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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km를 걸을 때마다 네팔 어린이들을 위해 1000원의 희망장학금을 기부하는 사람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남대문시장에서 식품점을 경영하고 있는 김병용(56세, 서울식품 대표)씨. 그는 바쁜 생업을 유지하면서도 금년 1월부터 주말마다 '해파랑길 770km'을 걷고 있다.

매주말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장장 770km의  해파랑길을 걸으며, 1km 걸을 때마다 1,000원을 네팔의 가난한 어린이를 위한 희망장학금으로 기탁하며 작은 나눔 실천을 하고 있는 김병용 씨
 매주말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장장 770km의 해파랑길을 걸으며, 1km 걸을 때마다 1,000원을 네팔의 가난한 어린이를 위한 희망장학금으로 기탁하며 작은 나눔 실천을 하고 있는 김병용 씨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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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장장 770km에 이르는 길이다. 당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려고 했던 김병용 씨는 남대문시장에서 식료품점을 경영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간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대신 주말마다 산티아고 순례길 거리와 비슷한 해파랑길을 걷기로 했다.

그는 2012년도에 인도와 부탄왕국 배낭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늘 행복한 미소를 잃지 않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에 비해 물질적으로 가진 것이 많으면서도 자신은 별로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늘 바쁜 일에 시달리며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그는 여행에서 돌아온 후 문득, 한국의 아름다운 국토를 순례하면서 무언가 남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려서 조실부모를 하고 고아가 된 그는 고모 댁에서 겨우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상경하여 껌팔이, 신문배달원, 점원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해오면서 자수성가를 하였으나, 배움의 시기를 놓쳐 학교에는 갈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늘 배움에 대한 갈망을 잊지 못하고 지금도 인터넷이나 강의록으로 독학을 하고 있다.

해파랑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그는 우연히 인터넷 신문에서 커피 두 잔 값을 아끼면 네팔 어린이 1명을 가르칠 수 있다는 한국자비공덕회의 네팔어린이 장학금 후원 소식을 듣고, 1km 걸을 때마다 1000원을 네팔 어린이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로 자신과 약속을 하였다고 한다.

그는 매주 금요일 일과를 마치면 서울에서 홀로 밤차를 타고 출발, 직전까지 걸었던 코스에 도착하여 남은 길을 이어서 걷기를 계속했다. 노숙을 하거나 찜질방 등에서 잠시 눈을 붙이며 하루 평균 30여km를 걷는 동안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고, 발톱이 3개나 빠지는 등 시련과 고통이 있었지만,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걷는 것을 중단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는 지난 11월 5일까지 해파랑길 마지막 코스인 고성 구간 통일안보공원(약 760km)까지 걷기를 마치고, 목표지점인 통일전망대까지 12.7km를 남겨 놓고 있다. 그는 이 마지막 남은 구간을 11월 19일 마저 완보를 하고 77만 원을 한국자비공덕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김병용씨가 마지막 코스를 완보하게 되면 (사)한국의길과문화 측으로부터 해파랑길 완보 증명서를 발급받게 되며, '해파랑길 명예의 전당'에도 올라가게 된다. 이번 해파랑길 완보를 계기로 그는 앞으로도 계속하여 'DMZ평화누리길'을 걸을 생각을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서해안과 남해안을 종주하여 우리나라 전 국토를 순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물론, 김 씨는 1km 걷을 때마다 1000원의 성금을 네팔 어린이를 위한 희망장학금으로 기탁할 예정이다.

한편, 김병용씨가 네팔 어린이들을 위하여 해파랑길을 걷고 있다는 소식을 답지한 한국자비공덕회 회원들은 마지막 통일전망대 구간을 그와 함께 걸으며 '1km 걷고 네팔어린이 희망장학금 1000원 후원'에 동참을 하기로 하고, 통일전망대에서 김씨의 완보를 축하하는 작은 기념식을 갖기로 했다.



태그:#해파랑길, #네팔어린이희망장학금 후원, #한국자비공덕회, #한국의길과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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