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다목적구장을 방문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우리 응원단을 뜨겁게 환대해 준 인제군민들에게 다시 한 번 사의를 표하면서 오늘 우리의 소박한 공연이 통일을 부르는 거족적 대합창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23일 오후 강원 인제군 남북리 다목적구장. 오영철 북측 응원단장의 인사에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다. 올림픽 기간 중 인제군에 위치한 인제 스피디움에서 머물렀던 북측 응원단은 이날 자신들을 환대해준 강원 인제군민들에 감사를 표하기 위한 특별공연을 열었다. 1000여 명의 시민들이 공연장에 운집했다. 미처 앞쪽에 자리를 못 잡은 사람들은 일어서거나 조금이라도 높은 곳을 찾아 움직였다. 아예 가설치된 철물구조물 위에 올라가 자리를 잡은 이도 있었다.
이는 응원단의 첫 번째 실내 공연이자 시민과 마주하는 여섯 번째 공연이기도 하다. 항상 패딩 점퍼를 입고 다녔던 북측 기자단도 이날만큼은 정장을 갖춰 입고 취재에 나섰다.
▲ 감사 꽃다발 건네받는 오영철 북측 응원단장 오영철 북측 응원단장과 리은정 지휘자가 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다목적구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공연에 참석, 이순선 인제군수와 어린이가 준비한 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 ⓒ 유성호
오 단장은 공연에 앞서 "우리 응원단은 인제에 처음 왔지만 산천이 낯설지 않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오래 전부터 정을 나누어 온 정다운 이웃 같이 느껴진다"면서 "금강산과 잇닿은 설악산 자락에 소양강 맑은 물이 굽이치는 이곳 인제는 백두대산 줄기로 이어진 하나의 강토이고 이 자리를 함께 한 우리는 한 핏줄을 나눈 동족이기 때문"이라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예로부터 마음을 합치고 뜻을 같이 하면 천하를 다스린다고 했다"면서 "지금 우리들이 가슴 깊이 지니고 있는 열렬한 동포애, 끊을 수 없는 혈육의 정을 합치고 다지면, 그것이 곧 민족의 화합이고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에 남(南)강원도에서 열린 겨울철 올림픽과 더불어 산수가 아름다운 인제에서 울려 퍼질 우리 민족끼리의 장엄한 메아리는 화해이고 단합이며, 우리 조국 통일의 새 역사를 써 나가는 북과 남의 참 모습으로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숙소로 지냈던 곳이라 감사공연까지, 더 가깝게 느껴진다"
▲ 북측 응원단 "우리 다시 만나요"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다목적구장을 방문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북측 응원단, 인제군 방문 공연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다목적구장을 방문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 북측 응원단, 인제군 방문 공연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다목적구장을 방문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 북측 응원단, 인제군 방문 공연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다목적구장을 방문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 북측 응원단, 인제군 방문 공연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다목적구장을 방문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응원단은 이번 공연에선 앞서 조금씩 다르게 연출했던 공연들을 모두 모아 선보였다. 17일 공연에서 처음 선보였던 응원단원들의 안무나 20일 공연에서 처음 마이크를 쥐고 불렀던 <고향의 봄> 3중창, 22일 공연에서의 부채춤까지 차례차례 이어졌다. 실내공연에 맞게 새로 추가된 것도 있었다. 응원단은 항상 취주악단의 연주로만 이뤄졌던 마지막 곡 <다시 만납시다>에 합창을 넣었다.
시민들은 북측 응원단의 <까치까치 설날> 5중창 땐 박수로 박자를 맞췄고, 흰색 바탕에 파란색 띠가 새겨진 응원단원들이 양팔을 뻗치고 기계체조와 같은 회전을 선보일 땐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연주가 하나씩 끝날 때마다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면서 단일기(한반도기)를 흔들었다.
공연은 45분 가량 이어졌다. 이순선 인제군수는 공연 후 오영철 단장과 리은정 취주악단 지휘자에게 꽃다발을 안겼다. '평양시민'을 자처하는 탈북민 김련희씨는 이날 공연 말미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자"고 나섰다가 정부 측 인사들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감사공연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인제군민인 이희자(62, 여)씨는 "(인제 소재) 재단에서 일하고 있어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자주 접하는 편인데, 생각보다 (북측 취주악단도) 잘하는 것 같다. 취주악단 공연이 참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측은) 한국만큼 자유롭지 않은 곳이라서 공연 수준이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아무개(53, 남)씨는 "안사람과 같이 못 온 게 아쉽다. 그래서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면서 "공연은 훌륭했다. 앳된 모습인데 딱딱 맞춰서 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이런 것을 내 평생 다시 볼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강릉에서 온 이혜림(31, 여)씨는 "(북 삼지연관현악단 강릉 공연 땐) 응모했지만 안 됐고, 이번에 북측 공연을 처음 봤다"면서 "속소로 지냈던 곳이라고 감사공연까지 (북측 응원단이) 해서, 더 가깝게 느껴진다. 연습도 많이 하신 것 같아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북측 응원단은 오는 24일 오후 4시 강원 원주시 종합체육관에서 특별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 북측 공연 관람하는 평양 시민 김련희씨 "딸들아 손이라도 잡아보자" 7년 전 탈북 브로커에 속아 한국에 온 이래 지금까지 북송을 요구하고 있는 김련희씨가 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다목적구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북측 응원단 공연을 관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 북측 응원단 반기는 시민들 "조국 통일"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다목적구장을 방문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공연을 선보이자,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 유성호
▲ 북측 응원단 반기는 시민들 "조국 통일"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다목적구장을 방문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공연을 선보이자,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 유성호
▲ 북측 응원단 반기는 시민들 "우리는 하나다"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다목적구장을 방문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공연을 선보이자,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 유성호
▲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23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다목적구장을 방문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공연을 마친 뒤 떠나자, 시민들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