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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있다.
▲ 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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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하루 종일 판문점에서 정상회담과 친교산책, 환영만찬을 함께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에게 '어떤 인상'을 받았을까?

문 대통령은 30일 오후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신이 김 위원장에게서 받은 인상을 "솔직담백하고 예의가 바르더라"라고 말했다고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문 대통령의 '김정은 인상비평'에 옆에 있던 주영훈 대통령경호처장이 거들었다. 주 처장은 "남북 정상 두 부부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찬장으로 올라갈 때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이 먼저 타도록 손짓했고, 리설주 여사가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자 김 위원장이 김정숙 여사가 먼저 타도록 리설주 여사의 손을 잡아 끌더라"라고 전했다.

1984년생으로 알려진 김정은 위원장이 31살이나 더 많은 문 대통령(1953년생)을 배려할 정도로 예의가 바르더라는 얘기다.

문재인 "내가 봐도 도보다리 산책, 대화 모습 좋더라"

또한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때 총 44분간 진행된 도보다리 산책과 대화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도보다리 산책에서 대화를 나눌 때는 대화에 집중하느라 주변을 돌아볼 수 없었다"라며 "회담이 끝난 뒤 청와대에 돌아와서 방송에 나온 것을 보니 내가 봐도 보기가 좋더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말 조용하고, 새소리가 나는 그 광경이 참 보기 좋았다"라며 "나쁜 것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비무장지대를 잘 보전하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큰 자산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라고 인상어린 소회를 털어놓았다.

지난 27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후 4시 36분 도보다리 산책에 나섰다. 남측에선 조한기 청와대 의전비서관, 북측에선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만 수행한 채였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4시 44분 도보다리 끝에 설치된 녹슨 군사분계선 표지물 앞에 도착했고, 그곳 벤치에 앉아 단둘만의 대화를 나누다 오후 5시 12분이 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의 평화의집에 돌아온 시각은 오후 5시 20분. 총 44분 동안 진행된 도보다리 산책과 대화에서 나눈 이야기는 두 정상만이 알 뿐이다.

다만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도보다리에서는 주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묻고 문 대통령이 대답을 해주었다고 한다"라며 "핵실험장 폐기 공개는 도보다리에서 나온 얘기는 아니다"라고만 전했다.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내에서 기념식수를 했다.
▲ 기념식수하는 남-북 정상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내에서 기념식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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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수에 사용된 '백두산 흙'이 특별한 이유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북에서 가져온 백두산 흙이 그냥 흙이 아니더라"라며 정상회담 당시 기념식수에 사용된 백두산 흙에 관한 흥미로운 일화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이 화산재로만 덮여 있어서 백두산 백두교에서 장군봉 마루까지는 흙이 없다, 그래서 백두산 흙을 가져오기 위해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풀인 만병초라는 풀을 뽑아서 그 풀의 뿌리에 묻어있는 흙을 털어서 모아모아 가져온 것"이라며 "그냥 몇 삽 퍼서 가져온 게 아니고, 정성이 담겨 있는 흙이더라"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김창선 부장이 기념식수할 때 그렇게 설명했다고 한다"라며 "김창선 부장이 해준 이야기를 문 대통령이 회의에서 전달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당시 한라산 흙과 백두산 흙, 한강수와 대동강수를 기념식수에 사용했다. 두 정상이 사용한 삽의 경우에도 삽날은 남한의 철로 만들었고, 삽자루는 북한의 숲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침엽수로 만들었다. 철저하게 평화와 화합, 번영의 메시지에 충실한 행사였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에게 남북 정상간 핫라인(직통전화)과 관련해 "정말 언제든 전화를 걸면 받는 겁니까?"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그런 것은 아니다, 서로 미리 실무자끼리 약속을 정하고 걸고 받는 거다"라고 답변했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은 지난 20일 설치됐고, 같은 날 청와대 본관 집무실과 북한 국무위원회 사이에 첫 시험통화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남북이 합의했던 남북 정상간의 통화는 정상회담 전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오늘 회의에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조만간 첫 통화를 할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희호 여사 축전에 "노벨상은 트럼프...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돼"

한편 이날 수석.보좌관회의가 진행되는 도중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축전을 보냈다는 내용이 문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청와대 관계자가 "이희호 여사가 축전 끝부분에 '큰 일을 해내셨다, 노벨평화상을 받으시라'라는 덕담을 적어 보냈다"라고 보고하자, 문 대통령은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야 한다,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라고 말했다. 


태그:#문재인, #4.27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도보다리, #백두산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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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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