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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2018 2월22일상' 수상자로 고동완, 구진영, 권오윤, 권진경, 남지우, 박동우, 심혜진, 이은솔, 전상봉, 최봉진 기자(10명)를 선정했습니다. '2월22일상'은 한 해 동안 꾸준히 좋은 활동을 펼친 시민기자에게 드리는 상입니다.

시상식은 2018년 2월초 <오마이뉴스> 상암동 사무실에서 치러집니다. 이 자리에서는 '2017 올해의 뉴스게릴라상'과 '2017 특별상', '2017 올해의 기사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시상식도 함께 열립니다. 수상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 인사 드립니다. [편집자말]
[고동완 기자] 기자 본분을 다시금 되새김질하라는 의미 

오마이뉴스 '2월22일상'을 수상한 고동완 기자
 오마이뉴스 '2월22일상'을 수상한 고동완 기자
ⓒ 고동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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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2월 22일상'이란 귀중한 상 주신 점 감사합니다. 사실 상에 대해 좀 무뎌진 측면이 있습니다. 상을 받으면 물론 사람 기분이란 게 좋은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상은 제 개인의 공로로만 돌릴 순 없는 거니까요. 뭐든 그렇겠지만 특히 기자라면 더 그렇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합니다. 그간 써온 기사를 좀 살펴봤습니다.

지난 2014년 20대 비혼모를 주제로 서툴게 <오마이뉴스>에 기사로 쓰기 시작한 이후,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갑을 관계를 비롯해 노동, 교육, 장애인, 경제, 언론, 영화, 군대 등 여러 방면으로 취재를 해왔습니다. 영역은 각기 다르지만 수렴하는 지점은 같았습니다. 사회에 잔존한 병폐의 그늘이 매번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는 겁니다. 이건 한두 꼭지의 보도로 지워질 성격의 그늘이 아니었고, 집단지성이 필요한 것들이었습니다.

결국 취재를 해서 기사를 쓰는 건 기자이지만 동시에 그러기 위해선 말을 해줄 취재원이 있어야 했고, 또 기사가 나가기 위해선 <오마이뉴스>란 플랫폼이 절대적으로 있어야 했습니다. 상을 주는 곳은 <오마이뉴스>이지만 그 상의 공로를 오롯이 혼자만의 노력으로 얘기할 순 없는 이유입니다. 언론에 대한 불신이 나날이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공치사 하나 없이, 그저 당연하다는 듯이 묵묵히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언론인들도 많습니다. 여러 가지 환경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프로 기자' 못지 않은 열정으로 기사를 써오는 이영광 시민기자와 김종술 시민기자 같은 분도 있습니다. '2월 22일상'은 시민기자들의 땀과 노력이 없었다면 애초에 없었을 상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번 상은 기자의 본분을 다시금 되새김질하라는 의미로 받으려고 합니다.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면서 주안을 둔 것 중 하나가 어떤 이데올로기, 거대 담론이 아니라 각론에 천착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선의에서 비롯된 사상과 주장이더라도 종국엔 인간을 옥죄는 요소로 자리매김하기도 한다는 걸 봐왔습니다. 그래서 어떤 가치와 가치 사이의 충돌은 경계를 보내되, 다소 미흡하지만 사람과 사실에 관한 것은 계속 관심을 두려 했습니다. 시민기자로 <오마이뉴스>와 인연을 맺은 지도 햇수로 3년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언론과 사회 지형 또한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걸 수긍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짧은 기간 내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 점쳐집니다. 스스로 부족함은 없는지 다시 돌아보고 성찰하겠습니다.

