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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시산업노조 대전시지역본부 조합원들이 24일 오후 대전시청 앞에서 집회를 통해 대전시가 사기행정을 벌였다며 관련 공무원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택시산업노조 대전시지역본부 조합원들이 24일 오후 대전시청 앞에서 집회를 통해 대전시가 사기행정을 벌였다며 관련 공무원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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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택시노동자들에게 사기를 쳤다. 관련 공무원을 처벌해 달라."

대전 택시노동자들이 대전시 공무원의 거짓 행정으로  농락을 당했다며 관련 공무원의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24일 오후 대전시청 남문 광장 앞에는 수백여 대의 택시가 모여들었다. 또 시청 남문 광장 앞에는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대전지역본부(아래 대전택시노조) 소속 택시 노동자 600여명이 머리띠를 동여매고 구호를 외쳤다. '대전시 택시행정 규탄 대회'의 요구사항 중 하나는 대전시가 노동자를 상대로 '사기행정'을 했다며 관련자를 처벌해 달라는 것이다.

대전시(시장 권선택)는 지난 2014년부터 과잉 공급된 택시를 줄이는 감차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개인택시업자가 택시면허를 사고팔지 않고, 보상금 수령 조건으로 지자체 감차위원회에 면허를 반납해 택시 숫자를 줄여가는 게 사업의 골자였다. 때맞춰 대전시는 정부의 감차 사업 시범 도시로 선정되자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했다.

대전시는 지난 2014년 당시 택시 총량 산정을 통해 8850대(개인 5480대·법인 3370대) 중 1336대가 더 과잉 공급됐다고 판단하고 2022년까지 과잉공급분에 대한 감차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일부 금액에 대한 감차보상금도 지급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감차 택시는 목표치에 크게 미달하는 123대에 그쳤다. 게다가 개인택시 외에 일반택시는 단 한대도 감차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2월 감차위원회는 올해 사업계획과 관련 개인택시에 대한 감차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일반택시(법인택시)에 대해서만 58대를 줄이는 계획안을 확정했다. 감차위원회에는 대전시 공무원과 택시사업자 대표, 노조대표, 변호사 등 모두 7명이 참여하고 있다. 개인택시와 일반택시, 노조 대표까지 일반택시만 58대를 줄이고 개인택시 감차 사업은 중단하는 계획안을 승인한 것이다.   

그런데 이날 택시노조 조합원들은 대전시가 사기행정으로 개인택시에 대한 감차를 중단시킨 것이라며 대전시를 성토하고 나섰다. 당시 감차위원회 합의는 대전시가 일반택시 78대에 대해 개인택시로 전환시켜주겠다고 사전 약속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개인택시사업자 대표와 일반택시사업자 대표, 택시노조대표 3자는 당시 '대전시에 일반택시 78대를 개인택시로 전환을 건의한다'는 내용에 동의하는 합의문을 작성했다.

노조 관계자는 "당시 대전시가 일반 택시 78대에 대해 개인택시로 전환시키겠다며 합의를 종용해 대전시를 믿고 서명했고, 이후 회사 측의 58대 감차에도 동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일반택시와 노조 측은 이 같은 약속을 믿고 지난 6월까지 일반택시 58대를 감차했다. 반면 개인택시 감차는 회의 직후 곧바로 중단됐다.   

그런데 대전시는 최근 노조 측에 "검토결과 일반택시를 개인택시로 전환하는 것은  법률상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일반택시(법인택시)운수사업법과 택시발전법에 저촉돼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대전택시 노조원들은 "당시에는 개인택시로 전환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다가 이제 와서 안된 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개인택시에 대한 감차를 중단하고 일반 택시에 대한 감차를 추진하기 위해 일반 택시노동자들을 감언이설로 속인 것"이라고 대전시를 성토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담당국장은 "당시 담당 직원들이 '일반택시의 개인택시 전환이 가능하다'고 보고해 추진을 지시한 바 있다"며 "지금 와서 다시 살펴보니 '허위 보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왜 당시 직원들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다고 허위로 보고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담당 공무원은 "부서가 바뀌어 지금은 택시 관련 업무를 하고 있지 않다"며 "전임자가 당시 일에 대해 말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택시 노조원들은 "사기행정으로 택시노동자를 기만한 담당 공무원을 파면하고 택시 감차사업을 즉시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 밖에도 현실에 맞게 택시요금을 인상하고 세종시와 택시통합운용 추진 등을 함께 요구했다.  

이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점진적으로 투쟁 수위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태그:#대전시, #택시 감축, #허위 보고, #법인택시, #회사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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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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