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1강 전북의 위력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전북은 20일 오후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러진 'KEB 하나은행 K리그 1 2018' 14라운드 서울과의 경기에서 이재성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곽태휘의 자책골, 임선영, 이동국의 골을 앞세워 서울을 4-0으로 꺾고 월드컵 휴식기 이전 갖는 마지막 리그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기분좋게 월드컵 휴식기를 맞이하게됬다.

전반전부터 서로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치며 후반 초반까지 어느쪽으로도 기울지 않던 추는 전북 이재성의 선제골로 전북쪽으로 기울기 시작했고 이후 전북과 서울, 두 팀의 차이가 명확히 갈리게 되었다.

후반전 초반부터 두 팀은 교체카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서울이 경기내내 부진하던 이상호 대신 박희성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하자 전북은 손준호와 아드리아노를 빼고 이재성, 이동국을 투입해 맞불을 놨고 이 교체카드는 경기흐름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 교체카드 전까지 서울과 전북의 공격력은 뭔가 아쉬움이 있었다. 서울은 이을용 감독대행이 추구하는 빠른 축구가 정착하려면 측면이 강해야 하는데 이 날 서울의 측면공격은 너무 무력했다. 특히 오른쪽 윙으로 선발출전한 안델손은 패스부터 시작해 마무리 능력까지 어느 것하나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면서 공격력이 감소될 수밖에 없었다.

전북역시 선발로 출전한 아드리아노가 공격 기회를 창출하지 못했고, 중원에서 이재성과 같이 휘저어주는 선수가 없다보니 자연스레 측면 공격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로페즈가 개인 기량을 앞세워 서울 수비를 뚫고자 분투했지만 로페즈 홀로 전북 공격을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최강희 감독이 꺼내든 교체카드가 이재성, 이동국이었고 두 선수는 투입되자마자 경기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재성은 교체투입 된 지 3분만인 후반 16분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임선영과 서울 수비수가 경합하는 과정에서 서울 수비수 머리에 맞고 최보경에게 볼이 전달됐고 최보경이 이를 이재성에게 내주자 이재성은 득점으로 마무리지었다. 당초 이 골은 오프사이드 판정이 났으나 VAR 판정결과 전북선수가 아닌 서울선수를 맞고 최보경에게 전달된 데다 최보경이 내준 볼의 위치와 이재성의 위치가 동일선상이라 판단하며 전북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선제골이 터진 전북은 확실히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면서 여러차례 서울에 위협적인 장면을 보여줬다. 여기에 후반 28분 서울 신진호가 퇴장당하면서 숫적우위까지 점하자 미드필드 싸움에서도 확실히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종료 10여 분을 남기고 전북이 연달아 3골을 터뜨리는 계기가 됐다.

당초 이재성은 선발로 출전하는 것이었으나 지난 새벽 프랑스 리그 앙 디종에서 활약하는 권창훈이 아킬레스건 파열로 월드컵 엔트리에서 낙마하게 되자 최강희 감독은 보호차원에서 이재성을 선발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이재성은 교체 투입된 지 3분만에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최강희 감독의 교체카드가 돋보이게 만들었다.

이동국역시 교체로 투입돼 승부에 쐐기를 박는 4번째 골을 터뜨리며 최강희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동국은 공격포인트뿐 아니라 미드필드 진영까지 내려와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능력에서도 발군의 능력을 보여줬는데 이날 이동국이 보여준 활약 역시 후반전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끼쳤다. 이동국은 팀의 4번째 골을 터뜨리며 그 활약을 보상받았다.

이에 반해 서울의 교체카드는 한계를 드러냈다. 서울은 박희성, 에반드로, 김한길을 교체 투입했는데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희성은 후반 13분 빠른 돌파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 것 외엔 몸싸움, 활동량 모든 면에서 밀렸고, 에반드로는 왼쪽 측면에서 몇차례 드리블 돌파를 통해 상대 수비를 허물고자 했지만 제대로 된 결실을 맺지 못했다. 신진호의 퇴장 이후 투입된 김한길이 경기에 영향력을 행사하기엔 경기의 추가 너무 전북쪽으로 기운 상황이었다.

이 대목에서 이을용 감독대행이 안델손의 교체를 빨리 가져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 안델손은 패스부터 시작해 마무리 능력까지 제대로 된 플레이를 보이지 못하고 공격의 맥이 끊기는 모습을 보였다.

또 전북에는 이동국, 이재성과 같이 경기흐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카드가 존재했지만 서울에겐 그러한 카드가 없었다. 이는 올시즌 초반부터 계속 서울을 괴롭혀 온 부분이었는데 이렇게 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그 한계가 너무나 크게 다가오면서 서울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고 있다.

대개 팽팽한 승부에선 교체카드가 승패를 가르곤 하는데 오늘 서울과 전북의 경기에서도 이 교체카드 차이에서 승패가 갈렸고, 이는 서울과 전북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준 대목이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리그1 FC서울 전북현대 이재성 이동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깔끔한 기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