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삼성 구자욱
ⓒ 삼성 라이온즈
드디어 구자욱이 돌아온다. 애초 예상보다 긴 공백이었다. 삼성 타선의 중심인 구자욱은 지난 달 6일 옆구리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열흘 이후 복귀할 수 있는 경미한 통증으로 보였지만 복귀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됐다.
지난 1달 동안 구자욱은 일본까지 건너가 치료와 재활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경기에 뛸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든 뒤 퓨쳐스리그에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실전 준비를 마친 구자욱은 경기가 없는 월요일인 7일, 비로소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보통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인원만 발표하고 등록되는 인원은 그 다음날인 화요일에 발표하는 것이 상례다. 실제로 삼성에서 말소된 내야수 최영진을 비롯해 나머지 구단들도 저마다 7명의 선수를 말소했지만 엔트리 등록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구자욱이 유일했다.
월요일에는 경기가 없기 때문에 월요일이나 화요일 중 어떤 날에 등록해도 실질적인 차이는 없다. 하지만 굳이 하루 먼저 구자욱을 등록 명단에 올린 것은 그만큼 그의 복귀가 간절했음을 의미한다.
지난 6일까지 총 36경기를 소화한 삼성은 13승 23패 승률 0.361로 최하위로 처진 상태다. 올 시즌 KBO리그는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1,2위를 질주중인 두산과 SK를 제외하면 3위 한화와 8위 롯데의 승차가 고작 3경기밖에 나지 않는다.
시즌 초반 승률 4~5할 사이에 중위권 팀들이 다닥다닥 붙어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삼성은 홀로 3할대 승률(0.361)로 추락하며 3위 한화와 6경기차 최하위다.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한다면 지난해처럼 일찌감치 중위권 싸움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한 것이다.
▲ 삼성 구자욱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 삼성 구자욱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구자욱에게는 현재 팀 순위가 낯설 수도 있다. 삼성은 시즌을 출발할 때만 해도 개막 시리즈에서 두산을 상대로 1승을 주고 받으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빠져있는 한 달 사이에 팀은 맥없이 밀려나고 말았다.
삼성 타선에서 구자욱이 있고 없고는 차이가 크다. 지난해 그는 러프와 함께 팀 타선을 이끄는 기둥 역할을 해냈다. 러프와 함께 200타점-200득점 이상을 합작하며 그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화력을 보였다.
시즌 초반 구자욱의 부진과 부상 이탈로 삼성 타선의 생산력은 리그 하위권이 되고 말았다. 러프는 여전한 타격 능력을 보이고 있지만 구자욱의 부재로 집중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김헌곤이나 이원석이 분전하고 있지만 이들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구자욱이 지난해 이상의 활약을 보여야 삼성 타선이 중위권 이상으로 도약할 수 있다.
▲ 복귀를 앞두고 삼성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삼성 구자욱
▲ 복귀를 앞둔 구자욱은 SNS를 통해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출처: 구자욱 SNS 화면 캡처)
ⓒ 구자욱
1군 복귀 소식이 전해진 후 구자욱은 본인의 SNS를 통해 부상 재활 기간동안 팬들로부터 받은 응원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신인 티를 채 벗지 못했지만 어느새 팀의 기둥으로 성장한 모습이다.
상무 제대 후 2015시즌 1군에 데뷔하며 신인왕을 수상했고 동시에 팀은 정규리그 5연패를 달성했다. 통합 5연패를 목전에 둔 삼성왕조의 미래로,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보였던 구자욱은 본의 아니게 탈꼴찌를 이끌어야 하는 '청년 가장'이 돼버리고 말았다.
▲ 러프와 구자욱의 동시 폭발이 시급한 삼성 ⓒ 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그의 롤모델인 '국민타자' 이승엽이 과거에 그러했듯 올시즌 구자욱에게 닥친 시련은 그를 더 강하게 단련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구자욱이 위기에 처한 삼성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까? 구자욱의 2018시즌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관련 기사]
[견제구] '퐁당퐁당' 아델만, 삼성 외인투수 악몽은 진행형?[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