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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문재인 지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 정치인 박영선은 '악역' 맡았을 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 중인 박영선 의원이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인 덕수궁의 일부 담장을 허물고 시민들에게 개방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박영선 의원 “덕수궁 돌담길 허물어 시민에게 개방하자” ⓒ 고정미
박 의원은 24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서울의 랜드마크는 단연 궁궐인데, 지금의 고궁은 시민들이 접근하기도 불편하고 옛 모습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지도 않다"며 "궁궐의 풍광만 바꿔도 서울이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 고궁의 담장을 다 허물자는 얘기인가?  
"아니다. 창덕궁의 경우 비교적 보존이 잘 되어있다. 고궁의 옛 모습을 찾을 때, 가장 시급한 두 곳이 덕수궁과 경복궁이다.

프랑스 파리는 19세기 말에 에펠탑을 쌓아올려 파리를 '선망의 도시'로 만들었고, 20세기에는 루브르 박물관 옆에 피라미드를 세워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울도 궁궐 담의 흔적은 남겨놓되, 안이 들여다보이도록 해서 '왕족의 궁궐'에서 '시민의 궁궐'로 바꿔보자는 것이다."

- 서울시가 덕수궁 안쪽의 돌담길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그 구간은 지금 계획대로 복원해야 한다. 내 얘기는 시내대로와 맞닿아있는 구간을 바꿔보자는 거다."(하단 상자 기사 참조)

- 만약 담장을 허물게 되면 고궁 관리를 위한 입장료 수입이 줄어들게 되고, 더 나아가 화재나 유물 도난 등을 걱정하는 분도 있다.
"화재 위험 등등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들이 있다. 하지만, 영국의 경우 궁궐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하더라. 영국, 프랑스 등등 외국에서는 궁궐을 다 활용한다. 목조 건물이 사람의 체온을 느껴야 수명이 오래간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처럼 눈으로만 보는 건물은 본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 아닌가? 덕수궁 담장을 열더라도 얼마든지 입장료 받을 방법은 있다고 보고, 그런 건 다소 부수적인 문제라고 판단한다."

- 문화체육관광부나 문화재청과도 협의해야할 문제다.
"서울시민에게 '나에게 서울의 풍광을 완전히 바꿀 아이디어가 있는데 어떤가'라고 던져보는 거다."

- 시장 임기(4년) 내에 끝낼 수 있을까?
"일단 시민 대토론회부터 하겠다. 1년차에 공론을 모으는 '큰 그림'만 그리면, 실행하는 것은 별로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국 궁궐들은 지금도 활용, 경회루도 국빈 만찬 등에 쓰자"

'박영선, 서울을 걷다' 테마로 서울 곳곳을 누비며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 남소연
박 의원은 "경복궁 동쪽 담장(삼청동 쪽)도 일제가 조선총독부 등을 짓기 위해 지금의 국립민속박물관 자리에 있는 궁궐과 한옥들을 싹 허물고 쌓아올린 것이다. 지금 그 자리를 대형버스 주차장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더 나아가 "조선시대에 궁중 연회를 베풀던 경복궁 경회루(국보 224호) 같은 곳도 대통령 국빈 만찬 같은 행사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4년 국제검사협회의 경회루 만찬, 2005년 세계신문협회와 세계철강협회의 창경궁 명정전 만찬 등이 문화재 훼손 논란을 일으킨 점을 감안하면, 다소 도발적인 제안을 한 셈이다.

박 의원은 "행사의 목적과 개방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면서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연회를 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1960년대에 만든 덕수궁 돌담, 한때 철책 세워놓기도
덕수궁은 조선 성종의 형 월산대군의 집이 있었던 곳으로, 임진왜란 직후 선조가 임시거처로 사용하면서 행궁이 되었다. 구한말 러시아영사관으로 피신했던 고종이 이곳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정궁(正宮)이 됐고, 마지막 두 왕(고종·순종)이 모두 머물렀다.

지금의 덕수궁은 구한말 왕들이 머물렀던 시절에 비해 면적이 10% 가량 줄어든 상태로 보존·관리되고 있다(6095㎡ → 5496㎡).

덕수궁의 시청 쪽 돌담은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불분명했기 때문에 아예 허물고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바꿔보자는 논의가 1950년대부터 진행됐다.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군사정부가 결국 담장을 없애고 철책을 세운 적이 있었는데, 미관상 보기가 더 안 좋다는 비판 여론 때문에 다시 담을 쌓아올렸다.

대한문(덕수궁의 정문)도 본래는 서울광장 가운데에 있었지만, 1961년과 1968년 태평로 확장 공사를 하는 와중에 16m 가량 물러난 현 위치로 이설됐다. 따라서 대한문에서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을 잇는 약 200m에 이르는 시청쪽 담장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문화재가 아니라 '개발 시대'의 산물인 셈이다.
태그:#박영선, #덕수궁, #경복궁,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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