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WK리그 5라운드 일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서서히 강팀과 약팀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개막전 무승부 이후 4연승을 내달린 인천현대제철이 여느 때처럼 선두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시즌 최하위였던 보은상무와 신생팀 창녕 WFC는 첫 승 신고에 실패하면서 순위표 맨 아래로 처졌다.

인천의 뒤를 수원도시공사, 구미스포츠토토, 그리고 경주한수원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이 지난 시즌 해체한 이천대교 출신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한 팀이라는 점이다. 오랜 시간 대교 유니폼을 입고 WK리그 무대를 누볐던 이들의 합류로 단기간에 전력을 크게 끌어올린 이들 팀들은 작년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인천의 통합 6연패를 위협할 전망이다.

 5라운드 현재 WK리그 순위표

5라운드 현재 WK리그 순위표 ⓒ 한국여자축구문화진흥협회


① 수원도시공사(5R 현재 2위)
2017시즌 첫 5경기 - 무 승 승 승 무 10득점 4실점
2018시즌 첫 5경기 - 승 승 승 무 승 7득점 3실점
대교 출신 선수 : 서현숙(DF), 권은솜(MF), 문미라(FW)

구미가 4라운드에서 인천에게 패하며 이제 '무패'를 달리고 있는 팀은 두 팀으로 줄어들었다. 수원은 인천과 함께 4승 1무로 아직 무패를 유지하고 있다. 개막전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우리가 우승후보"라고 밝힌 박길영 감독의 말이 아예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닌 것 같다.

 권은솜

권은솜 ⓒ 대한축구협회


수원은 이적시장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필요한 전력을 알차게 보강했다. 국가대표 서현숙의 합류로 수비가 단단해졌고, 기존의 페이지, 이현영이 이끄는 공격진에 문미라가 가세하면서 한층 더 빠른 템포의 공격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전임 주장 곽미진의 공백은 권은솜이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다. 권은솜은 개막 후 5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수원의 허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이번 시즌 수원은 승부처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되었다. 화천KSPO와의 3라운드에서는 선제골을 허용한 뒤 끌려가다 이현영이 후반 38분과 추가시간 멀티골을 꽂아넣으며 2-1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어진 서울시청과의 4라운드에서도 먼저 실점했지만 후반 44분 이은미가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팀을 패배의 위기해서 구해냈다.

수원은 6라운드에서 구미, 그리고 7라운드에서 인천과 대결한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 2연전이 정말 중요하다.

② 구미스포츠토토(5R 현재 3위)
2017시즌 첫 5경기 - 무 승 승 패 무 7득점 5실점
2018시즌 첫 5경기 - 승 승 무 승 패 10득점 5실점
대교 출신 선수 : 이세진(DF), 지선미, 허지연, 박지영, 김상은(이상 MF), 박은선(FW)

구미는 지난 시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인천을 제압하고 창단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리그에서는 6위에 그치며 창단 이래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결국 구단 차원에서 큰 결심을 내렸다. 2018시즌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 대신 이천대교의 해체로 갈 곳이 없어진 선수들을 대거 받아들였다. 특히 스트라이커 박은선에게는 국내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약속했다. 무려 여섯 명의 대교 출신 선수들이 구미에 둥지를 틀었다.

 박지영

박지영 ⓒ 대한축구협회


이번 시즌 구미는 인천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인 팀으로 변신했다. 개막 후 5경기에서 총 10골을 터뜨리며 인천(17골)에 이어 리그 팀 득점 2위에 올랐다. 일등공신은 이소담(인천)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우고 있는 박지영이다. 박지영은 5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팀 내 최다 득점자다. 함께 이적한 김상은(2골 2도움)과 박은선(2도움) 역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이세진과 지선미는 수비와 미드필드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허지연은 필요할 때마다 조커 역할을 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선수단 전체가 큰 변화를 겪었지만 기존 선수들과의 불협화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유영아, 최유리 등 기존 선수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좋다. 비록 인천과의 5라운드에서 1-2로 패하며 3위로 내려앉았지만 구미는 90분 내내 싸움닭처럼 덤벼들며 인천을 괴롭혔다. 공교롭게도 6라운드 상대 역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수원이다. 구미로서는 인천전 패배로 인해 가라앉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중요한 갈림길에 선 셈이다.

③ 경주한수원(5R 현재 4위)
2017시즌 첫 5경기 - 패 패 패 패 패 2득점 14실점
2018시즌 첫 5경기 - 무 승 무 무 승 7득점 2실점
대교 출신 선수 : 김유진(GK), 김혜영, 정영아, 이은지(이상 DF), 김아름(MF)

환골탈태. 이것이 아니고서는 올 시즌 경주의 초반 행보를 설명할 방도가 없다. 동계훈련 기간 동안 범상치 않은 행보를 보였지만 이 정도로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리라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경주는 개막을 앞두고 이적생과 외인, 신인선수를 포함해 무려 17명의 새 얼굴을 맞이했다.

 김혜영

김혜영 ⓒ 대한축구협회


하지만 하금진 감독은 빠르게 조직력을 끌어올리며 팀을 리그에서 가장 단단한 팀으로 변모시켰다. 경주는 5경기에서 2실점만 허용하며 리그 최소 실점 1위에 올랐다. 특히 인천을 상대로 실점하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개막전 0-0 무). 여기에는 대교 출신 수비수들의 힘이 컸다. 이은지, 정영아, 그리고 김혜영은 서울시청에서 이적한 박세라와 함께 포백을 이뤄 탄탄한 수비를 선보였다. 또한 김아름은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팀을 이끌고 있다.

경주는 6라운드에서 서울, 7라운드에서 화천과 격돌한다. 이미 이들보다 한 단계 위의 전력을 자랑하는 인천(0-0 무), 구미(1-1 무), 수원(1-1 무)과 한 차례씩 붙어 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월한 일정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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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6기 윤지영
W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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