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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국빈만찬 코스별 메뉴를 7일 오전 공개했다. 사진은 360년 씨간장으로 만든 소스의 한우 갈비구이와 독도 새우 잡채를 올린 송이 돌솥밥 반상.
 청와대는 국빈만찬 코스별 메뉴를 7일 오전 공개했다. 사진은 360년 씨간장으로 만든 소스의 한우 갈비구이와 독도 새우 잡채를 올린 송이 돌솥밥 반상.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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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만찬에 독도새우가 오르고, 일본 정부가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면서 독도새우가 언론의 중심에 섰습니다.

독도새우가 화제가 되면서 독도수호대 대표인 저에게 '독도새우가 뭐예요?'라고 묻는 전화가 몇 차례 왔습니다.

몇 년 전 독도새우가 언론에 소개될 때 새로운 종이 발견되었나 싶어서 알아봤습니다. 독도 단체 활동을 하다 보니 '독도'라는 말 때문에 알아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독도새우는 새로운 종이 아니라 나주 배, 대구 사과, 제주 감귤이라고 하듯이 독도 근해에서 잡히는 새우 여러 종을 아울러 부르는 이름이었습니다.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만찬에 독도새우가 나온 것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왜 그랬는지 의문이 든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일본의 한 매체는 "트럼프 만찬회에서 일본 고유 영토이며 한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시마네현의 다케시마 주변에서 잡힌 독도새우가 요리가 제공됐다. 독도새우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독도새우에 대한 보도가 연이어 이어지고, 007작전과 같은 독도새우 공수 작전이 소개되었습니다.

'귀한 몸' 된 독도새우는 어떤 새우?

옛 신문기사를 찾아 보니 2008년 7월 31일 매일신문 기사에 독도새우가 나옵니다. 울릉도 주민은 울릉도새우라고 부르다 요즘은 독도새우라 부른다고 했습니다. 10여 년 정도 되었다는 주민의 말을 빌자면 이맘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언론은 전문가(?)의 말을 빌어 독도새우는 도화새우다, 꽃새우다, 한 마리에 3만 원에 이르는 귀한 몸이라는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학명과 별칭을 섞어 쓰거나 다른 종류인 물렁가시붉은새우와 꽃새우를 한 종류로 쓴 기사도 있습니다. 도화새우를 도하새우라고 잘못 쓰거나, '도하새우'는 독도에서만 잡히는 일품 새우라고 쓴 기사도 나왔습니다.

복숭아 꽃처럼 화려하고 예뻐서 부르는 이름이라고 하는데, 울릉도에서는 물렁가시붉은새우를 참새우, 도화새우라고 부른다
▲ 도화새우 복숭아 꽃처럼 화려하고 예뻐서 부르는 이름이라고 하는데, 울릉도에서는 물렁가시붉은새우를 참새우, 도화새우라고 부른다
ⓒ 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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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 해양수산과 김철환 과장에 따르면 울릉도에는 두 척의 새우잡이 배가 있습니다. 물렁가시붉은새우와 가시배새우가 많이 잡히고, 물렁가시붉은새우는 참새우, 가시배새우는 보리새우라고 부릅니다.

17년째 독도에서 새우잡이를 하는 천금수산 박종현 대표는 독도에서 닭새우, 꽃새우, 도화새우 3종이 잡힌다고 합니다.

울릉주민들은 독도새우를 닭새우, 꽃새우, 참새우, 도화새우라고 부르는데, 같은 새우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고, 학명과 별칭을 섞어 부르기도 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울릉도에서 참새우, 도화새우라고 부른다. 2006년에 경상북도와 울릉군은 종묘 5만미가 독도 바다에 방류했다.
▲ 물렁가시붉은새우 울릉도에서 참새우, 도화새우라고 부른다. 2006년에 경상북도와 울릉군은 종묘 5만미가 독도 바다에 방류했다.
ⓒ 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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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과학 분류법과 독도새우

동해해경 소속 3007함에서 고속단정이 독도를 향하고 있다.
▲ 독도 동해해경 소속 3007함에서 고속단정이 독도를 향하고 있다.
ⓒ 김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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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원은 수산에 관한 조사, 시험, 연구, 수산식물품종관리 및 기술지도, 보급지원을 하는 기관으로 생물종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독도새우라고 소개하는 4종의 새우를 국립수산과학원 홈페이지에서 찾아봤습니다. 물렁가시붉은새우(Pandalopsis japonica)는 도화새우과이고 홍새우라고도 부릅니다. 한해성 어종으로 속초, 주문진, 울릉도 등 동해안과 오호츠크해, 시베리아, 홋카이도에서도 잡힙니다. 최근에 주문진과 속초 앞바다에서 많이 잡힙니다. 울릉도에서는 참새우라고 부릅니다.

