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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 해미면 오학리에 위치한 해미향교에서 결혼 60주년 회혼식을 올린 노기승 옹과 김정분 여사의 모습. 두 분의 백년해로를 축원합니다.
 서산시 해미면 오학리에 위치한 해미향교에서 결혼 60주년 회혼식을 올린 노기승 옹과 김정분 여사의 모습. 두 분의 백년해로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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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혼식이 끝나고 가족들과 지인들, 예식 진행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찰칵!
 회혼식이 끝나고 가족들과 지인들, 예식 진행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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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혼식을 마친 노부모님께 자식.손자들이 백년해로와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인사를 올리고 있다.
 회혼식을 마친 노부모님께 자식.손자들이 백년해로와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인사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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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혼(回婚)이란 게 정말 힘든 거잖아요. 이런 생각을 했어요. 저분들이 회혼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 회혼식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세대가 아닐까 생각을 했어요. 예전에는 평균수명이 짧았으니까 못하셨을 것 같고, 요즘 분들은 너무 늦게 결혼을 하니까 못할 것 같고. 저 분들은 결혼을 일찍 하시고 평균수명도 늘어난 세대잖아요. 저 분들이 고생도 많이 하고 힘드셨겠지만 어떻게 보면 행복한 세대라고 생각돼요."

서산시 해미면 오학리에 거주하는 노기승(남,82), 김정분(여,83) 노부부는 22세, 23세에 혼인을 해서 슬하에 2남 4녀를 두었으며, 자녀 모두 무탈하게 결혼생활을 이어오는 평안하고 건강한 가정이다. 올해 두 분의 결혼 60주년을 맞아 한서대학교 인문도시사업단의 지원을 받은 탱자성협동조합이 지난 4일 오전에 해미향교에서 마을잔치형식의 회혼례를 개최하였다. 

방송차 내려왔던 오마이스쿨의 인문학 대표강사인 최진기씨가 해미향교에서 개최되는 회혼례를 참관했으며, 그는 전통 혼례가 지금의 서양식 결혼보다 품격있고 아름답게 보였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전통혼례를 와서 딱 보고 '어, 한국의 전통혼례방식이 저렇네'라고 생각하면 웃긴 거잖아요. 지금은 우리의 혼례식이 저게 아니잖아요. 서양식으로 바뀌었잖아요. 완전 서양식이 되었죠. 근데 오늘 전통회혼례를 보니 원형보다 형식이 간단화되고 모양새나 보기가 참 좋고 품격이 있어 좋네요." 

여자는 절 2번, 남자는 1번 "설명이 필요할 정도로 우리 의식 변했다"

수줍게 웃는 신부 김정분 여사의 모습.
 수줍게 웃는 신부 김정분 여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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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스쿨의 대표강사인 최진기씨는 해미향교에서 개최된 회혼식을 참관한 뒤 "전통 혼례가 서양식 결혼보다 품격있고 아름답게 보인다"며 "젊은이들이 전통혼례를 올리는 것은 완전 좋죠.  전통혼례가 예쁘고 격조있다"고 말했다.
 오마이스쿨의 대표강사인 최진기씨는 해미향교에서 개최된 회혼식을 참관한 뒤 "전통 혼례가 서양식 결혼보다 품격있고 아름답게 보인다"며 "젊은이들이 전통혼례를 올리는 것은 완전 좋죠. 전통혼례가 예쁘고 격조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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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가를 부르는 서산어린이민요합창단의 모습.
 축가를 부르는 서산어린이민요합창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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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혼식에서 사회자가 여자가 절을 두 번 하고 남자가 절을 한 번 하는 의식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덧붙여 주는 점이 그는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여자가 절을 두 번 하고 남자가 한번 하는 것을 옛날 같으면 당연하다고 넘어갔을텐데 유생분(사회자)께서 절을 한 번 하고 두 번 하는 것은 남녀차별이 아니라 여성은 음이라 음은 '2, 4, 6, 8, 10' 음수로 가기 때문에 2번 절을 하고, 남성은 양이라 양은 '1, 3, 5, 7, 9'로 가기 때문에 1번 절을 한다고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잖아요.

이제는 이런 설명을 해야 되는 사회로 바뀌었다는 거죠. 서산의 해미면은 어떤 의미에서는 시골이잖아요. 이제는 이런 한적한 곳에서도 남녀문제를 다루는데 이런 설명을 해야 될 정도로 우리의 의식이 변했다는거죠."

젊은이들이 전통식으로 결혼을 올리는 것에 대해 그는 '아주 좋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전통혼례를 하는 것은 완전 좋죠. 오늘 보니 이런 간편화된 형식의 전통혼례는 서양혼례를 대체할 수 있겠어요. 서양식 결혼보다 훨씬 더 예쁘고 격조있는 혼례식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거기에 이런 전통가옥이나 향교에서의 전통결혼식은 너무 좋은 거죠. 복 받은 거죠."

