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쿨러닝'!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7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이 훈련을 하고 있다.

▲ 달려라 '쿨러닝'!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7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이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많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준 <무한도전> 봅슬레이 편. 아직까지도 '레전드' 특집으로 기억된다. 그 봅슬레이의 감동이 '예능'이 아니라 '다큐'로 찾아온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정식 종목 중 하나인 봅슬레이. 썰매의 크기는 2인승의 경우 길이 2.7m, 최대 너비 0.67m이다. 4인승은 최대 길이는 3.8m, 최대 너비는 0.67m.

크기만큼이나 무게도 상당하다. 2인승의 경우 남자 390kg/여자 360kg, 4인승은 630kg(선수와 장비 포함)이 최대중량 한계다. 이 묵직한 중량의 썰매가 평균 시속 130~140km, 최고 시속 150km 이상(공식 최고기록: 시속 153.03km)으로 질주한다. 체감 속도만 시속 270km. 마치 F1 레이싱마냥, 질량과 속도가 곱해진 만큼의 에너지가 보는 이의 쾌감을 자극한다.

높은 에너지만큼 위험도도 높다. 오픈 4인승의 올림픽 정식 채택이 1924년(프랑스 샤모니), 남자 2인승이 1932년(미국 레이크 플레시드)인 데 반해, 여자 2인승의 경우 2002년(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야 정식종목이 됐다. 안전상의 문제였다.

하나의 열정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7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벨기에 봅슬레이 대표팀이 훈련을 하고 있다.

▲ 하나의 열정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7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벨기에 봅슬레이 대표팀이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고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2008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아메리카컵 5차 대회 당시 4인승에 출전했던 우리 대표팀의 썰매가 뒤집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총 1.455km 중 1.2km를 뒤집힌 채 달렸다.

파일럿이었던 강광배 당시 감독의 헬멧이 깨지고, 얼굴과 팔꿈치, 가슴 등에는 심한 찰과상을 입었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끝까지 달릴 수 있었고, 이어진 6차 대회에도 무사히 출전했다. 당시 랭킹 15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전복사고도 간헐적으로 일어나지만 이외의 안전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당시에는 경기장에서 봅슬레이와 정비사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나 헬기로 이송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봅슬레이는 분명 매력이 있다. 위험을 무릅써서라도 쾌속으로 얼음 위를 질주하는 이 스포츠에는 '감동'이 있다. 19세기 말 스위스에서 썰매 경주로 시작하던 이 종목이, 1914년 첫 국제대회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불모지에 가까운 환경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거둬왔다. 특히 2008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아메리카컵에서 4인승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국민적 관심도 커졌다.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서영우 지난 1월 31일 오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봅슬레이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서영우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원윤종.

▲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서영우 지난 1월 31일 오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봅슬레이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서영우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원윤종. ⓒ 연합뉴스


참가 자체에 의미를 두는 종목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번 2018년 평창은 메달을 한 번 노려볼 만하다.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5~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5차 대회 금메달, 2016~2017 시즌 랭킹 '1위'에 빛나는 원윤종-서영우의 남자 2인승이 있다.

2017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아메리카컵 8차전에서 김유란-김민성 조가 여자 2인승 통합 우승, 이선혜-신미란 조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4인승 원윤종-서영우-김동현-전정린 조 역시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받는다. 모두 동토에서 다시 쓴 새 역사였다. 선수들의 사기와 의욕도 그만큼 높다. 특히 원윤종 선수는 이번 남북 공동입장에서 단일기를 드는 우리 쪽 기수이기도 하다.

경기장은 총길이 1.2~1.3km이며, 평균 경사도는 8~15%가 기준이다. 곡선로의 반지름은 20m 이상이어야 하고, 곡선과 직선, 오메가, 원형 등 다양한 코스가 존재한다. 커브는 14~22개를 배치하는 것이 올림픽 규정이다.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의 봅슬레이 경기장은 총길이 1376.38m, 표고 116.32m, 경사도 9.48%이다. 2번과 9번 코스가 승부처로 꼽힌다. 첫 경기는 2월 18일 오후 8시 5분, 남자 2인승 1차&2차 주행이다. 과연, 2018년에도 한국 봅슬레이 팀은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뱀다리: 아직 '봅슬레이'의 매력에 긴가민가한 독자가 있다면, <무한도전> 봅슬레이 편과 자메이카 선수들의 분투기를 그린 1993년 영화 <쿨러닝> 감상을 추천한다. 봅슬레이가 선사하는 눈물과 웃음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봅슬레이(금메달 3개): 남자 2인, 여자 2인, 오픈 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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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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