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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오마이뉴스>가 많은 선거구 중 특히 관심을 끌만한 지역 후보자들을 찾아갔습니다. 세 번째로 소개할 곳은 서울시 강남구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순균 후보, 바른미래당 김상채 후보를 만났습니다. 앞서 녹색당 이주영 후보 인터뷰도 소개합니다. 자유한국당 장영철 후보 인터뷰는 일정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바랍니다. [편집자말]
김상채 바른미래당 강남구청장 후보가 지난 5월 31일 서울 강남구 대치2동 선거사무실에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3번을 뽑으면 3번이 된다 김상채 바른미래당 강남구청장 후보가 지난 5월 31일 서울 강남구 대치2동 선거사무실에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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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섰지만, 전국 다수 지역의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뚜껑을 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선거구도 존재한다. 민선 1기부터 지난 6기까지 단 한 번도 진보 성향의 구청장이 탄생한 적 없는 '보수의 철옹성' 강남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신연희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61.3%를 얻으면서 김명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35.4%)를 25.9%p 차이로 눌렀다.

그러나 지금 판세는 2014년과 확연히 다르다. 강남구는 현재 5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정순균(더불어민주당)·장영철(자유한국당)·김상채(바른미래당)·이주영(녹색당)·김광종(무소속)이 이들이다.

여론조사 업체 '리서치뷰'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5월 28·29일 강남구 거주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순균 민주당 후보가 45.5%로 장영철 한국당 후보(31.3%)를 13%p 이상 앞서고 있다. 이어서 김상채 바른미래당 후보가 8.1%로 3위, 이주영 녹색당 후보와 김광종 무소속 후보는 각각 1.9%와 0.8%를 보였다(ARS 유·무선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2.3%.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마이뉴스>는 해당 여론조사 발표 당일, 김상채 바른미래당 강남구청장 후보를 만났다. 그는 "2번을 찍으면 1번이 되고, 3번을 찍으면 3번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현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를 '보수의 대표'로 지지한다면, 민선 지방선거 최초로 민주당 소속 강남구청장이 탄생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인물 됨됨이를 봐도 3번이고, 보수의 진정한 가치를 표방하는 것도 3번이다. 2번을 찍는 건 결국 1번이 되는 지름길이다. 젊고 참신한 보수인 김상채를 밀어달라."

"신연희 구청장, 정쟁에 너무 매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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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채 후보는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20대, 21대 강남구청장을 역임한 신연희 구청장의 구정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70점을 줬다. "불철주야 지역을 샅샅이 누비면서, 지역주민들과 호흡하려고 했던 건 인정"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서울시와 대립구도를 만들면서, 지역주민들을 동원해서 정치적인 투쟁을 벌인 것은 아닌지 상당히 의심스럽다"라고 덧붙였다. 신 구청장은 현재 업무상 횡령, 직권남용, 강요 혐의로 인해 구속된 상태다.

"구청장이 선출직 공무원이기는 하지만, 정치적인 댓글을 써서 날리고 하는 게 구청장 본연의 업무였는지 의문이다. 그런 시간에 구민들과 더 대화하고, 구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것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 댓글을 쓰면서 그걸 또 조작을 하고, 지시를 하고,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는 정황까지 기사화되어서 봤다. 구청장이 정치에까지 그렇게까지 물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심각한 문제이다. 정쟁에 너무 매몰됐다.

현재까지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민주당과 한국당 간의 이념 대결을 한 측면이 있다. 그러면서 업무협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강남은 상당히 정치화됐다. 설사 시장과 구청장이 다른 당이라고 하더라도 서로 원만히 협조하고 정치력을 발휘해서, 시정과 구정의 최대 공약수를 만들어가면 상관이 없다. 그런데 두 분은 이념대결을 했다."

김 후보는 신연희 구청장으로 인해 '정치화'돼 상처받은 구민의 마음을 돌보는 게 신임 구청장이 챙겨야 할 첫 번째 문제로 꼽았다. 아울러 시장과 구청장 사이의 대립 구도가 반복되지 않도록, 어떤 시장과도 잘 소통해 강남구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자신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민심을 추슬러야 한다. 여기서 민심이라는 것은 정치 일변도로 서울시와 대결 구도를 일으키면서 받은 상처다. 정치적 오염을 탈색시키고, 주민들이 대통합적인 차원에서 한마음이 돼야 한다. 구민의 마음을 정치적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데 이용한 전직 구청장의 잘못은 지양해야 한다. 제가 구청장이 되면, 구청장 취임 세리머니를 '주민화합 한마당'으로 할 것이다. 취임식을 주민화합의 장으로 만들며 '정치에 불들지 않은 구정을 수행하리라!'고 선언할 것이다.

현재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대립구도가 또 이어지면 강남구가 발전할 수 없다. 안철수 후보와 저를, 같은 당의 시장과 구청장을 뽑아주신다면, 강남구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사 같은 당이 아니더라도, 구청장 자리는 정치적인 색깔을 덜 내고, 서울시장을 설득하고, 합리성과 논리로 나서야 하는 지역살림꾼이다. 정치력의 문제이고, 그 사람의 마인드가 문제일 것이다. 김상채는 어떤 당의 시장과도 잘 설득해서 사업과 일을 많이 추진하겠다."