신랑 신부가 맞절을 하고 있다.
 신랑 신부가 맞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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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며느리들이 회혼례의 화촉을 밝히고 있다.
 딸과 며느리들이 회혼례의 화촉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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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김정분 여사의 모습.
 신부 김정분 여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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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혼식을 하는 부부의 맏며느리 김영미(53)씨는 "저 회혼례 처음 봤어요. 말로 다 표현 못 할 정도로 좋아요. 행복하고요. 저는 솔직히 어머님 아버님이 오늘 너무 멋져서 다른 사람으로 바뀐 줄 알았어요. 두 분께서 그 동안 잘 사셨는데요, 남은 여생도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좋겠네요"라며 시부모의 무병장수를 기원하였다.

2남 4녀 중 막내딸인 노은순씨의 남편인 막내사위 이홍엽(51)씨는 "한서대학교와 탱자성조합에서 이런 자리 마련해 주신다고 해서 저희는 이렇게 크고 성대하게 할 줄 몰랐는데 너무 멋지게 잘 차려주셔서 놀랬다"며, "전통체험도 할 수 있고 구성도 좋아 6남매가 다 모여 행복한 시간 보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두 분이 현재까지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셨는데 앞으로도 백년해로할 수 있도록 저희 6남매가 모든 정성을 다해서 건강히 모시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장인 장모의 건강을 축원하였다. 

또 그는 "아산 외암마을에서 전통혼례를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그 전통혼례는 현대가 가미된 것이었고, 오늘의 전통혼례는 말 그대로 전통을 재현한 순수한 전통혼례네요. 저희들이 몰랐던 것도 많고 결혼의 참의미를 되새기는 그런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워낙 두 분이 다복하게 지내시고 금슬도 좋으시다 보니 저희 6남매가 두 분의 삶을 본 받아서 화목한 가정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전통혼례, 사람중심의 마을과 사회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 목적"

청실홍실을 나무위에 걸고 백년해로와 부귀영화를 기원한다.
 청실홍실을 나무위에 걸고 백년해로와 부귀영화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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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눠진 박을 합하여 부부금실과 백년해로를 기원한다.
 나눠진 박을 합하여 부부금실과 백년해로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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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혼식에 참여한 가족들과 관람객들의 모습.
 회혼식에 참여한 가족들과 관람객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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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혼례를 주관한 탱자성협동조합 정진호 사무국장을 행사가 끝난 후 잠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회혼식을 올린 두 분은 어떻게 알게 되었나?
"저희들이 마을가꾸기 사업을 시작했고, 2016년도에 해미면 오동리에서 마을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해바라기 농사를 지으면서 그때 이 분들을 만나게 되었죠."

- 가족들이 회혼식에 동의해 주었는가?
"회혼식에 가족들이 선뜻 동의해 주셨어요. 자신들이 미처 생각을 못한 것인데, 회혼식을 준비해 준다니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씀하셨죠."

- 가족들과 상의를 하면서 행사를 진행하였는가?
"가족들과 서로 전화하고 협의하면서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자주 소통하였죠. 지역 어르신들도 많이 도와주셨어요. 덕분에 이번 행사가 수월하게 진행된 것 같습니다."

회혼식이 끝나고 노부모님께 인사를 올리는 아들과 사위들.
 회혼식이 끝나고 노부모님께 인사를 올리는 아들과 사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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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향교 회혼례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한 탱자성협동조합 정진호 사무국장.
 해미향교 회혼례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한 탱자성협동조합 정진호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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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교에서 전통혼례식을 개최한 이유가 있는가?
"마을이 다 어른들 중심이잖아요. 이런 전통혼례가 옛날 추억을 되새기게 하고, 잔치에 마을사람들이 모여 술도 한잔 하고 그러잖아요. 이런 잔치를 통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소통하면서 마을공동체가 복원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행사를 통해 사람중심의 마을과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 목적이기도 합니다. 또 내년 향교문화재 활용사업중의 하나가 전통혼례에요. 그것을 미리 경험해 보는 시연이기도 했고요."

- 행사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행사비가 부족해서 저희들이 모든 것을 직접 다 구입하고 준비했어요. 처음이라 좀 서툰 것도 있고, 부족하고 빠진 것도 많았지만 주변에서 잘 도와주셔서 수월하게 행사를 치렀네요. 다들 잘했다고 칭찬해 주시니 고맙고 감사합니다."

- 행사를 준비하면서 얻은 것은?
"회혼례를 준비하는 자제분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부모님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들을 하세요. 저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을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또 잘 모셔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행사하면서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태그:#회혼식, #해미향교, #탱자성협동조합, #최진기, #오마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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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역사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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