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첫번째 테이블 올림픽 종목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알까기'로 진행됐다
▲ 제1회 테이블 올림픽 in 행복발굴단 첫번째 테이블 올림픽 종목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알까기'로 진행됐다
ⓒ 몬충기획

관련사진보기


평창동계올림픽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TV에서는 다양한 올림픽 준비 과정이 나오고 있고 울산에 있는 친구 하나는 성화봉송자로 선정되어 일생일대의 경험을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청소년, 청년들은 학업과 취업준비로 인해 정신없이 바빠 올림픽에 대한 감흥이 없다.

그런 청년들과 함께 즐기며 올림픽을 좀더 재미있게 기다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다 지역의 문화 기획자들과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 '테이블 올림픽'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기획했다.

테이블 올림픽은 서로간의 소통이 단절된 채 PC나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며 대인관계에 소홀해진 청년들이 작은 테이블 위에서 펼쳐지는 간단한 추억의 게임을 통해 '함께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기획됐다.

테이블 올림픽은 '테이블 올림픽 추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지역의 청년 문화 기획사 '몬충기획', 복합문화공간 '작당', 디자이너 '미쉘', 김해 청년,청소년 커뮤니티 '행복발굴단'이 프로젝트 팀을 만들고 함께 기획했다. 청년 문화 불모지라 불리는 경남지역에서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는 청년들이 각자의 사비를 털어 평창 올림픽을 기념해 기획한 행사다.

테이블 올림픽은 재치있는 입담을 가진 청년들의 해설과 함께 SNS로 실시간 생중계 됐다
▲ 제1회 테이블 올림픽 in 행복발굴단 테이블 올림픽은 재치있는 입담을 가진 청년들의 해설과 함께 SNS로 실시간 생중계 됐다
ⓒ 몬충기획

관련사진보기


지난 5일 김해 장유에 있는 행복발굴단의 커뮤니티 공간에서 제1회 테이블 올림픽이 열렸다. 일요일 저녁 시간은 다음날 스케줄 때문에 대부분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렇기에 참가자가 너무 적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예상 외로 많은 청년들이 모여 놀라웠다.

1회차 테이블 올림픽 종목은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인 '알까기'로 단순히 여러 친구들이 모여 알까기 하면서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닌 소통과 페어 플레이 정신에 입각해 질서와 소통 그리고 화합의 키워드를 담았다. 참가 청년들이 스스로 만든 '축하 공연'으로 행사가 진행된 2시간여 시간 동안 참가자들 중 스마트폰을 찾는 친구들은 없었다.

테이블 올림픽의 시작은 국민의례로 시작됐다. 위원회는 평창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이니 만큼 간단하지만 격식을 갖추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모니터에 태극기를 띄워 국민의례를 한 뒤 애국가 제창으로 테이블 올림픽의 문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10대 청소년부터 20대 초반까지의 친구들이 많아 형식적인 순서에 흥미를 잃을까 걱정을 했는데 생각 외로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이었다.

참가자들은 스스로 3명씩 팀을 짜고 자신들의 개성을 담은 팀명을 지었다. 지어진 팀명을 토너먼트 게시판에 써넣으면서 뜻을 물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참가자 친구들의 작명 센스에 현장 분위기는 초반부터 즐거운 분위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본 게임은 각팀당 3명으로 구성된 팀간 서바이벌 형식으로 진행됐다. 1대1 대결을 해서 3명의 팀원 전원이 탈락하면 팀이 탈락하는 방식이었다. 이 단순한 게임을 좀더 풍성하고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위원회에서는 스포츠 중계방송에서 자주 나오는 배경음악을 준비해 적절하게 틀어주기도 했다. 또한 2년간 청년 창업 팟캐스트 진행으로 뛰어난 입담을 가진 2명의 위원회 멤버들이 캐스터와 해설위원을 담당해 참가자 친구들의 게임을 재미있는 비유로 풀어내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 날 올림픽 참가팀은 총 6팀으로 총 6게임이 진행됐다. 내년에 대학생이 되는 예비 대학생 3명이 모인 '반대생'팀은 1라운드부터 무서운 상승세로 결승에 진출했으나 1라운드 이후 준결승에서 부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한 '1조'팀에게 패배하여 아쉽게도 금메달 자리를 내줬다.

제1회 테이블 올림픽을 함께한 김해지역 청년들
▲ 제1회 테이블 올림픽 in 행복발굴단 제1회 테이블 올림픽을 함께한 김해지역 청년들
ⓒ 몬충기획

관련사진보기


누군가의 후원이나 예산 지원 없이 위원회 멤버들은 자신들의 주머니 사비를 털어 만든 첫번째 테이블 올림픽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생각보다 더 즐거워하고 진지하게 게임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간 쏟아부은 시간과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날 금은동메달을 수상한 참가자 친구들에게 상품을 전달하면서도 '예산이 확보되어 좀 더 좋은 선물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청년들은 테이블 하나에 빙 둘러앉아 아주 단순한 게임인 알까기를 하면서도 아주 즐거워 했다. 그리고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승리의 기쁨, 패배의 교훈, 팀원간의 협동, 그리고 공정한 페어 플레이 정신을 배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일요일 저녁시간 TV나 스마트폰 없이도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면서 서로 소통하며 즐길 수 있는 건강한 놀이문화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과는 320km 떨어진 곳에 있는 경남의 청년들은 우리들만의 방식으로 평창 올림픽을 기다린다.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들도 테이블 올림픽에 출전했던 우리 친구들처럼 웃음 넘치고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테이블 올림픽 다음 개최지를 모집중입니다. 초대해주시면 갑니다!



태그:#테이블올림픽, #평창올림픽, #청년, #문화기획, #알까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레드콘텐츠 대표 문화기획과 콘텐츠 제작을 주로 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팬이자 히어로 영화 매니아, 자유로운 여행자입니다. <언제나 너일께> <보태준거 있어?> '힙합' 싱글앨범 발매 <오늘 창업했습니다> <나는 고졸사원이다> <갑상선암 투병일기> 저서 출간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