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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돌마교 인근 탄천에서 민물가마우지들이 쉬고 있다.
▲ 탄천에 나타난 민물가마우지 분당 돌마교 인근 탄천에서 민물가마우지들이 쉬고 있다.
ⓒ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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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서울대병원 인근 탄천에 민물가마우지가 나타났다.

지난 주말 정자동과 금곡동 구간의 탄천을 산책하던 주민들은 평소와 다른 풍경을 목격하였다. 돌마교 아래 탄천에 민물가마우지 열 마리 정도가 바위에서 쉬고 있거나, 물속을 잠수하며 먹이를 잡고 있었다. 몇 마리는 젖은 날개를 말리려는 듯 활짝 벌리고 있었다.

이 구간은 다른 여울 구간보다 물이 깊어서 잠수성 물새인 '비오리'와 '논병아리'들이 많이 찾는다. 물론 탄천의 터줏대감 '흰뺨검둥오리'도 많이 찾긴 하지만, 초식을 주로 하는 수면성 오리와는 달리 물속의 작은 생물을 먹이로 하는 잠수성 물새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이렇듯 오리와 작은 물새들이 그려내는 풍경이 아기자기 했는데 그 자리에 까맣고 커다란 날개를 가진 민물가마우지들이 들어온 것이다.

마치 잠망경 올리고 항해하는 잠수함처럼 보인다. 저러다 잠수해서 물고기를 사냥한다.
▲ 헤엄치는 민물가마우지 마치 잠망경 올리고 항해하는 잠수함처럼 보인다. 저러다 잠수해서 물고기를 사냥한다.
ⓒ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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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부터 수내역 인근에서 민물가마우지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백현보'에 가 보면 대여섯 마리가 웅크리고 탄천을 주시하거나, 날개를 벌려 깃을 말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녀석들이 돌마교 인근으로 자리를 옮긴 건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지난 일요일(1월 28일) 백현보 인근에는 두세 마리 정도만 있었다. 

민물가마우지들을 관찰하기 위해 수요일(1월 31일) 오후에 돌마교 부근으로 가 보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다만 두세 마리가 상류 쪽에서 날아와 탄천을 따라 수내동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볼 수는 있었다.

확인을 위해 수내역 인근 탄천으로 갔더니 백현보 위에 민물가마우지 열 마리가 쉬고 있었다. 지난주말 금곡동 인근 탄천에서 목격한 민물가마우지들이 이 녀석들인지는 계속 관찰이 필요하다. 다만 먹이 활동을 위해 상류 쪽에 다녀온 것은 확실해 보인다.

수내역 인근 백현보에서 민물가마우지들이 쉬고 있다. 보 안쪽의 깊은 물을 주시하며 사냥 기회를 엿보고 있다.
▲ 백현보 위의 민물가마우지 수내역 인근 백현보에서 민물가마우지들이 쉬고 있다. 보 안쪽의 깊은 물을 주시하며 사냥 기회를 엿보고 있다.
ⓒ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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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겨울 철새인 민물가마우지는 한강 유역이나 전국 어촌에서 텃새가 된 무리가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주로 잠수를 하여 물고기를 잡아먹는데 내수면 어촌의 그물까지 노리기도 한다고. 각종 새 도감에 의하면 매년 1월경이나 번식기에 머리 꼭대기, 뒷머리, 목에 흰색의 가는 실 모양의 털이 여러 개 생기고, 허리 양쪽에도 큰 흰색 무늬가 생긴다고 한다.

탄천에 서식하는 민물가마우지들에서도 그런 번식 깃을 볼 수 있다. 번식은 나무 위에 무리를 지어 둥지를 짓는데. 이곳 탄천 유역에서 번식한다면 산책객들에게 불편할 일들이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 언론에서 텃새로 살아가는 민물가마우지가 끼치는 영향에 대해 다루었다.

'거북섬 '민물가마우지' 토착화 피해 확산' (강원도민일보, 2017. 06. 14)
강원도 한 저수지에 민물가마우지 개체 수가 증가해 수질오염과 소나무가 고사하고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한다는 내용

'텃새된 민물가마우지…주민들 골머리' (2017. 06. 05)
강원도 소양호에 찾아온 수천 마리의 민물가마우지들 때문에 물고기 씨가 말라 내수면 어업에 피해를 준다는 내용

따뜻한 지역에서 겨울을 나는 민물가마우지가 한국에서 잠시 머물다 아예 기후와 토양에 적응하여 텃새로 살아가면서 기존 생태계와 인간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KBS 보도의 예측대로 라면 향후 5년 내 민물가마우지의 개체가 많이 증가할 것이다. 그에 대한 대비 혹은 각오가 필요할 것이다. 탄천도 마찬가지다.

민물가마우지들이 백현보에서 물속을 주시하고 있다.
▲ 백현보에서 쉬는 민물가마우지 민물가마우지들이 백현보에서 물속을 주시하고 있다.
ⓒ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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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기사들로 미루어 민물가마우지들이 탄천에서 번식한다면 불편을 넘어 생태계에 미치는 피해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인간들 구미에 맞는 생명체만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간이 이 생태계의 주인이 아닌 이상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등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서식지와 개체 수 확인 및 대책 마련 등 성남시청과 분당구청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분당 정자역 인근 탄천에서 사냥에 성공한 민물가마우지가 깃털을 말리며 쉬고 있다,
▲ 깃털 말리는 민물가마우지 분당 정자역 인근 탄천에서 사냥에 성공한 민물가마우지가 깃털을 말리며 쉬고 있다,
ⓒ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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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탄천의 민물가마우지를 계속 관찰하여 후속 기사 쓸 예정입니다.



태그:#탄천 한바퀴, #민물가마우지, #분당 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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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을 지나며 고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니다. 내가 나고 자란 서울을 답사하며 얻은 성찰과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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