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때 그 벅찬 해방의 감격이 막
맑고 밝은 희망으로 나부끼던 싱그러운 섬마을마다
느닷없이 불을 싸지르고 집중사격으로
쓰러진 사람 사람들
자지러지던 어린 것은 시끄럽다고 쏴버리고
웬짓이냐 이놈들아 웬짓이냐 이놈들아 울부짖던
어머니는 첩자라고 갈겨버리고
그 범죄가 질서가 되고 역사가 되어온 치욕
통곡마저 반역이 되던 세월
죽고 나서도 죽지 못한 원한이
마치 모래밭에 떠밀린 미역쪼가리마냥
몸부림쳐 일으킨 샛바람이여
이제는 몰아쳐 이제는 몰아쳐
저 반역의 역사를 발칵 뒤집어엎어라
오늘도 흰구름 이고 껌뻑이는 한라여
그때 그 찢겨진 참해방의 깃발
하늘 높이 하늘 높이 나부끼시라
그날 그 피눈물의 싸움은
저만치 앞서가는 인류의 영원한 길라잡이라
아, 천년만년 한결같은 변혁의 샛바람이여
이어차아 쳐라쳐라 이어차아 쳐라쳐라
이어~차 이어~차 이어~차~ 이어~차~
덧붙이는 글 | 백기완 씨는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