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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가을바다 여행을 함께 한 이사부크루즈 유람선이다.
 여수 가을바다 여행을 함께 한 이사부크루즈 유람선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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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가을은 여행의 계절이다. 여수 가을 바다가 못내 그리워 돌산도로 간다. 아름다운 섬 돌산도는 1984년 여수 남산동과 돌산읍 우두리를 잇는 다리가 놓여 이제는 뭍이 된 지 오래다. 돌산대교를 건너자 유람선 선착장이 눈에 밟힌다.

그래, 유람선을 한번 타보자. 이 가을에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여수 바다의 풍경은 정말 아름다울 거야. 여수밤바다를 노래한 버스커 버스커(Busker Busker)의 보컬 장범준은 유람선에서 여수의 아름다운 바다를 단 한 번이라도 본적이 있을까. 만약 그가 여수의 가을 바다를 본다면 뭐라고 노래를 할까.

유람선 이사부크루즈호를 스쳐 가는 풍경들... 한 폭의 그림인 듯 곱다

유람선 운항을 책임지고 있는 선장 이재우씨가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
 유람선 운항을 책임지고 있는 선장 이재우씨가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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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가을 바다는 정말 아름답다. 그 어떤 말로 치장을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특별하고 멋지다. 집에서 승용차로 30여 분을 달려왔을 뿐인데, 이렇듯 이곳 세상은 별천지다. 소풍 가는 마음으로 잠시 떠나오길 참 잘했다. 돌산도 유람선 선착장은 여수를 찾아온 여행자들로 인해 활기가 넘쳐흐른다.

잠시 후, 여수 가을 바다를 향해 떠날 유람선 이사부크루즈호는 푸른 바다 위에 닻을 내린 채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승선 절차를 마치고 유람선에 올랐다. 흥겹고 경쾌한 트로트 음악이 귓전에 맴돈다. 여행자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꽃이 피어난다.

유람선 운항을 책임지고 있는 이재우 선장(62)을 만나봤다. 출항 준비를 하고 있는 선장실은 한껏 들떠있는 여행자들이 있는 객실과 달리 사뭇 긴장감이 감돈다. 배와 더불어 산 지 30년 베테랑이지만 수많은 승선 인원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오후 2시경, 유람선이 서서히 움직인다. 뱃고동을 길게 울리며 유유히 짙푸른 바다 위를 미끄러져 간다. 바다의 물결처럼 갈매기는 하늘에서 바람을 타며 너울너울 날아오른다. 바다의 물살을 가르며 떠가는 유람선 이사부크루즈호를 스쳐 가는 풍경들이 하나같이 다 아름답다. 이내 마음은 어느새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하멜등대와 해안가 산기슭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수많은 집들은 한 폭의 그림인 양 곱다.
 하멜등대와 해안가 산기슭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수많은 집들은 한 폭의 그림인 양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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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할 때 유람선을 따라왔던 갈매기 무리와 우린 아직도 동행을 한다.
 출발할 때 유람선을 따라왔던 갈매기 무리와 우린 아직도 동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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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남산동과 돌산읍 우두리를 잇는 돌산대교가 그림처럼 떠 있다.
 여수 남산동과 돌산읍 우두리를 잇는 돌산대교가 그림처럼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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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대교가 스쳐 간다. 해안가 산기슭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수많은 집들은 한 폭의 그림인 양 곱다. 여행객을 실은 해상케이블카는 돌산공원과 자산공원을 한가롭게 오간다.

한 여인(안은화·용인수지)이 유람선 갑판에 기대어 스쳐 가는 풍경을 행복한 듯 바라보고 있다. 사람마다 다들 생각이 다르겠지만 자신이 바라본 여수 가을 바다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아름답다고 말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여수 가을 바다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아름답고 좋네요. 가을 바다가 정말 상쾌하고 좋아요."

경기도 오산에서 가족여행을 왔다는 윤종호(45)씨는 여수에서 2박 3일을 머물 예정이라고 했다. 여수에 와서 첫 번째 여행지로 유람선 관광을 선택했다. 해상케이블카도 타보고, 아쿠아리움도 구경하고...알찬 여수 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여수 와서 처음 이곳에 왔어요. 바다가 정말 이쁘네요. 너무 좋아요."

경기도 오산에서 가족여행을 왔다는 윤종호씨 가족이다.
 경기도 오산에서 가족여행을 왔다는 윤종호씨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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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바다는 계절마다 그 느낌이 다르다. 가을에 바라보는 오동도의 하얀 등대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여름철 뜨거운 태양 아래서 봤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유람선 여행은 눈길 가는 대로 보고 즐기면 된다. 그냥 유람선에 몸을 싣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져 오고 행복해진다.

출발할 때 유람선을 따라왔던 갈매기 무리와 우린 아직도 동행한다. 여행자들이 이따금 던져주는 새우깡 때문인가 보다. 여수 가을 바다에 오면 수많은 아름다운 상념들이 갈바람인 듯 머릿속을 스쳐 간다. 고기잡이 어선이 지나간다.

