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과 사진 찍은 메수트 외질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BBC

터키 대통령과 사진 찍은 메수트 외질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BBC ⓒ BBC 공식 홈페이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누비고 있는 메수트 외질(29, 아스널FC)과 일카이 귄도간(27, 맨체스터 시티)은 독일 축구를 대표하는 축구스타들이다. 최근 요하임 뢰브 감독이 발표한 독일 대표팀 엔트리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이들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키 플레이어'들이다.

독일의 월드컵 2연패를 위해 훈련에 전념해도 모자랄 외질과 귄도간이 때아닌 '사진 한 장'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외질과 귄도간이 터키 대통령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 독일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14일 자선 행사 참석차 영국 런던의 한 고급호텔에 방문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터키계 독일 이민자'로 잘 알려진 외질과 귄도간이 참석했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 이스탄불의 한 세미 프로팀에서 축구 선수로 뛴 경력을 갖고 있는 '열혈 축구팬' 에르도안 대통령을 위해 행사 주최 측에서 터키 혈통의 두 축구스타를 초청한 것이었다.

이날 외질과 귄도간은 터키 대통령에게 유니폼을 전달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귄도간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향해 '나의 대통령(My President)'이라는 문구를 유니폼에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자 독일 내에서는 외질과 귄도간이 적절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며 각종 비난 여론을 쏟아내고 있다. 터키계 독일 정치인인 세빔 데그델렌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폭군 에르도안과 함께 포즈를 취하는 것은 비열한 처사"라고 비난했고, 독일 축구의 전설이자 현재 독일축구협회 이사로 활동 중인 올리버 비어호프도 "외질과 귄도간의 행동은 매우 옳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관련 소식을 보도한 BBC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의 선거 운동에 우리 선수들을 이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경고한 라인하르트 그린델 독일축구협회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15년간 정권을 잡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는 6월 24일 실시될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현지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시선이 유독 차가운 이유는 독일과 터키의 냉랭해진 외교 상황 때문이다. 한때 터키와 EU(유럽연합) 최대 교역국이자 동맹국일 정도로 가깝게 지냈던 독일은 지난 2016년 터키 내에서 벌어진 군부 쿠데타 사건을 계기로 각종 외교 마찰을 빚으며 신경전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외질과 귄도간은 독일 내에서 나오고 있는 비난 여론에 대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외질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왜 우리는 우리 가족의 고향과 대통령에게 무례해야 하는가"라며 "어떠한 비판이 있더라도, 우리는 터키 뿌리를 존중하기 위해 공손한 태도를 취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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