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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전부터 어머니(오희옥 지사)는 약간 의식을 회복하신 듯 부르면 고개를 끄떡이고 계십니다. 하지만 기력이 없으신 듯 아직 말씀은 못하십니다. 다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손으로 뭔가 쓰시려고 몇 차례 시도하셨습니다. 아마 일정 잡힌 계획을 걱정하신 듯하여, 여쭈니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이는 지난 17일,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지신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92)의 상황을 아들인 김흥태(55)씨로부터 26일 오전 11시 전화통화로 확인한 이야기다.  

오희옥 지사는 17일 발병 후 곧바로 수원 성빈센트병원으로 모셨다가 지난 22일부터 서울중앙보훈병원 (강동구 진황도로 61길 53) 외과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중이다.   

오희옥 지사가 입원중인 서울중앙보훈병원 중환자실
▲ 서울중앙보훈병원 오희옥 지사가 입원중인 서울중앙보훈병원 중환자실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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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현재 서울중앙보훈병원 외과 중환자실에서 3일째를 보내고 계신 오희옥 지사의 병세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나 가래 등 호흡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병원측에 따르면, "뇌혈관 붓기의 빠짐과 기타 부위가 경색되지 않도록 하는 치료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가래에 의한 호흡곤란이 곤란이 오지 않도록 의료진이 24시간 관찰하고 있다"고 한다.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대(代)부터 '3대가 독립운동을 한 일가'에서 태어나 1939년 4월 중국 유주에서 결성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第5支隊)에서 광복군으로 활약했으며 1944년에는 한국독립당(韓國獨立黨)의 당원으로 활동하였다.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

서예가이기도 한 오희옥 지사님 전시회에서 고운 모습(2016.11.1)
▲ 오희옥 1 서예가이기도 한 오희옥 지사님 전시회에서 고운 모습(2016.11.1)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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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옥 지사님의 부모님 오광선 장군, 정현숙 지사도 독립운동가이다.
▲ 오광선, 정현숙 오희옥 지사님의 부모님 오광선 장군, 정현숙 지사도 독립운동가이다.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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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 출신인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1935), 중국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 ~ 1967), 만주에서 독립군을 도우며 비밀 연락임무 맡았던 어머니 정현숙 (1900~1992),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 (1924~1969)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참령(參領)을 지낸 형부 신송식(1914~1973)등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한 집안이다.

용인 출신인 오희옥 지사는 평소 "고향인 용인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소원이 이뤄진지 한 달도 안 돼 쓰러져 더욱 주변의 안타까움을 받고 있다. 그간 오희옥 지사는 수원시 보훈 복지타운에서 홀로 생활해왔으며 올해 3・1절부터 고향인 용인 시민들의 성금으로 마련한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생존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유순희 지사, 기자, (2017.3.31)
▲ 오희옥 2 생존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유순희 지사, 기자, (2017.3.31)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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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독립운동가들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다 만난 오희옥 지사와 기자와는 남다른 인연이 있던 터라 이번에 갑자기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치 어머니가 쓰러지신 듯 가슴이 아프다.

현재 서울중앙보훈병원 외과 중환자실은 가족 외에 면회가 금지되어 있어 찾아 뵐 수 없지만 아드님과 긴밀한 연락을 하고 있어 오희옥 지사의 병세를 걱정하는 분들에게 들어오는 소식이 있을 때마다 알리고자 한다. 하루 속히 오희옥 지사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시길 두 손 모아 빈다.

덧붙이는 글 | 신한국신문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오희옥, #여성독립운동가, #항일독립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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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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