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을 연출한 메튜 본 감독은 다리 부상으로 지난 내한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국내에서만 600만 이상을 동원하며 흥행한 <킹스맨>이었기에 속편 역시 큰 관심을 받을만하다. 최근 콜린 퍼스, 태런 애저튼, 마크 스트롱이 내한 행사를 가져 주목도를 올린 가운데 메튜 본 감독 역시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보탰다. 다리 부상으로 한국에 오지 못했던 그와 지난 26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시사실에서 화상 인터뷰를 가질 수 있었다.
다리 부상을 걱정하자 "빨리 낫는 중이라 3주 후면 다 나을 거 같다"고 화답한 메튜 본 감독은 1편에서 사망한 해리(콜린 퍼스)의 부활 설정에 대해 "그가 꼭 돌아와야 했다"고 운을 뗐다. 이미 콜린 퍼스가 "해리 캐릭터를 감독이 중요하게 생각한 거 같아 기뻤다"는 소감을 밝힌 터였다.
속편 안 만드는 감독?"갤러헤드(영화 속 해리의 요원용 이름)가 돌아와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팬들 대부분은 해리의 컴백에 환영할 거라고 본다. <킹스맨> 시리즈를 콜린 퍼스 없이 만드는 걸 상상할 수 없었다. 그 이후 시리즈는 어떻게 될까? 사실 킹스맨 유니버스에선 그 어떤 규칙도 없다. 다음 설정에 대해선 정해진 바가 없다"영화계에서 메튜 본 감독에 대해 말하는 평 중 하나인 '속편을 안 만드는 사람'이라는 것에도 메튜 본은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그런 평이 좀 어색하게 느껴진다"며 그는 "<킹스맨> 시리즈를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었다. 내가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알려진 대로 <킹스맨: 골든 서클>엔 '스테이츠맨'이라는 미국 요원들이 새롭게 등장한다. 채닝 테이텀, 페드로 파스칼, 할리 베리 등이 킹스맨 요원들과 합세해 임무를 수행한다. 게다가 세계적인 유명 뮤지션 엘튼 존이 특별 출연해 이목을 끈다. 영화에선 엘튼 존이 악당 포피(줄리안 무어)에게 납치되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달리 죽임을 당하지 않는데, 이에 대한 사연도 궁금했다.
▲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 촬영 현장.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음악가를 존중하거나 문화에 대한 철학이 담긴 거 같다고? 음, 한국과 우리가 존중이라는 걸 어떻게 이해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납치돼서 노래를 강요당하고 온갖 괴롭힘을 당하는데 나 같으면 포피에게 단 한 시간도 잡혀 있기 싫을 것 같다(웃음). 그리고 영화 부제는 원래 '킹스맨: 더 스테이츠맨'이었는데 '맨'이라는 단어가 두 번 들어가 뭔가 안 맞는 느낌이더라. 임시부제가 '골든 서클'이었고 그 이상 나은 걸 찾지 못했다.또한 새롭게 미국 배우들이 킹스맨 세계관에 참여하는 것에 기뻤다. 기존 배우들 또한 새 배우들을 기대했었다. 서로 존중하는 마음과 한편에선 선의의 경쟁을 하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그리고 비판들 남은 질문이 있었다. 영화가 언론에 선 공개된 뒤 개봉 직전까지 시사회에서 이를 접한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 이른바 여성비하 혹은 인종차별 요소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영화 초중반 에그시(태런 애저튼)가 임무수행을 위해 한 여성의 성기에 추적기를 심는 장면이 가장 강한 비판을 받았다.
성적 대상화 내지는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글이 SNS상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1편에서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을 흑인으로 묘사한 것과 또 다른 주요 악당으로 한쪽 다리를 잃은 남미계 여성을 묘사한 것으로 인종차별 지적도 이어졌다.
"발렌타인을 흑인으로 묘사해서 문제라는 비판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 부분에 대해 답하긴 어려울 거 같다. 추적기 삽입에 대해선 물론 내가 영화를 만들 때 사람들에게 여러 토론 거리와 이야기 거리를 던지길 원하긴 하지만 그 장면이 이렇게 논란이 될지는 몰랐다. 그 논란에 내가 더 놀랐다. 오히려 영화 속에서 에그시에게 '너 위에서 소변을 보겠어' 이러는데 여기에 대해선 별 얘기 없다.전체 맥락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에그시는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고 임무 수행 과정에서 다른 여성과 잠자리를 가져야 한다는 걸 여자 친구에게 허락을 구하는 과정이다. 남성의 신체에 추적기를 심었다면 논란이 좀 덜할까? 에그시가 처한 도덕적 딜레마가 핵심이지 지금의 논란은 맥락에서 벗어난 거 같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 오히려 영화 속 인물이 여성과 성관계 후 아무런 가책 없이 죽이는 것엔 왜 아무런 얘기가 없을까."주어진 시간 관계상 질문을 더 이어갈 순 없었다. 메튜 본 감독은 "1편을 사랑해 주셨던 만큼 2편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며 "극장 문을 나올 때 미소가 가득하시길 바란다"는 바람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