돌산대교 유람선 선착장을 출발한 이사부크루즈호는 장군도와 거북선대교 근처를 지나 오동도와 여수세계박람회장을 돌아본 후 다시 돌산도 선착장으로 되돌아온다. 1시간 30분의 여정이다.

돌산도 유람선 선착장은 여수를 찾아온 여행자들로 인해 활기가 넘쳐흐른다.
 돌산도 유람선 선착장은 여수를 찾아온 여행자들로 인해 활기가 넘쳐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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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여행을 하는 팁이다. 여행을 제대로 하려면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비워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멋진 풍경이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다. 또한 백지상태에서 선입견 없는 마음으로 사물을 바라봐야 한다. 그래야 여수 가을 바다가 시처럼, 그림처럼, 다가온다. 반면 잡생각이 많으면 여행 후에도 머릿속이 휑하다.

여수 가을 바다는 마음속에 아로새겨야 더 멋지다. 보는 순간도 아름답지만, 마음속 저장고에서 먼 훗날 다시 꺼내보면 멋진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다시 또 오동도의 하얀 등대를 마주한다. 젊은 연인들도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도 오동도 등대를 바라본다. 이어 바다를 가로지르는 웅장한 거북선대교와 하멜등대로 유람선이 향한다.

이토록 멋진 풍경을 어느 시인이라서 노래할까. 어느 동화작가가 그려낼 수 있을까. 여수 가을 바다는 시처럼, 동화처럼, 그렇게 여행자들에게 다가온다. 때론 시가 되었다가 어떤 순간에는 동화처럼 고운 그림이 되기도 한다. 이 아름다운 풍경들은 이사부크루즈호가 바다를 순항하며 만들어낸 멋진 가을 동화다.

아버지는 고기 잡고 아들은 횟집 운영... 여수바다횟집 자연산회 한 상

어부의 아들(박명시)은 회 뜨기에 여념이 없다.
 어부의 아들(박명시)은 회 뜨기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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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의 아들(박명시·42)은 회 뜨기에 여념이 없다. 아버지가 바다에서 잡아 온 자연산 물고기다. 여수 학동의 여수바다횟집은 아버지는 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아들은 횟집을 운영한다. 그래서 이곳에서 손님상에 선보이는 해산물은 대부분 자연산이다. 

"오늘 메뉴는 자연산 농어와 감성돔입니다. 횟감은 정해진 게 아니라 매일매일 달라져요. 저는 요리를 하고 아버님이 화양면 이목에서 자연산 고기를 잡아요."

방풍장아찌와 묵은 배추김치 문어조림 순두부 밤 브로콜리 등이 기본 상차림에 올랐다. 이어 회가 나오기 이전에 입가심으로 꼬들꼬들한 식감이 빼어난 자연산 꾸죽과 산낙지 탕탕이 전복회 해삼이 나왔다. 자연산 홍합인 섭과 복껍데기 무침도 보인다. 순간 식탁에서 젓가락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무엇부터 먹어야 할까. 자연산 해산물이 입맛을 매료시킨다. 생 와사비에 먹는 연어 살코기도 입맛을 거든다.

여수바다횟집의 다양한 해산물이 입맛을 유혹한다.
 여수바다횟집의 다양한 해산물이 입맛을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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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메뉴는 자연산 농어와 감성돔이다.
 오늘 메뉴는 자연산 농어와 감성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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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메뉴는 농어와 돔이다. 물론 자연산이다. 취향에 따라 된장 빵에 먹고 초장에 먹기도 하며 겨자 소스와 함께 먹기도 한다. 소스에 따라 회 맛이 시시각각 변한다. 고소하고 매콤하고 차진 맛이 일품이다. 묵은지에 회를 싸 먹어도 좋다. 썩 잘 어울린다. 이 집의 자연산 회는 "회가 정말 좋네요"라며 여수의 회 마니아들도 인정한 곳이다.

한 뼘이 넘는 조기구이, 노릇한 고구마튀김, 제철 맞은 튼실한 새우구이로 또 배 속을 채운다. 기름에 튀겨낸 참깨 옷 입힌 인절미 튀김도 꿀맛이다.

이렇듯 안줏거리가 차고 넘친다. 안주가 좋다보니 한잔 술이 계속 이어진다. 한잔 또 한잔 술잔이 오간다. 식사 때는 대부분 간단하게 반주 한두 잔으로 끝내곤 했는데 다들 참 보기 드문 현상이다. 자연산 회와 자연산 해산물들이 우리 일행들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았다.

마무리는 맑은지리탕이다. 맑은탕 맛을 보면 그 집 음식 맛의 진면목을 가늠할 수가 있다. 맑은탕 맛도 만족도가 높다. 생선 특유의 맛을 잘 살려냈다. 속풀이에 그만이다. 밥맛도 제대로 살려준다. 이 집의 자연산 회 맛은 오래도록 나의 기억 속에 남을 듯싶다. 자연에서 온 참맛이기 때문이다.

속풀이에 그만인 맑은 지리탕이다.
 속풀이에 그만인 맑은 지리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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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여수 여행, #여수 이사부크루즈, #가을바다, #맛돌이, #여수바다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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