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평상을 앞두고 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에서 물러난 김병재 전 회장

영평상을 앞두고 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에서 물러난 김병재 전 회장 ⓒ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이하 영평)가 회장 사퇴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26일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이하 영평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9일 예정된 시상식은 다소 어수선한 상태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최근 영평은 김병재 회장의 부적절한 처신이 드러나면서 회원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20명 이상의 회원들이 김병재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영평상 심사를 거부했고 행사 불참과 기자회견을 예정해 파행이 예상돼 왔다. 24일 김병재 회장이 사퇴하면서 파행은 면하게 됐다.

김병재 회장은 지난 2월 영평 회장에 선출됐다. 그러나 지난 3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현재 장관을 맡고 있는 도종환 의원에 의해 부산영화제 사태에 관련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요청을 받아 언론에 대필 기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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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재 회장은 부산국제영화제 예산 삭감과 관련해 영진위가 비난을 받던 시점, 중앙언론 기고를 통해 "부산영화제가 영진위의 예산 삭감에 대해 정치적 보복 의혹을 제기하고, 정당한 심사 절차와 내용까지 불신하는 것은 억지다"는 의견을 밝혔다. 도종환 장관은 이 기고가 영진위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영진위가 보낸 기고문 초안과 이를 수정하고 관련된 사람들이 주고받은 메일 등의 증거 자료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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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이 공개되자 생전의 김지석 부산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은 "김병재 회장이 중앙언론 뿐만이 아닌 부산의 지역신문에 훨씬 더 고약한 글을 기고했다"고 불쾌한 심정을 나타나기도 했다.

이후 영평 회원들은 "언론인 출신으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며 회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병재 회장은 "소신으로 쓴 글이었다. 영진위에 자료 요청만 했고 영진위로 글을 보낸 건 실수"라며 사퇴를 거부했다. 이에 김시무 평론가 등 21명의 회원들은 영평상 시상식 이전에 사퇴할 것을 요구하며 본심 및 영평상 불참을 결의했다. 회원들의 압박이 이어지자 김병재 회장은 24일 임시총회를 소집해 참석한 23명의 회원들 중 18명이 동의 아래 재신임을 얻었다. 그러나 영평상 정상화를 위해 사퇴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불참을 선언했던 영화평론가들도 참여로 전환했다. 그러나 한 영화평론가는 김병재 회장이 "학교 선배지만 언론인 출신으로 적절치 못한 행동을 한 것이기 때문에 사퇴는 당연하다"며 "개인적으로 심사를 거부했기에 영평상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을 못했다"고 말했다. 영평은 총무이사를 맡고 있는 양경미 평론가가 다음 총회 때까지 회장대행을 맡기로 했다.

일부 심사 불참 속 <남한산성> 최우수작품상

 영평상 최우수작품상으로 선정된 <남한산성>

영평상 최우수작품상으로 선정된 <남한산성> ⓒ CJ 엔터테인먼트


회장이 사퇴한 직후인 26일 영평은 37회 영평상 수상자(작)을 발표했다. <남한산성>이 최우수작품상 수상자로 결정됐고 남우주연상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배우 설경구 가, 여우주연상은 <아이 캔 스피크> 배우 나문희가 수상한다. <남한산성> 황동혁 감독은 감독상을 받는다.

남녀조연상은 <택시운전사>의 유해진과 <불한당: 나쁜 놈들의'세상>의 전혜진이 선정됐다. 신인상은 <청년경찰>의 박서준과 <박열>의 최희서가 받게 됐다. 한참 흥행 중인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은 신인감독상을 차지했다.

이밖에 공로 영화인상은 전조명 촬영감독,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에 <옥자>의 봉준호 감독, 독립영화지원상은 다큐멘터리 <불온한 당신>을 연출한 이영 감독과 <꿈의 제인>을 연출한 조훈현 감독이 공동 수상한다.

<남한산성>은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외에 음악상(사카모토 류이치)과 촬영상(김지용)도 받게 돼 4관왕에 올랐다. <박열>은 신우여우상 외에 각본상(황성구)을 차지했고, <군함도>는 이후경 미술감독이 기술상을 수상하게 됐다.

'영평 10선'에는 <택시운전사> <남한산성> <박열> <아이 캔 스피크> <군함도> <범죄도시> <밤의 해변에서 혼자>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미씽: 사라진 여자> <청년경찰>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 김병재 남한산성 영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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