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털링대 축구부 총감독 크리스 게데스

스털링대 축구부 총감독 크리스 게데스 ⓒ 서창환


영국 스코틀랜드 스털링대학교는 운동과 공부를 성공적으로 병행하는 학교다. 축구종가의 대학답게 축구팀은 특유의 이원화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 3일 광운대 스포츠 채널 <아르마스>는 남·여 축구팀을 지도하고 있는 크리스 게데스 총 감독을 만나 이와 관련된 얘기를 들어봤다.

- 자기소개 부탁한다.
"현재 스털링 대학 축구팀 1군 감독으로 남·여 축구팀을 총괄하고 있다. 유소년 시절엔 영국 프로팀인 미들즈브러, 레인저스, 입스위치 등에서 선수로 활동했다. 프로 데뷔는 당시 스코틀랜드 4부 소속인 스털링 알비온에서 했다. 스털링 대학엔 2011년부터 입단해 2014년까지 활약했다."

- 어떻게 스털링 대학 감독으로 부임한 건가?
"난 스털링대에서 7년간 생활했다. 2011년에 합류해 선수로 3년간 뛰고 은퇴했다. 은퇴 후엔 남자 5군 감독을 맡아 대학리그(BUCS)에서 지도자로 데뷔했다. 이후 U20팀 감독을 맡다가 전임 총감독인 셀리 커(現 스코틀랜드 여자국가대표 코치)의 뒤를 이어 총감독으로 승격했다.

- 남자팀과 여자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활약하는 프로 리그의 환경이 가장 크다. 스털링 여자 1군은 스코틀랜드 여자 프리미어리그(1부) 소속이다. 남자팀은 스코틀랜드 5부인 로우랜드(Lowland) 리그에 속해있다. 이와 별개로 학생선수가 주축이 된 남·여 2군, 3군은 수요일마다 열리는 BUCS에 참가한다. 성인팀을 이원화해서 두 개의 리그를 참가하고 있는 점이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스털링대가 로우랜드리그에서 지역팀 이스트스털링셔와 경기를 치르고 있다.

스털링대가 로우랜드리그에서 지역팀 이스트스털링셔와 경기를 치르고 있다. ⓒ 서창환


- 이곳에 있는 선수들 모두가 재학생이 아니라고 들었다.
"그렇다. 남자 1군 같은 경우 재학생이 아닌 순수 선수 출신 4명이 1군에서 활동 중이다. 재미있는 건 이들 중 한 명은 스털링 대학교를 졸업한 선수다. 앞서 얘기했듯 우리는 BUCS와 5부 리그 둘 다 운영한다. 재학생인 학생선수만 BUCS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4명은 로우랜드 리그만 참가한다. 이는 여자팀도 마찬가지다."

- 현재 소속된 축구팀 선수들 모두 운동과 공부를 병행한다. 어떻게 이들을 지원하는가?
"우리는 거대한 축구클럽이 아니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많은 지원이 불가능하다. 대신 선수들에게 실력에 따라 장학금을 차등적으로 지급한다. 대신, 학교가 스포츠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만큼 선수들의 몸 관리, 운동 시설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준다. 체력훈련과 피지컬 코칭을 학교에 상주하고 있는 스포츠과학 전문가(scientist)가 지도해 체계적인 식단 관리와 코칭을 제공한다."

 경기 지휘를 하는 크리스 게데스 감독

경기 지휘를 하는 크리스 게데스 감독 ⓒ 서창환


- 사실 한 가지만 잘하기도 힘들다(웃음). 선수들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오는 피로 누적에 대한 걱정은 없는가?
"학생 선수라도 경기에 출전하려면 항상 준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가 프로팀과 동일한 훈련량을 갖는다. 1군에 속한 학생선수는 일주일에 두 번 경기(로우랜드, BUCS)를 하기도 한다. 살이 찔래야 찔 수가 없다(웃음). 언급했듯 스포츠 전문가를 통해 식단조절과 체력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물론 운동과 공부 모두 하는 것은 힘들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말이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 모두 이를 받아들이고 즐겁게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이 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느냐다. 이유는 바로 모두가 축구를 즐기고 좋아하기 때문이다.

- 운동선수면 운동만 잘 하면 그만 아닌가? 운동선수에게 공부를 시키는 이유가 궁금하다.
"모든 선수는 프로 선수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것을 이루는 이들은 극소수다. 한 선수는 발목이 부러져 유스팀에서 퇴출당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축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성인이 되면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이건 선수도 마찬가지다. '잘하는 것'과 '즐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런 점에서 공부는 운동선수에게 하나의 해답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다른 대학과 다르게 우리 대학은 상위 리그에 출전한다. 분명한 것은 스털링대 선수들은 좋은 환경에서 높은 수준의 축구를 하며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 한국의 운동선수 대부분이 운동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이곳은 공부를 운동 못지않게 열심히 한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가?
"학교에서 선수들이 공부하는데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배려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수업 일정을 피해 이른 아침에 훈련을 진행한다. 보통 오전 7시 30분에 훈련을 시작해 9시 수업 전까지 마무리하는 식이다. 슈팅 등 보강 운동은 못해도 기초 체력, 전술 훈련은 반드시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지 않다."

 경기 후 스털링대의 라커룸 현장

경기 후 스털링대의 라커룸 현장 ⓒ 서창환


또한 단순히 축구 코칭만 하지 않는다. 공부 목적을 묻고 학사를 취득할 수 있게 독려함으로써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지도한다. 나는 공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에 지내면서 운동선수도 두 가지 모두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느꼈다. 모든 선수가 힘들어하지 않고 두 가지를 잘 하고 있다. 트레이닝 장소와 도서관, 강의실이 가까운 곳에 있어 선수들이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 개인적인 목표와 팀 목표가 무엇인가?
"수많은 사람이 스포츠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스털링대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나는 정말로 행운아다(웃음). 개인적으로 코칭 커리어를 더 개발하고 싶다. 올해 들어선 팀의 순위를 더 높이 올릴 것이다. 궁극적으론 모든 선수가 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진로를 찾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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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광운대학교 스포츠채널 아르마스 포스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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