클럽 축제 개최, 생활체육 활성화 등 눈길

김 후보의 주요 공약은 '강남 살리기'에 집중돼 있었다. 이를 위해 ▲ 테헤란로 등 지역상권을 위한 규제완화 ▲ 강남재건축 이슈 관철 ▲ 스마트안전강남 구축 ▲ 침체된 강남의 경제회복 등을 천명했다.

하지만 이날 인터뷰에서는, 공약집에 미처 싣지 못한 후보 개인의 아이디어와 이색 공약을 쏟아냈다. 김 후보는 "공약집에 싣지는 못했지만, 이런 구상을 TV토론회 등에서 밝히고 구민의 마음을 얻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선 그는 강남의 클럽 문화를 양성화해 축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발혔다.

"일본은 각 지방마다 마츠리(축제)가 있지 않나. 로데오 거리에서, 가로수길에서 어떻게 사람을 더 모을 수 있을지 기획을 하게 됐다. 이미 '강남스타일'로 인해 강남은 세계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얻었다. 강남은 또 클럽이 활성화돼 있다. 클럽 문화에 대해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기성세대가 많은데, 결코 그렇지 않다.

젊은 사람들의 열기를 발산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 강남은 이미 인프라가 충분히 구성돼 있다. 구청장의 비전만 있으면 충분히 활성화할 수 있다. 강남에서 EDM 페스티벌을 열 수도 있고, DJ들을 부를 수도 있고, 세계적인 클럽 대항 축제도 열 수 있다. 그리고 와인 거리도 만들고 싶다. 질 좋은 와인을 값싸게 접할 수 있는 거리를 지정을 해서 지원도 하고, 페스티벌도 하고, 행사도 열고 말이다."

그는 또한 생활 체육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아파트 문화 속에서 단절된 세대가 생활 체육을 통해 연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를 위해 생활 체육을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확충하고, 그 일환으로 강남구에 실내스포츠센터 신축을 약속했다.

"요즘 현대 사회는 아파트 문화에 젖어있다. 강남은 특히 더 그렇다. 강남구 인구가 56만 명이고, 세대가 23만 정도 된다. 그러나 그 세대 간 소통할 방법이 없다. 통장도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게 강남이다. 그런데 생활체육인구가 강남에만 10만 명에 육박하는 걸로 알고 있다. 생활체육을 통해 구민이 연결되고, 구민 간 소통이 이뤄진다. 이처럼 중요한 생활체육을 구청장이 등한시할 수 있겠나.

그런데 강남구에는 실내스포츠센터가 하나도 없다. 체육행사를 하나 하려고 해도 송파구나 서초구로 가야만 한다. 이게 현실이다. 생활체육단체에서 만들려고 해도 강남구 땅값이 너무 비싸서 지을 수가 없다는 거다. 그래서 구가 나서야 한다. 제가 구청장이 되면, 구민들이 생활체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최대한 만들 생각이다. 강남구에 실내스포츠센터를 반드시 신축하겠다."

"지역에 대한 애착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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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 선거에서는 당의 바람이나 과거 이력이 아닌 '본인의 색깔'이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강남구에 오랫동안 살면서 강남구를 사랑하는 본인이 '진짜' 강남구민이라고 역설했다. 대통령 마케팅을 하고 있는 정순균 후보와 전략공천된 장영철 후보를 비판한 것.

"강남구청장 자리는 바람에 의해서 되는 게 아니다. 강남구민을 섬기는 자리다. 과거에 전직 대통령을 극진히 모셨다는 전력을 선거 전략으로 삼는 건 짚고 넘어가야 한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바람에 편승하지 말고, 본인의 색깔을 보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과거는 떨쳐 버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가 더 중요하다. 김상채는 미래지향적인 후보다.

또한 강남에서 살아본 적도 없고, 이번 구청장으로 출마하기 위해서 강남으로 들어오신 분은 강남구청장이 돼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지방자치단체 선거는 지역 일꾼, 지역 살림꾼 선거다. 지역에 오랫동안 거주하면서 지역에 대한 애착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로 입후보할 수 있는 것이다.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철새처럼 날아오는 후보는 강남구민으로서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저도 보수이지만, 마음이 닫혀 있는 보수가 상당히 많다. 제가 만난다. 최배달 선생의 도장깨기처럼, 닫혀 있는 마음을 만나서 제가 깨 드린다. 그러면서 저를 지지하게 만든다. 제가 지금 강남에서 도장깨기를 하고 있다. 얼렸던 마음, 닫혔던 마음을 깬다. 왜 이렇게 늦게 나타났냐는 말을 이구동성으로 하신다. 저는 선거 전까지 계속 도장깨기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격파 안 된 도장이 없다. 그 결실이 맺힌다면 당선이 될 것이다."

다만, 장영철 후보와의 '보수 단일화' 이슈에 대해선 "정체돼 있는 상태"라면서도 "불씨는 살아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김상채 바른미래당 강남구청장 후보 경력]
-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석사 졸업
- 전 서울고등법원판사
- 법무법인 한국 대표변호사
- 현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태그:#김상채, #바른미래당, #강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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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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