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 선수들의 팬 서비스가 논란이 되고 있다. 어린이 팬들의 사인요청을 거부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선수들은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이전부터 꾸준히 야구선수들의 팬 서비스가 좋지 않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에 팬들의 실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오재원, 역전 홈인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삼성 대 두산 경기. 7회 말 1사 3루 두산 오재원이 허경민의 희생플라이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 오재원, 역전 홈인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삼성 대 두산 경기. 7회 말 1사 3루 두산 오재원이 허경민의 희생플라이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많은 선수들의 팬 서비스가 아쉬운 것이 현실이다. 팬들의 환호에도 아무 반응 없이 지나가고 부득이하게 사인 요청을 거절할 때도 "죄송합니다"라는 말 한마디 없이 거절하는 태도도 팬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또한 경기 종료 후 팬들의 외침에도 빠르게 버스에 오르는 모습에 많은 팬들은 실망했다.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경우 팬 서비스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이글스는 시즌 후 재계약 협상을 진행할 때 선수들의 팬 서비스를 참고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팬 서비스와 관련되어 꾸준히 교육을 하고 있다. LA 다저스의 스타 맷 켐프는 지난 2013년 경기 후 시한부 선언을 받은 팬을 만나 악수와 함께 사인볼, 자신이 입고 있던 모자와 유니폼 그리고 스파이크까지 선물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는 캔자스시티 어린이 팬에게 사인 배트를 선물하고 함께 사진 촬영을 했다.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시절부터 팬 서비스로 많은 팬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물론 모든 KBO 선수들의 팬 서비스가 나쁜 것은 아니다. 두산 베어스 오재원은 팬 서비스와 관련된 미담이 많은 선수로, 두산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SK 박종훈 역시 어린이 팬들에게 친절하며 팬 서비스가 좋은 선수로 유명하다. LG 박용택, 삼성 김상수 그리고 현재는 은퇴한 박찬호 역시 좋은 팬 서비스로 가진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NC 외국인 투수 왕웨이중은 숙소 앞에서 만난 어린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함께 야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올 시즌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박종훈

올 시즌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박종훈 ⓒ SK와이번스


하지만 팬 서비스가 아쉬운 선수들도 많은 것이 KBO의 현실이다. 인터넷에서 자신의 사인볼이 팔리는 것을 우려하며 사인 요청을 거절하는 선수도 있었다. 하지만 해외의 사례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본 프로야구 전설 왕정치의 사인은 '판매 가치가 없다'라는 말이 나온다. 많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전설 놀란 라이언은 "화가의 손을 떠난 작품은 그때부터 작가의 것이 아니듯 내 손을 떠난 사인볼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팬 서비스 문제는 결국 구단과 선수들이 함께 개선해나가야 한다. NC 다이노스의 경우 '다이노스 코드'에는 '팬이 사인 요청 시 품위를 유지하고, 예의를 갖춘 팬 대상으로 최소 팬 10명 이상 사인, 불가피한 상황에는 예의를 갖춰 정중히 거절'이라고 나와 있다. 염경엽 현 SK 단장은 넥센 히어로즈 감독 시절 '팬 서비스에 충실하지 않은 선수는 혼내겠다'라고 말하며 팬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두산 오재원처럼 베테랑 선수들이 직접 나서 팬 서비스에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최희암 전 농구 감독은 연세대 감독 시절 선수들에게 "너희가 볼펜 한 자루라도 스스로 만들어본 일이 있느냐. 너희처럼 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하는 애들이 스타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팬들 덕분이다. 항상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잘해야한다"라고 말하며 팬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의 간판 스타 마이크 트라웃은 어린 시절 사인을 거절당한 후 팬 서비스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인터뷰를 했으며 "사인하는 데 5초면 되지만 아이들에게는 평생 기억으로 남는다"라는 말을 했다. 팬 서비스가 아쉬운 선수들은 이 두 사람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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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김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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