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은 평화' 남북공동입장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KOREA' 피켓과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선수들이 공동입장하고 있다.

▲ '평창은 평화' 남북공동입장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KOREA' 피켓과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선수들이 공동입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 이희훈


남북 지도자들 쳐다보는 미국 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선수 입장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 위 두번째부터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공동입장하는 선수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국부통령(오른쪽 아래)이 남북 지도자들을 쳐다보고 있다.

▲ 남북 지도자들 쳐다보는 펜스 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선수 입장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 위 두번째부터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공동입장하는 선수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국부통령(오른쪽 아래)이 남북 지도자들을 쳐다보고 있다. ⓒ 연합뉴스


1996년 생 동갑내기 두 선수가 밝게 웃으며 성화를 넘겨받았다. 주인공은 여자 아이스하키 팀 '코리아(남북 단일팀)'의 박종아(남측)·정수현(북측) 선수. 며칠 전 기자회견에서 다소 굳은 표정이던 정수현 선수도 이날만큼은 해맑은 미소를 내보였다.

2017년 11월 1일 한국에 도착해 101일, 2018km를 달려온 성화는 이날 세 스포츠 스타(전이경, 박인비, 안정환)의 손을 거쳐 박종아·정수현 선수에게 쥐어졌다. 비슷한 키의 두 선수는 각자의 한 손으로 성화를 움켜쥔 채 발을 맞춰가며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나, 둘, 하나, 둘... 발 맞춰 오른 계단의 끝엔 '피겨 여왕' 김연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조명이 김연아를 비추자 스타디움이 들썩였다. 흰 원피스에 스케이트를 신은 김연아는 우아한 스케이팅을 선보인 뒤 성화를 넘겨받았다.

김연아, 평창불꽃을 깨우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최종 성화점화 주자로 나선 김연아 선수가 스케이트 연기를 하고 있다.

▲ 김연아, 평창불꽃을 깨우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최종 성화점화 주자로 나선 김연아 선수가 스케이트 연기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단일팀 정수현(북측), 박종아(남측) 선수가 성화 봉송을 하고 있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단일팀 정수현(북측), 박종아(남측) 선수가 성화 봉송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연아, 평창불꽃을 깨우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최종 성화점화 주자로 나선 김연아 선수가 섬화점화를 하고 있다.

▲ 김연아, 평창불꽃을 깨우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최종 성화점화 주자로 나선 김연아 선수가 섬화점화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달항아리 성화와 불꽃놀이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가 점화되가 불꽃놀이가 시작되고 있다.

▲ 달항아리 성화와 불꽃놀이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가 점화되가 불꽃놀이가 시작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평창올림픽 화려한 개막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열리고 있다.

▲ 평창올림픽 화려한 개막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열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그가 성화대 하단에 불을 붙이자 불꽃은 성화대 상단 25m 높이에 걸린 '달항아리'를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흰 달항아리에 붉은 화염이 힘차게 일었다. 현장을 찾은 4만여 관중들도 힘찬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9일 오후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렸다. 베일에 싸여있던 최종 성화 봉송 주자는 굳이 설명할 것 없는 김연아였다. 17일 동안 평창을 밝힐 성화 아래에서 92개국 6500명의 선수단을 위한 경쟁과 화합의 장이 열렸다.

'평창은 평화' 남북공동입장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공동입장이 이뤄진 가운데 남측 원윤종, 북측 황충금 선수가 한반도기를 들고 있다.

▲ '평창은 평화' 남북공동입장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공동입장이 이뤄진 가운데 남측 원윤종, 북측 황충금 선수가 한반도기를 들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 이희훈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 이희훈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 이희훈


이날 개회식의 키워드는 단연 '평화'였다. 한반도기를 선두로 한 남북 선수들의 공동입장은 2011년 창춘동계아시안게임 이후 7년 만에 펼쳐진 장관이었다. 한반도기는 남측의 원윤종(남, 스켈레톤), 북측의 황충금(여, 아이스하키) 선수가 함께 들었다.

이날 개회식에서 마이크를 잡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남북 공동입장은 전 세계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라며 "전 세계가 함께 이 경험을 나누길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어로 "함께 가요, 평창"을 외치기도 했다.