[대표 기사]
'세월호'가 불편한 사람들... "왜 저 아줌마 보면 화가 나지?"
병사 봉급인상도 중요하지만 이 광경부터 봐야

[구진영 기자] 절박한 심정으로 오마이뉴스에 기사 올려

오마이뉴스 '2월22일상'을 수상한 구진영 기자
 오마이뉴스 '2월22일상'을 수상한 구진영 기자
ⓒ 구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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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문화재청에서 전화가 올 줄 알았습니다. 문정왕후어보 반환에 최선을 다한 시민단체에게 상을 주지 않을까, 이번엔 주지 않을까. 벌써 3번째 무시했는데 4번째엔 주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를 받는 순간, 웃음이 나왔습니다. '오마이뉴스'였습니다.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쓸 때 저는 너무도 절박한 심정으로 키보드를 눌렀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문정왕후어보 반환은 시민운동의 승리'라고까지 평가해줬는데 우리 정부만 시민단체가 한 일이 없다고 배제해버렸습니다.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문정왕후어보가 돌아온 그 날, 사무실에서 펑펑 울며 다시 기사를 썼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의 공을 가로채려는 공무원들의 힘에 의해 기록에서 지워지는 순간이 괴로웠습니다. 내가 지금 남기지 않으면 영원히 기록에서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매번 펑펑 울며, 분노하며 그리고 고생한 분들에게 미안해하며 글자를 채워갔습니다. 제 인생에 글쓰기가 이리 절박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없었다면 제가 아무리 글을 써도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창구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시민들의 간절함을 <오마이뉴스>는 항상 받아주었습니다. 언제나 함께 응원해주었습니다. 올해부터 <오마이뉴스>와 인연을 맺는 저에게, 또 그리 훌륭한 글솜씨를 갖고 있지 않은 저에게 이리 큰 상을 주신 것은 그동안 최선을 다해 싸워준 시민운동가들을 평가해주시려는 뜻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권력에 의해 공을 가로채여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현장이 있다면 제가 가장 앞장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대표 기사]
"수중분만 하고 싶어요" 의사 표정이 싹 바뀌었다
"올케 엄청 교활한 애니까 조심해" 시누이의 문자

[권오윤 기자] 부지런히 기사 쓰려는 격려와 채찍으로

오마이뉴스 '2월22일상'을 수상한 권오윤 기자
 오마이뉴스 '2월22일상'을 수상한 권오윤 기자
ⓒ 권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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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2월 22일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담당 기자님의 전화를 받았을 때 실감이 안 났습니다. 상을 받게 될 거라는 기대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죠. 기사를 쓴 지 2년이 되어 가지만, 여전히 제가 쓴 결과물들을 보면 아쉬울 때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일이 겹치면서 큰 소득 없이 마음만 바쁘게 시간을 보냈던 터라 이런 큰 선물을 받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저는 주로 영화에 대한 기사를 쓰고, 능력이 되는 한에서 가끔씩 서평 기사도 씁니다. 영화 관련 글은 철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써왔지만, 늘 개인적인 취미 차원이었습니다. 언젠가부터는 좀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죠. 다행히 <오마이뉴스>와 연이 닿아서 지속적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좀 어렵고 감을 잡기 힘들었는데, 여러 상근 기자님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오마이뉴스>가 진보적인 인터넷 언론사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지향점만 맞으면 누구나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나 사연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에 적합한 플랫폼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언제나 들를 수 있다는 점, 또 그렇게 모인 이야기들이 함께 모여 완성해 가는 매체라는 것이 <오마이뉴스>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평생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2월 22일상은 앞으로도 부지런히 기사를 써 보라는 격려와 채찍으로 알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지난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느끼고 배운 것들을 밑거름 삼아 더 노력하겠습니다.

[대표 기사]
영화 <브이아이피>... 과연 그게 최선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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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경 기자] 수많은 독립영화들에게 영광을 돌려 

