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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2주년을 맞이하여 민족미술인협회(회장 이종헌) 경남지회(지회장 성춘석)에서 오는 12월 22일까지 경상남도 교육청에서 <내면의 빛>이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개최한다. 14인의 작가가 3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사람마다 내면에 지니고 있을 자신만의 빛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각자가 지닌 가치관에 따라 색깔도, 형상도, 의미도 다 다를 그 빛이 한 자리에 모여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어릴적 다 다르기에 아름다웠던 54색 크레파스가 생각이 났다. 다름은 아름답다. 다름이 인정되는 사회라야 살만한 사회일 것이다. - 기자 말

결혼이민.  공성원.  72.7 x 92.9cm.  dkzmflf
 결혼이민. 공성원. 72.7 x 92.9cm. dkzmflf
ⓒ 공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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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이 인정되지 않아 살기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웅크리기도 했고, 엎드리기도 했다. 그래도 묵묵히 내면에서 빛나는 그것을 등불삼아 길을 만들면서 걸어온 사람들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 만들어야 할 길에 대해 민족미술인협회 경남지회장 성춘석씨를 만나 몇마디 나누어 보았다.

- 매번 전시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드시겠지만은 올해 전시회는 전시 공간도 조금 다른데 <내면의 빛>전에 대한 소회를 먼저 한마디 해주시겠습니까?
"올해는 작년과 달리 경상남도 교육청 청사에서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조금 부산한 느낌도 있지만 전시장이라는 공간과는 달리 일반 시민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라 그림을 통해 시민들과 좀 더 많은 소통을 해보고자 시도했습니다. 그림을 전시하는 공간으로서는 완벽한 공간은 아니겠지만 저희가 더 중요하게 고려한 점은 그림을 통해 감상자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지요."

분단의 타임라인. 성춘석.  가변설치.
 분단의 타임라인. 성춘석. 가변설치.
ⓒ 성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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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같으면 리얼리즘을 표방하는 미술을 교육청에서 전시하기 어려웠을 텐데 경남민미협 회원전 <내면의 빛>을 개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느껴지는데 어떠십니까?
"네. 많이 바뀌었죠. 특히 경남 지역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데 세상이 바뀌기는 했다는 생각이당연히 들죠. 창원 등 큰 전시장에 대관신청을 하면 전시장측에서 저희 리얼리즘 미술이 미풍양속에 맞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대관이 어려웠어요. 그런데 이제는 경상남도 교육청에서 전시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민들의 의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죠. 또 이렇게 전시회를 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신 박종훈 교육청장님과 관계자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떠나는 길.  강경근.  50x10x15cm.  혼합재료.
 떠나는 길. 강경근. 50x10x15cm. 혼합재료.
ⓒ 강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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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바뀌긴 바뀌었다. 예전 같으면, 아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치 권력을 쥔 자들을 비판하는 내용을 '그렸다'는 것만으로도 블랙리스트에 올라 여러모로 불편한 점을 감수하고 생활한 미술인들이 있다. 생각이 다르다는 것, 그래서 사회적 볍률이 보장하는 내에서 마저도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었다. 그래도 그들은 뜻을 모아보았다. 그래서 그들은 길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도 '그림같은 세상'을 향해 갈 수 있는 길을 만들고자 한다.

- 촛불시민혁명 1주년이 다가오는데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창원강당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도 저희 회원들이 같이 참여해서 시민들과 같이 기쁨을 누려야죠. (웃음) 하지만 뭔가가 확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한다면 그건 엄청난 착각이겠죠.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탄탄대로가 갑자기 생겨나나요? 같이 길을 만들어 나가야지요. 저희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미술인으로서 작업을 해 나갈 것이고, 또 저희의 그림과 저희를 주시하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니 더욱 진실된 모습으로 다가서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세기를 넘어. 신미란.  91 x 117cm.  캔버스 위에 유화
 세기를 넘어. 신미란. 91 x 117cm. 캔버스 위에 유화
ⓒ 신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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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민미협은 지난 여름 화천에서 제주와 강원민미협과 함께 강원도 화천에서 자본주의의 서사에 무반성적인 우리 나라 미술계에 질문을 던져보면 전시회를 하셨는데 이번 협회전 말고 또 전시회를 준비하고 계신다면서요?
"11월 30일에 <종횡무진>전을 개최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경남과 강원, 제주, 목포의 민미협이 종과 횡으로 만나 지역의 미술을 지역민들과 함께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주는 전시회입니다. 꼭 보러오십시오. 개성있는 작가들이 많아 아주 흥미로운 전시회가 될 겁니다."

악양 - 빈들에서.  박현호.  145.5 x 97cm. 캔버스 위에 아크릴
 악양 - 빈들에서. 박현호. 145.5 x 97cm. 캔버스 위에 아크릴
ⓒ 박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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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를 살았다. 어제가 있었고, 내일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어제, 오늘, 내일이 쌓여 한 세대가 되고, 또 백 년, 천 년이 되는 역사를 만들어 간다. 그러니 하루를 산 오늘이 갑자기 두렵게 느껴진다. 나는 오늘을 어떻게 살았나. 팸플릿에 실려 있는 서산대사의 한마디가 더욱 예사롭지 않은 하루다.

"눈길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 발자국이 마침내 뒷사람에겐 이정표가 되리니"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蹟 遂作後人程) - 서산대사


태그:#경남민미협, #내면의 빛, #성춘석, #민미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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