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2패를 기록했다.

▲ 한국 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2패를 기록했다. ⓒ 대한축구협회


신태용호가 북아일랜드, 폴란드와의 유럽 평가전을 끝으로 사실상 마지막 실험을 마쳤다. 이번 평가전은 5월 중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할 최종 23명의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치른 모의고사였다.

한국과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에 속한 스웨덴, 독일을 상대하기에 앞서 북아일랜드, 폴란드전을 통해 적응력을 높이고, 현재의 전력을 점검해볼 좋은 기회였다. 미리 강팀과의 경기에서 예방주사를 맞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스웨덴, 독일보다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지는 두 팀을 맞아 모두 패했기 때문이다.

김민재 밀착수비 김민재가 27일(현지시간) 폴란드 카토비체 주 호주프 실레시안 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전에서 피오트르 지엘린스키를 밀착수비하고 있다.

▲ 김민재 밀착수비 김민재가 27일(현지시간) 폴란드 카토비체 주 호주프 실레시안 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전에서 피오트르 지엘린스키를 밀착수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특히 신태용호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된 것은 수비 불안이다. 북아일랜드, 폴란드와의 2연전에서 무려 5실점을 기록했다. 폴란드전에서는 플랜 B였던 스리백 전술로 나섰지만 수비 숫자만 많았을 뿐 결코 조직적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부상을 당한 김민재의 교체 아웃으로 급기야 다시 플랜 A 포백으로 돌아섰지만 시종일관 불안감을 노출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 모두 90분을 온전히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은 없었고, 압박의 강도는 빈약했다. 미드필드에서 상대의 전진 패스를 쉽게 통과하면서 수비진은 고스란히 위험 부담을 떠안고 있다. 이토록 엉성한 수비 조직력으로는 월드컵 본선에서 큰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29일 인천국제공항 귀국 인터뷰에서 수비 불안에 대해 "플랜 A도 중요하지만 플랜 B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스리백은 하루 정도 훈련했다. 김민재의 부상으로 커버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고,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졌다. 하지만 플랜B가 결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0일간 시간을 두고 준비하면 좋은 옵션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태용 감독은 최종엔트리와 관련해 "80% 정도 구상을 마쳤다. 이번 유럽 원정을 통해 발견한 오답노트를 통해 나머지 20%를 채워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많지 않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는 겨우 약 80일 남짓이다. 적어도 이번 평가전에서 내용과 결과를 가져왔어야 했는데 아직까지 문제점 투성이다.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조직력을 가다듬어야 할 시기에 신태용 감독은 여전히 새로운 전술 실험과 최적의 선수 조합을 찾는데 여념이 없었다.

향후 대표팀 일정은 5월 중순 최종 소집 훈련과 네 차례의 평가전만 남아있다. 더 이상 실험을 할 여유조차 없다. 완벽하다 볼 수 없는 플랜 A를 제쳐두고 과연 플랜 B 개발이 옳은 선택일까. 실질적으로 남은 기간 동안 벼락치기로 오답노트를 풀어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월드컵 전까지 4번의 평가전만 남았다

신태용 감독 한국 A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월드컵까지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많은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 신태용 감독 한국 A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월드컵까지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많은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 대한축구협회


무엇보다 수비 조합부터 걱정이다. 수비진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장현수가 가장 큰 불안요소다. 매 경기 결정적인 실점 상황에서는 늘 장현수가 함께한다. 수비수의 1차 덕목이라 할 수 있는 안정감이 결여됐다. 오히려 A매치 경력이 적은 1996년생 신예 김민재를 바라보고 있는 게 한국 축구의 현 주소다. 신태용 감독으로부터 처음으로 발탁된 홍정호는 폴란드전에서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한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좋은 기량을 선보이던 홍정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측면 수비는 느슨한 대인 마크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주전 왼쪽 풀백을 꿰찬 김진수는 무릎 인대 부상으로 6주 판정을 받았다. 몸 상태를 끌어올리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오른쪽은 아직까지 확실한 주전을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용과 최철순의 경쟁 구도가 유력하다.

기성용의 파트너 자리도 아직까지 안개정국이다.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전에서 고요한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후 정우영이 동이시안컵을 기점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번 유럽 평가전에서는 박주호가 급부상했다. 2경기 연속 도움을 올리며 빼어난 공격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다소 민첩하지 못한 움직임과 불안한 수비는 과제로 떠올랐다.

손흥민 황희찬 시너지 황희찬(오른쪽)과 손흥민이 27일(현지시간) 폴란드 카토비체 주 호주프 실레시안 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전에서 함께 공격하고 있다.

▲ 손흥민 황희찬 시너지 황희찬(오른쪽)과 손흥민이 27일(현지시간) 폴란드 카토비체 주 호주프 실레시안 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전에서 함께 공격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공격 조합 역시 고민거리다. 손흥민의 최적의 파트너가 누구일지 무주공산이다. 신태용호 최다 득점자였던 김신욱은 북아일랜드, 폴란드전에서 존재감 없는 플레이로 비판의 중심이 됐다. 2경기 연속 조커로 출전한 황희찬은 저돌적인 움직임과 전방 압박, 폴란드전에서 1골을 터뜨리며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았고, 컨디션 난조로 결장한 이근호를 실험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신태용호, 향후 A매치 평가전 일정

vs 온두라스 (5월 28일)
vs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6월 1일)
vs 볼리비아 (6월 7일)
vs 세네갈 (6월 11일)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한국 신태용 손흥민 장현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