오마이뉴스 '2월22일상'을 수상한 권진경 기자
 오마이뉴스 '2월22일상'을 수상한 권진경 기자
ⓒ 권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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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산책하는 침략자>를 보기 위해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기다리던 중, 뜻하지 않은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오마이뉴스> '2월 22일상' 수상자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에는 정치, 사회 분야에서 시의성 있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시는 훌륭한 시민기자들이 많기 때문에, 영화 혹은 대중문화에 관련한 글만 쓰는 제가 '2월 22일상'을 받을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영화리뷰기사만 쓰는 제가 '2월 22일상'과 같은 큰 상을 받게 된 것은 순전히 독립영화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2년 6월, 용산참사를 다룬 <두개의 문> 관람으로 독립영화와 첫 인연을 맺게 된 저는 그 뒤로 틈틈이 독립영화에 관한 기사를 쓰고자 했고, 지금은 한국독립영화협회비평분과에서 독립영화에 관한 비평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영화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독립영화에 특히 관심을 두는 이유는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바라보고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안겨주는 좋은 작품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올해만 해도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진행되었던 공영방송 몰락과정과, 언론의 중요성을 설파한 <공범자들>이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고, 사드배치 문제점을 다룬 <파란나비효과>, <소성리>와 같이 의미 있는 작품들이 꾸준히 만들어졌습니다. 독립 다큐멘터리뿐만 아니라 <재꽃>, <폭력의 씨앗>, <초행>,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처럼 작지만 큰 힘을 가진 독립극영화들이 관객들을 찾았습니다.

극장 개봉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오직 영화제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훌륭한 독립영화들이 많았던 2017년 이었습니다. 새해에는 독립영화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 해준 <두개의 문>의 뒷이야기를 담은 <공동정범>을 시작으로 , <파란입이 달린 얼굴>, <누에치던 방>, <국가에 대한 예의>, <춘천, 춘천>, <죄 많은 소녀> 등 각종 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독립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할 것입니다. 다양한 영화들이 골고루 사랑받아야 건강한 영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독립·예술영화에 관한 리뷰 기사를 더욱 열심히 쓰라는 의미로 알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에게 '2월 22일상'이라는 뜻 깊은 선물을 안겨준 수많은 독립영화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며, 수상소감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표 기사]
한 언론인의 울부짖음, 손석희는 5초간 침묵했다
영원한 청춘의 별 신성일, 그저 잘생기기만 한 배우 아냐

[남지우 기자] 진심이 담긴 글을 써내면 진심이 담긴 반응이 온다

오마이뉴스 '2월22일상'을 수상한 남지우 기자
 오마이뉴스 '2월22일상'을 수상한 남지우 기자
ⓒ 남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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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남지우라고 합니다. 제가 수상 소감을 쓴다니, 정말 멋쩍고 쑥스럽습니다:-) <오마이뉴스>! 이렇게 멋진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기여한 바에 비해서 너무 큰 선물을 주시니 부끄럽기도 합니다.

<오마이뉴스>에 처음으로 기고를 하게 된 건, 2016년 말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글 한 편을 보냈었는데, 그 인연이 2017년 한 해 동안 이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항상 좋은 주제로 글을 쓸 수 있게 기회를 주신 편집기자님들 덕분입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복잡다단한 일상에서 이리저리 산발되어있던 제 생각은, 글을 쓰면서 비로소 한 데 모아졌습니다. 일기장, SNS, 친구들과의 수다가 제 생각의 기착지였다면, <오마이뉴스>에 보내는 글은 온전한 목적지가 되어주었습니다. 거대하게 산적한 논쟁들이 두렵다 느껴진 건 잠깐이었습니다. 진심이 담긴 글을 써내면 진심이 담긴 반응이 올 것이라는 인과율은, 제가 두려움을 벗어던지고 글을 쓰게 해준 원동력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를 빛내는 여타 글들에 비견할 바는 못 되는 미진한 글쓰기였지만, 믿음을 주시고 읽어준 친구들 그리고 이름 모를 독자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게으름을 핑계로 마감을 넘기기 일쑤였지만, 언제나 따스하게 기다려주시고 온화하게 반겨주신 편집기자님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글을 써본 경험이라고는 대학언론에서의 시간이 다인 제게 다양한 분야의 글쓰기를 허락해주신 것도 큰 영광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제게 주셨던 경험과 기회들을 잊지 않고,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는 지혜를 향하는 시민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대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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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2월22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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