가시배새우(Spiny lebbeid shrimp)는 꼬마새우과에 속하고 닭새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포항 이북의 동해에 서식합니다.

꽃새우(Trachysalambria curvirostris)는 보리새우과에 속하고, 꼬부리, 독새우, 붉은새우, 새우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 서남해안과 일본, 중국, 인도 등 전 세계에 고루 서식하고 있습니다.

도화새우(Pandalus hypsinotus)는 물렁가시붉은새우와 같은 도화새우과의 한 종류인데, 독도새우로 가장 많이 얘기되고 있는 새우입니다. 동해, 알래스카, 베링해, 오호츠크해, 일본 등지에 분포하고 울릉도에서는 속초, 주문진보다 큰 새우가 잡힙니다.

학명과 계통상의 이름을 구분하지 않고 같은 부르는 바람에 이름이 뒤죽박죽이지만, 독도에서 잡히는 모든 새우가 독도새우입니다.

그러나 울릉도에서는 독도새우라는 말보다 닭새우, 꽃새우, 도화새우라고 구분해서 쓰고있습니다. 시장에서 새우를 살 때 종류를 확실히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북아메리카 인디언 모히칸족의 머리와 비슷한 뿔이 특징이고 껍질이 단단하다.
▲ 가시배새우 북아메리카 인디언 모히칸족의 머리와 비슷한 뿔이 특징이고 껍질이 단단하다.
ⓒ 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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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양법과 독도새우

1966년 11월, 어민의 안전보호와 독도 수산자원 개발을 위해 경상북도에서 건립했다. 1954년 독도의용수비대가 주둔지로 사용했다.
▲ 물골 독도어민보호시설 1966년 11월, 어민의 안전보호와 독도 수산자원 개발을 위해 경상북도에서 건립했다. 1954년 독도의용수비대가 주둔지로 사용했다.
ⓒ 김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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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양법협약 제121조 "섬 제도"에서는 영해, 접속수역, 배타적경제수역(EEZ), 대륙붕을 갖는 섬의 조건을 정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독도가 섬이 되기 위해서는 사람, 나무, 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21조 3항에서는 "인간이 거주할 수 없거나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없는 암석은 배타적경제수역이나 대륙붕을 가지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사람, 나무, 물이 아니라 인간거주와 경제활동의 가능성이 판단 기준입니다.

저명한 해양법학자인 미국의 조너선 차니(Jonathan I. Charney)교수는 EEZ기점이 될 수 있는 조건을 밝혔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사람이 항상 살지 않아도 그 암석이 어업활동에 정기적으로 쓰이거나 피난처로 쓰이거나 계절적으로 쓰여도 EEZ기점이 될 수 있다"입니다.

지금 독도에는 독도경비대, 등대관리원이 상주하고 있고, 독도 근해에서 어로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차니 교수가 밝힌 조건은 이미 충족하고도 남습니다.

독도에서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에서 핵심은 어로활동입니다. 그래서 1966년에는 서도 물골에 어민대피소를 만들었고, 지금 서도에는 어업인 숙소가 있어서 어민의 대피시설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어민은 잡을 고기가 있어야 독도에 옵니다. 그런데 요즘 오징어가 눈에 띄게 줄어 어획량이 많이 줄었습니다.

오징어가 떠난 자리를 독도새우가 대신 할 수도 있습니다.

경상북도 수산자원연구소는 '한해성특화품종양식연구센터'를 통해 동해안을 황금어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와 울릉군은 지난해 6월 물렁가시붉은새우 종묘 약 5만미를 독도 바다에 방류했습니다. 독도에서 포획한 암컷 새우를 경상북도 수산자원연구소에서 부화.사육하고 질병검사를 마친 1.5~2.5cm의 새끼 새우였습니다. 청와대 만찬에 오른 독도새우도 이 가운데 한 마리였을지도 모릅니다.

독도새우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독도가 많이 얘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기사는 독도새우가 어떤 새우인지, 가격은 얼마인지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독도새우를 통해 독도문제는 무엇이고 독도의 주인인 우리의 역할을 고민해보자고 한다면 욕심일까요?

덧붙이는 글 | 독도수호대 홈페이지에 함께 올립니다.



태그:#독도, #독도새우, #독도수호대, #독도문제,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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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수호대 대표, 문화유산 해설 기획과 문화유산 보존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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