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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생일을 맞는 콩콩이...사진 찍을 때는 오토 포즈다. 엄지와 검지를로 v 자를 그린다.
▲ 콩콩이 다섯번째 생일을 맞는 콩콩이...사진 찍을 때는 오토 포즈다. 엄지와 검지를로 v 자를 그린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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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 콩콩이의 다섯 번째 생일이다. 언니는 동생이 눈치채지 않게 방문을 걸어 잠그고, 편지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등 파티 준비에 여념이 없다. 깜짝 생일 이벤트다. 덩달아 아내는 미역국을 끓이고 전도 부친다. 너무 요란을 떤다고 할 수 있지만 이런 조그만 가족 행사를 하다 보면 새삼 가족 간의 연대감이 진하게 느껴진다.

 

한 지붕 밑에 살았던 많지 않은 자녀들이지만 함께 모이는 기회가 많지 않다. 오손도손 지냈으면 하는 생각과는 달리 만남이 자주 이루어지지 않는다. 1년에  한두 번 정도다. 아이들 생일잔치는 아이들만을 위한 잔치가 아니다. 가족 소통의 자리고 화합의 시간이기도 하다.

지난달 19 일 다섯번째 생일 파티를 했다. 전 날 부터 들뜬 손녀를 보니 덩달아 즐겁다. 이런 잔치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흥이 난다. 명절 외에는 모일 수 없는 가족의 모임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 언어도 순화되고... 소통도 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
▲ 콩콩이의 생일 파티 지난달 19 일 다섯번째 생일 파티를 했다. 전 날 부터 들뜬 손녀를 보니 덩달아 즐겁다. 이런 잔치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흥이 난다. 명절 외에는 모일 수 없는 가족의 모임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 언어도 순화되고... 소통도 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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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는 까닭에 아이들의 잔치에 기껏 동참한다. 언니와 동생이 하얀드레스를 입고 고깔모자를 썼다.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함께 부르는 생일 축하 노래에 주인공은 한껏 들뜬다. 그리고 선물을 증정하고... 손녀 콩콩이의 입이 크게 벌어진다.
 

하이라이트는 언니의 축하 편지다. 4년 터울이라 질투와 시기, 다툼 같은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언니는 "질투도 하고 시기도 했어"라고 썼다. 후회하고 반성하는 마음이 절절히 묻어난다. 어린 아이들의 가슴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다섯 살이면 만 세 살 때다. 혼자 사랑만 받다가 동생에게 관심을 빼앗기니 상실감을 느낄 만하다. 막무가내로 떼를 쓰던 언니, 그 언니가 동생에게 반성과 격려의 편지를 썼다. 그래서 이번 생일파티는 더욱 빛났다. 둘째를 갖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큰아이 때문이라는 어느 엄마가의 말도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동생 생일을 맞아 언니가 쓴 편지다. 대수롭게 생각지 않았다. 자매간의 질투가 심각한 줄을 처음 알았다. 반성과 사랑이 가득한 편지를 보고 아이들 세계를 조금 이애할 것 같다.
▲ 언니의 편지 동생 생일을 맞아 언니가 쓴 편지다. 대수롭게 생각지 않았다. 자매간의 질투가 심각한 줄을 처음 알았다. 반성과 사랑이 가득한 편지를 보고 아이들 세계를 조금 이애할 것 같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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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우야. 안녕? 하은이 언니야. 내가 5살 때 네가 태어나서 질투도 하고 시기도 했어. 네가 크면서 내가 양보해야 되는 점이 늘어나서 그런 것 같아. 네가 유치원에서 받은 선물, 과자 다 언니가 가져서 미안하고 항상 고마워. 언니가 항상 바이올린 잘 하라고 잔소리해서 미안해. 은우야 항상 말하지만 넌 분명히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될 거야. 노력하고 하나님께 기도해봐. 그럼 할 수 있어.

아, 참 생일 축하해... 우리 은우에게 무슨 선물 줄까 고민했는데, 너처럼 어린 나이에는 편지와 팔찌 그리고 파티가 제일 좋을 거야. 내가 준비한 선물이 싫더라도 순순히 받아주면 좋겠어. 왜냐하면 언니가 이번 너의 생일만큼은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거든. 항상 언니가 사랑하는 거 알지? 유치원에서 괴롭히면 언니한테 말해. 언니가 혼내 줄게.

생일 축하해.
- From 언니가

몇 년 동안 손녀를 돌본답시고 어린이집, 도서관, 놀이터 등을 찾았다. 아이들과 함께 꽃잎 등으로 요리를 만들고 무당벌레를 찾아 풀밭을 뒤지기도 했다. 돌멩이로 집을 짓는다. 아이들 틈바구니에서 생활하다 보니 몸도, 마음도 어린이처럼 가벼워졌다.

무서워서 생각도 못하더니 정상에 올랐다.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가는 손녀다. 어른들의 걱정과 우려 속에서 모험을 즐긴다.
▲ 콩콩이의 성장 무서워서 생각도 못하더니 정상에 올랐다.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가는 손녀다. 어른들의 걱정과 우려 속에서 모험을 즐긴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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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콩콩이,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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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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