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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노조가 9일 사측과 잠정합의한 2년치 임단협 협상안 찬반투표를 집계하고 있다. 찬반투표는 가결됐다.
 현대중공업노조가 9일 사측과 잠정합의한 2년치 임단협 협상안 찬반투표를 집계하고 있다. 찬반투표는 가결됐다.
ⓒ 현대중공업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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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노조가 사측과 잠정합의한 2년치 임단협 협상안이 9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됐다. 앞서 지난 1월 9일 1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부결되면서 노조는 조합원들의 여론수렴을 거쳐 추가 교섭을 진행했다.

현대중공업노조는 "상여금 월할지급과 성과금 부족분, 유연근무제, 현안문제 등에 조합원들이 문제라고 지적한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여전히 부족한 내용으로 지난 7일 잠정합의를 했다"면서 "부족하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가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역의 최대현안이었던 현대중공업 임단협이 가결됐지만 진통은 지속될 전망이다. 9일 오전 울산 동구청장이 공무원 및 일부 지역 상인들과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벌인 시위를 두고 진보정당과 민주노총이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당 동구청장과 시의원, 임단협 표결 앞두고 노동자 압박"

민중당 울산동구지역위는 9일 오후 1시 30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임금협상 파행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권명호 동구청장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늘 아침 권명호 동구청장과 자한당 소속 강대길 시의원, 그리고 권명호 동구청장의 지휘 하에 있는 동구청 공무원 다수가 조선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대동해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면서 "들고 선 현수막에는 '어려운 지역경제를 생각해서 노동자들이 현명하게 선택해 달라'고 적혀 있지만 누가 봐도 임금협상이 2년째 타결되지 않고 있는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돌리는, 한마디로 사측 편을 들고 노동자를 압박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의 임금협상이 지금까지 타결되지 않았던 핵심 이유는 사측이 20%의 임금을 삭감하자는 것과,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상여금 월할 지급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조선시황이 어렵고 지속적인 조선산업 침체가 예상된다는 주장을 폈지만 조선업 호황기에 쌓아둔 13조원 가까운 사내유보금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었다"면서 "2016년에 1조 6419억 원, 2017년은 약 1754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중당 울산동구지역위는 9일 오후 1시 30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임금협상 파행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권명호 동구청장 규탄한다"고 밝혔다.
 민중당 울산동구지역위는 9일 오후 1시 30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임금협상 파행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권명호 동구청장 규탄한다"고 밝혔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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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민중당은 "임금 협상이 3년째 접어들도록 타결되지 않고 있으면서 지역 경제가 어려워지는 핵심 이유는 3대 경영세습과 이윤 극대화를 위해 노동자를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사측의 강압적 태도에 있는 것이지, 노동자들의 배부른 투정이 아닌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민중당은 "이런 상황에서 마치 노동자들의 이기주의 때문에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서 지역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식의 여론 공세를 펼치는 것이 과연 주민들의 삶을 책임져야 할 구청장이 할 말이며, 책임 있는 정당의 시의원이 할 말이냐"고 되물었다.

특히 이들은 "저희가 알아본 바로는 이들은 집회신고를 하지 않았다"면서 "집시법이 개정되어 신고하지 않고 집회를 하더라도 형사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폐기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신고는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법을 집행하는 행정기관의 수장이 이를 무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민중당은 "근무외 시간이라 하더라도 공무원들이 다수 집회에 동원되었는데 자신들의 의지로 스스로 참여한 것인지, 아니면 구청장과 자한당의 정치적 행위에 자신들의 의사에 반하여 동원된 것은 아닌지 이 또한 권명호 구청장은 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울산 "3만명 거리 내몰려도 침묵하던 구청장이 왜?"

금속노조 울산지부도 성명을 내고 "권명호 동구청장과 자유한국당 소속 강대길 시의원, 그리고 동구청 공무원 다수가 자영업자들을 대동하고 현대중공업 정문에서 '어려운 지역경제를 생각해서 노동자들이 현명하게 선택해 달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면서 "이는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조합원들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현대중공업은 어마어마한 사내보유금과 이익을 내면서도 '어렵다'를 반복하며 3만명의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았다'면서 "3만명의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려 생계가 파탄나고 이 여파로 동구 경제가 휘청거림에도 권 동구청장과 자유한국당은 일언반구 하지 않다가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노동자들 때문에 마치 동구가 어려워진 것처럼 떠들며 압박하는 행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구청장 및 오늘 그 자리에 있었던 당사자들은 주민인 노동자들을 협박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하고 즉각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태그:#현대중공업 , #임단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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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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