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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의 뒤늦은 사태 파악과 고발 조치 

"그렇지 않아도 기사를 보고 왕버들 군락을 무단 벌채한 장비업자 김모씨를 하천법 위반 협의로 오늘 고발조치 하기로 했다. 확인해보니 장비업자 김모씨는 마을 주민에 돈을 주고 나무를 베었고 그 나무들을 버섯재배하는 데로 팔아넘겼더라. 그래서 하천의 금지행위(식물 채취 금지)를 위반한 협의도 더해서 고발하기로 했다."

모래강 내성천의 경관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왕버들 군락을 무단 벌채한 사건을 지난 26일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후, 예천군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하자 예천군 재난안전과 담당자가 한 말이다. 

내성천 왕버들 군락이 무단 벌채 됐다.
 내성천 왕버들 군락이 무단 벌채 됐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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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사태 파악은 제대로 됐는지 궁금해 예천군에서 파악한 벌채 규모에 대해 다시 물었다.

"베어진 구간은 대략 총 2.5㎞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석관천 합류부부터 1㎞ 구간과 산지와 연결된 부분 너머부터 또 1.5㎞ 구간으로 파악됐다. 석관천 합류부부터 1㎞ 구간에서 나무들이 많이 베어진 것 같다."   

기자가 확인한 것과 같은 구간에서 왕버들과 버드나무 군락이 무단 벌채된 것이 확인된 것이다. 엄천난 규모다.

예천군 오신교에서 미호교 2.5킬로미터 구간에 이르는 왕버들 군락이 무참히 베어졌다.
 예천군 오신교에서 미호교 2.5킬로미터 구간에 이르는 왕버들 군락이 무참히 베어졌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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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어떻게 그럴까. 요즘 시골사람들이 정말 시골사람들이 아닌가 보다. 어떻게 그 아름다운 나무를 다 베어내고 그것을 팔아먹기까지 한단 말이고. 정말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

이 소식을 접한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신용환 의장의 한탄이다.

"예천 군수에게 내성천이 어떤 강인지를 설명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단히 당부해둘 필요가 있다."

이번 내성천의 무단 나무 벌목 사태에 대하여 단호한 입장을 취해줌으로써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제부 구간은 생태적으로 민감, 보호가 절실

이번 벌채가 특히 우려스러운 이유는, 나무를 베고 난 다음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예천군 담당자가 처음 이야기한 대로 나무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길을 낼 경우가 그렇다. 길을 내게 되면 그곳의 경관은 완전히 망가질뿐더러 생태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야생동물의 이동로에 간섭을 가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담당자의 해명에 따르면 그곳에 길이 놓이지는 않을 모양이다.

무제부 구간은 생태적으로 중요하고 민감한 구간이다. 이런 쪽에 도로를 닦는 것은 금지 되어야 한다
 무제부 구간은 생태적으로 중요하고 민감한 구간이다. 이런 쪽에 도로를 닦는 것은 금지 되어야 한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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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닦는다는 말은 와전된 것 같다. 다시 확인해보니 이 장비업자는 버섯재배용으로 그 나무가 필요했을 뿐이고, 그 나무를 실어내기 위해서 임시 진입로를 낸 것뿐인 거 같다." 

무제부(제방이 아닌 산지 구간) 구간은 특히 생태적으로 중요한 구간이다. 사람의 접근이 차단되기 때문에 야생동물들이 안심하고 강으로 내려올 수 있다. 

내성천에는 이런 무제부 구간이 적지 않게 남아 있다. 그런데 인근 주민들은 자신들의 이동의 불편함을 들어 자꾸 길을 닦으려 한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면 공존을 선택할 수 있는 일인데, 인간의 편의만 생각하게 된다. 

2016년 경상북도가 저 왼쪽 무제부 구간에 길을 내려는 것을 오마아뉴스 보도를 통해 막아냈다
 2016년 경상북도가 저 왼쪽 무제부 구간에 길을 내려는 것을 오마아뉴스 보도를 통해 막아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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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은 자연하천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경관이 아름답고 생태적으로도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한 이유이다.

"앞으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 계도활동 및 감시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예천군 담당자의 다짐이다. 

한편 예천군은 28일 오전 무단 벌채 당사자인 김모씨을 하천법 위반과 하천 금지행위 위반 협의로 예천경찰서에 고발조치했다.

내성천의 아름다운 왕버들 군락. 내성천엔 이런 왕버들 군락이 여러 곳 존재한다.
 내성천의 아름다운 왕버들 군락. 내성천엔 이런 왕버들 군락이 여러 곳 존재한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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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지난 8년 동안 내성천 현장을 다니면서 영주댐 공사로 망가져가는 내성천을 기록해오고 있습니다. 영주댐은 해체되고 우리강의 원형 내성천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야 합니다.



태그:#내성천 , #왕버들, #무단 벌채, #예천군,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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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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