바흐 위원장 직전에 연단에 오른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도 "스포츠는 분쟁과 갈등을 넘어 화합과 평화를 이뤄내는 위대한 힘을 가진다"라며 "평창올림픽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그리고 평화를 갈망하는 전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불빛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아·정수현 선수의 동시 등장도 강한 인상을 주었다. 두 선수가 함께 성화를 잡고 나란히 계단을 오르는 모습에 관중들은 큰 환호를 보냈다. 두 선수는 개회식 다음 날인 10일 함께 빙판 위에 올라 스위스를 상대로 경기를 벌인다.

북측응원단 한반도기 응원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열리기 전 북한 응원단이 한반도기를 펼치고 노래응원을 하고 있다.

▲ 북측응원단 한반도기 응원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열리기 전 북한 응원단이 한반도기를 펼치고 노래응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북 응원단 '박수' 북측 응원단이 9일 오후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다. 단원들이 개회식 도중 박수를 치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 북 응원단 '박수' 북측 응원단이 9일 오후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다. 단원들이 개회식 도중 박수를 치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 소중한


인공기 든 북 응원단 북측 응원단이 9일 오후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다. 응원단원들이 인공기릘 든 채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 인공기 든 북 응원단 북측 응원단이 9일 오후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다. 응원단원들이 인공기릘 든 채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 소중한


북측 응원단 230여 명도 이날 개회식 현장을 찾아 한반도기를 흔들며 열띤 응원전을 선보였다. 가만히 앉아 개회식을 치켜보던 북측 응원단도 남북 공동입장과 사전 행사 때 남북 태권도 시범단 등장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목소리를 높였다.

그들은 "힘내라, 힘내라!", "조국통일, 조국통일, 와아!",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큰 목소리로 외쳤다. '아리랑', '고향의봄', '반갑습니다'와 같은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국내외 관중들은 이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큰 관심을 보였다.

북측 응원단은 개회식 중 인공기를 들기도 했다. 사전 행사로 남북 태권도 시범단이 나왔을 때였다. 남측 시범단이 단독으로 공연할 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그들은 북측 시범단이 단독 공연을 선보이자 인공기를 꺼내 흔들며 환호를 보냈다. 이어 공동 공연이 이어지자 다시 한반도기로 바꿔 들고 응원을 이어갔다.

평화의 땅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평화의 땅' 주제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 평화의 땅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평화의 땅' 주제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태극 : 우주의 조화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태극 : 우주의 조화' 주제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 태극 : 우주의 조화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태극 : 우주의 조화' 주제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화려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축하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 화려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축하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화려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축하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 화려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축하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가수 전인권·이은미·하현우(국카스텐)·안지영(볼빨간사춘기)은 '이매진(Imagine)'을 합창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것을 상상해보세요(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라는 가사가 담긴 이 노래는 평화를 상징하는 존 레논의 대표곡이다. 네 가수가 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관중들은 미리 배부된 손전등(촛불 상징)을 흔들었고, 무대 위에도 불빛이 모여 평화를 상징하는 대형 비둘기가 그려졌다.

조직위 측은 이를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이라고 표현하며 "기록과 승패를 뛰어넘는 열정으로, 이념과 갈등을 이겨내는 조화로, 국경과 인종을 초월하는 융합으로, 전 세계인을 하나로 잇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모두가 함께 평화의 움직임을 만들어갑니다"라고 설명했다.

남북공동입장에 기립박수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북측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남북선수들의 공동입장에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 남북공동입장에 기립박수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북측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남북선수들의 공동입장에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악수하는 문재인-김여정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 악수하는 문재인-김여정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평창 외교전' 돌입 문재인 대통령(앞줄 왼쪽 두번째),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뒷줄 오른쪽에서 첫번째 두번째),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앞줄 오른쪽 두번째)과 일본 아베 신조 총리(앞줄 맨 오른쪽)가 9일 오후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을 지켜보고 있다.

▲ '평창 외교전' 돌입 문재인 대통령(앞줄 왼쪽 두번째),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뒷줄 오른쪽에서 첫번째 두번째),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앞줄 오른쪽 두번째)과 일본 아베 신조 총리(앞줄 맨 오른쪽)가 9일 오후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을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현장을 찾아 개회를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뒤편으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여동생)이 자리했고, 좌측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내외가 앉았다.

개회식 직전에 열린 리셉션에서는 문 대통령과 함께 마이크 펜스 부통령,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헤드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는 성사되지 못했다. 펜스 부통령은 리셉션 현장에 10여 분 늦게 도착한 데다가 5분 만에 자리를 떴다. 청와대는 "일정 협의 과정에서 불참 의사를 내비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다른 정상들과 악수를 나눴음에도 김영남 위원장과는 악수를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올림픽 개회식 김연아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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