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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는 누구겁니까? 저는 현재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 의지만 있으면 이 진실을 금세 밝혀낼 수 있다고 봅니다."

박범계 의원(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장)이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다스는 누구겁니까?"란 질문을 시작으로, "미국 법원이 옵셔널캐피털 대 김경준의 소송에서 한국 검찰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박 의원 스스로 "엄청난 얘기 아니냐"라고 하면서요. 일단 원문입니다.

옵셔널벤쳐스 직원 4명, MB 보복이 두려워서 위증?

바레인 방문을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1월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바레인 방문을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1월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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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셔널 캐피털 대 김경준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 소송에서 법원은 한마디로 한국 검찰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의 검찰수사보고서와 이명박 측에 유리한 진술을 한 옵셔널벤쳐스 직원들 4명의 진술이 미국 법원에 의해 증거로 거부되었습니다.

미국 법원은 김경준 수사 당시 한국 검찰은 김경준을 불리하게 할 이해관계를 갖고 있었다고 보았고 검찰의 결론이 사실에 입각한 결과와는 반대의 진술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엉터리라는 얘기...

또, 서울시장인 이명박의 대리인들이 옵셔널 직원들에게 진술을 바꾸지마, 김경준을 돕지 마라는 압박을 해 만들어진 진술이고, 이명박으로부터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증인들의 진술이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엄청난 얘기 아닌가요?

한편, 또 다른 소송에서 캘리포니아 제2항소법원은 스위스의 크레딧스위스 은행에 동결된 140억 원이 다스에 돌려진 것은 불법행위에 의한 사기성 송금 혹은 사기성 이체라고 분명히 판단했습니다.

주진우 기자가 보도한 이명박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LA 김재수 총영사 등의 역할만 조사하면 이 부분 불법이 분명히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미국 법원의 판결문을 정리한 자료를 수사 참고자료로 서울중앙지검 첨수부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미국 법원이 'MB 측 위증 교사' 의심했다면 "엄청난 얘기"

옵셔널 캐피털(옛 옵셔널 벤쳐스)의 2004년 등기부등본.
 옵셔널 캐피털(옛 옵셔널 벤쳐스)의 2004년 등기부등본.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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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이야기라고는 하는데 뭔가 확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위 이야기가 무엇을 뜻하는지 좀 더 정확히 이해하고자 아래와 같이 정리해봤습니다.

1. 일단 옵셔널캐피털은 옵셔널벤쳐스가 바뀐 이름입니다. 옵셔널벤쳐스를 BBK가 인수해 주가 조작에 이용했고 그로 인해 주가가 확 오르자 팔아 넘기고 '먹튀'를 하는 바람에 소액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장아무개씨가 현재 옵셔널캐피털 대표입니다.

2. 박 의원이 소개한 "옵셔널캐피털 대 김경준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 소송"은 2004년 6월부터 시작됐습니다. 옵셔널캐피탈이 김경준씨 가족 등을 상대로 사기 및 횡령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면서 손배 소송을 제기했고, 2011년 2월에 와서 승소하게 되죠.

3. 이때 재판 기록을 입수해서 봤더니 미국 법원이 앞서 한국 검찰이 BBK 사건을 수사한 결과들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고 있더라, 하는 것이 박 의원 이야기입니다. 당시 한국 검찰 수사 결과는 "MB와 BBK는 무관하다"는 것이었잖아요.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가 옵셔널벤쳐스 직원들의 진술이었고요. 이 모든 것이 박 의원 표현을 빌리면 "엉터리"라고 미국 법원이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4. 그리고 이러한 판단에 대한 근거가 재판 기록에 나와 있다고 합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나온 옵셔널벤쳐스 직원들의 진술은 이명박 전 대통령 대리인들이 김경준을 돕지 말라거나 진술을 바꾸지 마라고 압박해서 나온 것이기에 믿을 수 없다고 적시했다는 것이지요. 이런 정황이 미국 쪽 판결문에 나온다고 하니, 박 의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놀라운 일임에 분명합니다.

박범계 의원이 검찰에 전달할 미국 판결문에는 과연?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1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19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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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렇다면, 박 의원이 언급한 "또 다른 소송"은 무엇일까요? 이건 2011년 12월, 옵셔널캐피털이 당시 김경준씨와 에리카 김 그리고 다스 등을 상대로 불법 자금 이체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걸 말합니다. 당시 옵셔널캐피털 쪽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김경준이 다스에게 넘겨준 140억 원이 미국 법률이 금지하는 사기성 자금 이체에 해당하는지 사법부가 가려달라는 것"이라고 소개하죠.

6. 그로부터 약 10개월여 전에 옵셔널캐피털 입장에서는 아주 황당한 일이 벌어졌거든요. 앞서 소개한 소송에서 이기고 봤더니, 판결 직전 김경준씨 스위스 계좌에서 다스에 140억 원이 흘러 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이죠. 이에 대해 미국 법원은 "불법행위에 의한 사기성 송금 혹은 사기성 이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입니다.

7. 그런데 그 때 김경준씨는 한국 감옥에 있었거든요. 어떻게 된 걸까요? 이에 대해 지난 8월 <시사IN>이 다스 핵심 관계자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간단히 요약하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한 행정관과 김재수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가 청와대와 다스를 오가며 지시와 보고를 전달하거나 김경준씨 계좌 동결을 푸는 데 각자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다스에 140억 원이 들어가게 된 것이고요.

8. 이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곳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입니다. 앞서 소개했던 장아무개 옵셔널캐피털 대표가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총영사를 고발했거든요. 그러니까 박 의원은 검찰이 확실한 의지를 갖고 수사만 한다면 "사기성 송금 혹은 사기성 이체" 과정에서 MB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분명히 드러난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법원 판결문 정리 자료를 검찰에 전달하겠다는 이유도 그래서고요. 검찰의 '의지 고양' 차원에서.


태그:#다스, #다스는 누구겁니까, #이명박, #BBK, #옵셔널캐피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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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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