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쏘리 엔젤> 의 한 장면.

영화 <쏘리 엔젤> 의 포스터 ⓒ LES FILMS PELLEAS


영화 <꿈의 제인> 그리고 최근 <레슬러> 속 일부 캐릭터 등에서 알 수 있듯 동성애는 더 이상 금기시되는 소재가 아니다. 복수의 퀴어 영화제 역시 꾸준히 작품들을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있을 만큼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동성애는 더 이상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삶의 방식의 문제가 된 우리 사회에 만약 이 영화가 소개된다면? 10일 오후(현지시간) 제71회 칸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 초청작 <쏘리 엔젤>(Plaire, Aimer Et Courir Vite)은 한국 사회 내 겨우 뿌리를 내리려 하는 퀴어 문화계에 중요한 화두를 던질 작품으로 보인다.

사랑의 본질

이 영화의 특징이라면 남자들의 사랑과 섹스를 꽤 도발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이다. 작가인 자크(피에르 델라돈챔프스)는 불혹을 맞이했지만 아직까지 자신의 인생에 정점이 오지 않았다고 믿는 인물이다. 그런 그의 주변을 맴도는 몇 명의 남자들이 있다. 그 중 아서(빈센트 라코스테)가 가장 적극적이면서도 묘한 여운을 준다. 22살임에도 인생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있으며 나름 그것을 비틀어 볼 줄 아는 재치 또한 가지고 있다.

영화는 이 두 남성의 사랑을 중심으로 이들 주변에서 각자에게 영향을 주는 여러 인물을 그렸다. 사랑의 대상이 되고 섹스를 나누는 인물들이 모두 남자다. 길에서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자거나 술집이나 심지어 병원에서 대기하는 와중에도 서로는 서로를 알아보고 추파를 던진다.

<쏘리 엔젤>은 그간 <비러브드> <파리에서> 등 퀴어 영화에 적극 투신한 크리스토프 오노레 감독의 신작이다. 그 스스로도 동성애자임을 공표한 만큼 이 소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적확한 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쏘리 엔젤>의 한 장면.

영화 <쏘리 엔젤>의 한 장면. ⓒ LES FILMS PELLEAS


그 때문인지 영화는 단순히 동성애자의 애환이나 딜레마를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보다 더 파격적으로 나아간다. '좋아하고 사랑하고 빨리 달려라'라는 프랑스 원제에서 알 수 있듯 각 캐릭터들이 누군가를 탐하고 또 다른 누군가와 사랑을 나눈다. 하룻밤의 사랑이든 일주일간의 사랑이든 중요하지 않다. 서로를 알아보고 눈빛을 교환한 뒤 과감하게 다가가는 식이다.

'동성애자들의 인스턴트 사랑', 이 표현에서 동성애자라는 단어만 빼면, 요즘 청춘들이 고민하고 빠져있기도 한 사랑의 또 다른 방식이다. 이것을 충동적이라고 매도할 수만은 없다. 순간의 진심 역시 진심의 또 다른 형태니까 말이다.

<쏘리 엔젤>에선 아서의 대사로 이 모든 게 표현된다. 시적인 표현을 즐겨하는 아서는 사랑을 나누고 자는 행위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 하지 않는다. 다소 가벼워 보일 수도 있지만 철저히 자기 자신의 감정과 감성에 솔직한 모습이다.

과감하고 파격적인 노출 없이 동성애에 대한 깊은 묘사를 해냈다는 사실에 일단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 외의 지점에선 빈틈 또한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캐릭터 간 갈등과 화해하는 모습, 깨우치는 모습을 대사로 대부분을 처리하려다 보니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곳곳에 역시 존재하는 프랑스식 유머는 현지인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준이긴 하다.

평점 : ★★☆(2.5.5)

동성애 게이 동생 좋아하는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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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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