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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추석당일에도 1303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 추석당일에 열린 1303차 수요시위 4일 추석당일에도 1303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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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당일에도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평화 소녀상이 있는 길바닥을 찾았다.

4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1303차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추석을 맞아 소녀상은 한복 머리띠를 했다. 그의 두 손 위에는 빨간 사과 한 개가 놓여졌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91)가 참석했다. 그런 김 할머니를 응원하기 위해 평화나비네트워크, 성가소비녀회, 마리몬드, 소녀상공동행동 등을 포함해 100여 명의 시민들도 시위에 참여했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김복동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는 것이) 속상하다"라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김 할머니는 "일본 정부와의 협상은 (정부 간의 일이라) 힘이 드는 것을 알지만, 우리 정부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꺼내들었다.

4일 추석당일에도 1303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김복동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 추석당일에 열린 1303차 수요시위 4일 추석당일에도 1303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김복동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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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치유재단은 지난 2015년 12월 한일 정부가 체결한 위안부 합의의 산물이다. 당시 일본은 화해치유재단에 10억 엔(약 108억 원)을 출연하겠다고 약속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우리 의견을 배제한 졸속합의"라며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김 할머니는 "할머니들의 피맷힌 돈을 받아다가 자기들 마음대로 재단을 만들고 직원들 월급을 줬다"면서 "(우리는) 도저히 그런 협상은 할 수 없으니 돈을 돌려보내고 재단은 해체하라고 정부, 책임자와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정부가 못 나서라도 우리는 싸우자"라고 외쳤다.

4일 추석당일에도 1303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 추석당일에 열린 1303차 수요시위 4일 추석당일에도 1303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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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이 넘은 나이에도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할머니를 향해 백여명의 시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어 시민들은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채 "할머니,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를 외쳤다.

특히 이날 할머니를 응원하기 위해 많은 청소년들이 수요시위를 찾았다. 고3 수험생인 문소연(19)씨는 "중학교 때부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많아 자주 참석했었는데 고등학교 올라가니 쉽지 않았다"며 "당장 대학교 면접을 앞두고 있지만 수요일이라 이곳에 왔다. 할머니들이 나이가 드셔서 못 오시는 분들도 많아지시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고 했다.

고등학생 권유빈(17)씨도 "할머니들에게 죄송하고 이렇게 버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할머니들이 안 계셔도 저희가 수요시위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런 시민들을 향해 한국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는 "옛 성인이 말하길 혈연만이 가족이 아니다. 옳은 일을 행하고 의로운 뜻을 따르는 이들이 한 가족이다라고 하셨다"며 "일본군 위안부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들이 우리 할머니들의 한 가족이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 할머니도 "한가윗날 집에서 편안하게 놀아야 하는데 이렇게 모여 줘서 고맙다"며 "우리 국민들이 (추석에도) 이렇게 싸우러 나왔구나. 내가 죽어도 안 잊을 것이다"라고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태그:#수요시위, #위안부, #추석, #1303차, #김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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