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아래 한국시각)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 홋스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새벽 시간 경기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축구 팬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3경기 연속골을 뽑아낸 손흥민(토트넘)이 '선두' 맨시티를 격침하는 `골`을 터트릴지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맨시티의 싱거운 대승(4-1)으로 끝이 났고,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의 공격진은 `거함` 앞에서 무기력하게 쓰러졌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는 미드필더 케빈 데 브라이너(벨기에)였다. 양 팀 선수 중 최다인 12km를 소화한 그는 수준 높은 패스와 위협적인 드리블, 여기에 골까지 기록하며 맨시티의 대승을 이끌었다.

물론 데 브라이너 못지않게 빛났던 선수가 또 있다. 왼쪽 측면 공격수 나선 르로이 사네(독일)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 축구가 경계해야 할 '독일의 호날두'

 독일축구국가대표 르로이 사네의 모습

독일축구국가대표 르로이 사네의 모습 ⓒ 사네 공식 인스타그램


1996년생 사네는 21세의 젊은 피다. 한국축구의 미래로 불리고 있는 황희찬(잘츠부르크), 김민재(전북)와 동갑이다.

LA 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인 어머니 레기나 베버와 세네갈 축구 국가대표팀 출신 아버지 술레이만 사네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시절부터 유럽 무대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18살이던 지난 2014년, 독일 분데스리가 샬케04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전에서 `대형 사고`를 터트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주전급 공격수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교체 투입된 사네는 경기 출전과 동시에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세르히오 라모스(스페인)를 농락하는 드리블을 선보이더니 왼발 중거리 슛으로 이케르 카시야스(스페인)가 지키고 있던 골망까지 흔들었다.

3-3이던 후반 종료 직전엔 동료 공격수 얀 훈텔라르(네덜란드)의 득점까지 어시스트 하며 경기 MOM(맨오브더매치)으로 선정됐다.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는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른 10대 소년에게 레알 마드리드가 농락당했다"고 극찬했다.

올 시즌 과르디올라 감독의 깊은 총애를 받으며 맨시티의 주전 공격수로 거듭난 사네는 지난주 토트넘과의 경기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으로 홈팬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네는 경기 내내 상대의 왼쪽 진영을 누비며 상대 수비자원인 해리 윙크스, 에릭 다이어, 키에런 트리피어(이상 잉글랜드)를 차례로 괴롭혔고, 일카이 귄도간(독일)과 라힘 스털링(잉글랜드)의 골까지 어시스트 했다. 그는 수비력 또한 뛰어나다. 손흥민은 이날 2차례 공격 기회를 잡았지만 사네의 거친 압박과 탁월한 포지셔닝에 밀리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183cm, 75kg의 건장한 체격을 갖춘 그는 발이 빠르고, 수비수 2~3명을 손쉽게 제치는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다. 볼을 잡고 가속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힘도 좋아 강하기로 소문난 프리미어리그 수비수들조차 그를 막는 데 애를 먹는다.

움직임만 놓고 보면 2005~2006시즌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를 연상케 한다. 물론 당시 무리한 동작으로 경기를 망치곤 했던 그 당시 호날두보다 뛰어나다.

독일의 축구 전설이자 역대 월드컵 최다 출장 기록(25경기)을 보유하고 있는 로타어 마테우스는 "나날이 발전하는 사네의 성장세가 매우 놀랍다"며 "독일 축구의 10년을 이끌어나갈 인재"라고 칭찬했다.

현재 율리안 드락슬러(파리 생제르맹)와 대표팀 주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사네는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주전 도약을 꾀하겠다는 각오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

사네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그를 자신의 팀으로 데려온 '명장' 호셉 과르디올라(스페인) 감독은 "사네는 매우 특별한 재능을 가진 선수다. 팬들은 그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이 즐거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내년 6월 27일 러시아 카잔에서 그를 상대해야 하는 한국축구엔 두려움을 주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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