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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6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대북특사단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한 모습.
 지난 5일 오후 6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대북특사단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한 모습.
ⓒ 청와대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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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의 연속이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이 파견한 '대북특별사절 대표단'에 대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모습을 잇달아 연출하고 있다.

수석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특사단은 지난 5일 오후 2시 50분께 평양에 도착한 뒤 불과 3시간여 뒤인 오후 6시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면담하고 만찬을 함께했다.

1972년 최초의 대북특사였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을 비롯한 역대 대북특사 중 방북 당일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면담하고 만찬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은 방북 이틀째인 5월 4일 새벽에 당시 김일성 수상을 만났다. 2007년 8월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방북했을 때도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은 일정 둘째 날 이뤄졌다. 2005년 6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6·15정상회담 5주년 기념행사에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했을 때에도 3박 4일간의 일정 중 마지막 날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다.

조선노동당 청사 남측에 첫 공개

지난 5일 오후 6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대북특사단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한 모습.
 지난 5일 오후 6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대북특사단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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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특사단과 면담·만찬을 한 '조선노동당 청사'(본관 진달래관)도 남측 인사들에게는 처음 공개한 곳이다. 당이 정부를 지도하는 '당-국가 체제'인 북에 있어, 김정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조선노동당 본관은 심장부 중의 심장부인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북에서도 각별히 신뢰했던 임동원 대북특사도 가보지 못했던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만찬에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와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동석한 것도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김 부부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특사 방남했다는 점에서 당연해 보이는 측면도 있지만, 부인을 동반한 것은 특히 이례적이다. 선대 수령들이 남측 인사를 만나는 장소에 부인을 동반한 것 역시 최초다.

청와대에 따르면, 대북특사단도 "북측이 환대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손을 일일히 뜨겁게 잡아주시며"... 면담 내용까지 구체적 보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6일 1면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의 전날 면담 사진과 기사를 게재했다. 김 위원장과 대북특사단이 찍은 기념사진이 1면 중앙에 배치돼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6일 1면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의 전날 면담 사진과 기사를 게재했다. 김 위원장과 대북특사단이 찍은 기념사진이 1면 중앙에 배치돼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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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들도 대북특사단 활동을 큰 비중으로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자 1면과 2면에 김 위원장의 대북특사단 면담 내용을, 본사정치보도반 명의 기사에 사진 10장을 붙여 상세하게 전했다.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5일 평양에 온 남조선대통령의 특사대표단 성원들을 접견하시었다"며 "특사와 일행의 손을 일일이 뜨겁게 잡아주시며 그들의 평양방문을 열렬히 환영하시였다"는 내용이었다. 담화(면담)가 '동포애적이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도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이 "남측특사로부터 수뇌상봉과 관련한 문재인대통령의 뜻을 전해들으시고 의견을 교환하시였으며 만족한 합의를 보시었다" "남측특사대표단일행과 북남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시키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데서 나서는 문제들에 대하여 허심탄회한 담화를 나누시었다"고 밝혔다.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핵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음을 밝힌 것이다.

또 김 위원장이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세계가 보란듯이 북남관계를 활력있게 전진시키고 조국통일의 새 역사를 써나가자는 것이 우리의 일관하고 원칙적인 입장이며 자신의 확고한 의지라고 거듭 천명하시었다"고 밝혀,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정은, 북남관계 전진이 자신의 확고한 의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5일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를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왼쪽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 정의용 특사와 반갑게 악수하는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5일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를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왼쪽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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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과 라디오 매체인 조선중앙방송 등 다른 매체들도 이날 오전 6시 30분∼40분께 같은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평소 북한 매체의 보도 속도에 비하면 매우 빠른 모습이다.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동족의 경사'라고 표현하며 대표단 파견 방침을 밝혔던 김정은 위원장이 계속해서 매우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특사단의 핵심임무인 '북미대화의 물꼬를 열기 위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어떤 언급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태그:#대북특사단, #김정은, #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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