지명을 포함하여 11명 모두를 고졸 선수로 선택했다. 철저하게 즉시전력감보다는 미래 가능성을 보고 선택했다는 느낌이 든다. 한화 스카우트팀은 드래프트가 끝난 뒤 얼굴 가득한 웃음으로 만족감을 표하면서 "정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1번부터 10번까지 모두 우리가 생각한 선수 중에서 뽑았다"고 했다. 하지만 쏠쏠한 유망주들을 전부 선택한 다른 팀들에 비해 한화 이글스는 전체적으로 어정쩡한 드래프트라고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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