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기 배우는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대전’(6.15~7.2)의 ‘릴레이 토크 콘서트’ 14번째 초대손님으로 나와 편안하면서도 차분하게 자신의 연기인생을 이야기 했다. 때로는 자신이 자작한 노래 '뭐 없나' 등 2곡을 불러 방청객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정인기 배우는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대전’(6.15~7.2)의 ‘릴레이 토크 콘서트’ 14번째 초대손님으로 나와 편안하면서도 차분하게 자신의 연기인생을 이야기 했다. 때로는 자신이 자작한 노래 '뭐 없나' 등 2곡을 불러 방청객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 조우성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대전'(6.15~7.2)의 '릴레이 토크 콘서트' 14번째 초대손님으로, 국민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주인공 길라임(하지원)의 아빠역으로 나왔었고, 현재 MBC 드라마 <이리와 안아줘>에서 강남경찰서 강력팀 팀장 고이석 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인기 배우가 6월 29일 무대에 등장했다. 사회는 대전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최승완씨가 맡았다. 

배우 정인기는 1984년 고등학교 2학년 성탄절날, 성당에서 처음 연극무대에 섰다.

"관객들이 너무 즐겁게 웃어주시고, 재미있다고 반응해 주셨어요. 그때 '연기, 이거 재미있네'라는 생각을 가졌다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연기자가 되겠다고 1986년 서울예술대학교 영화연극과에 들어갔습니다. 그 뒤 극단 '민중단'에 들어가 1990년부터 2002년까지 대학로에서 연극을 했어요."

올해의 최고 다작 배우로 뽑히자, 선배가 "나 돈 좀 빌려줘"

그는 영화쪽 연기를 배우기 위해 단편영화에 출연했다.

"당시 영화쪽에서는 연극 배우들이 발성도 세고, 동작도 크고, 연기가 과장되어 있다고 배우로 캐스팅을 잘 안 했어요. 어떻게 하면 영화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연기를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단편영화에 출연했습니다. 운 좋게도 제가 출연했던 영화가 대한민국 단편영화제상을 받았습니다. 그 덕분에 배우 생활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어요."

그는 94년 고소영, 정우성 주연의 <구미호>로 영화에 데뷔했다. 이후 지금까지 100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했다. 2007년엔 MBC <출발 비디오여행>에서 최고 다작배우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 때는 대한민국 영화계 호황기로 1년에 100편 이상 제작되는 시기였는데, '감독으로 데뷔를 하지 못하면 바보다'라고 할 정도였어요. 저도 당시 1년에 15편 이상 출연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방송에서 다작배우로 뽑히고 난 다음날 저랑 같이 영화 출연을 했던 선배가 전화를 했어요. '너, 영화를 최고로 많이 찍었다며. 출연료도 많이 받았겠다. 나 돈 좀 빌려줘라'고 그래요. 제가 영화에 많이 출연해서 돈을 엄청나게 벌었겠다 이렇게 생각들 하시는데, 그건 아니고요. 그 때는 제가 알려진 배우도 아니고 그저 생활비 정도 벌었을 뿐이지 큰 돈을 버는 그런 시기는 아니었어요."

가장 아름다운 배우는 '송혜교·손예진', "함께 연기하는게 꿈 같아"

 사회를 본 최승완 배우가 "2012년에 방영된 MBC 사극드라마 '짝패'에서 막순이를 짝사랑한 쇠돌이 역할을 하였는데, 기억에 남는 대사가 없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극중에서 가장 기억나는 대사로 “막순아, 그러면 안된다”를 꼽았다. 사회자의 부탁으로 그 대사를 시현해 보이자, 관객들이 모두 웃으며 즐거워 하였다.

사회를 본 최승완 배우가 "2012년에 방영된 MBC 사극드라마 '짝패'에서 막순이를 짝사랑한 쇠돌이 역할을 하였는데, 기억에 남는 대사가 없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극중에서 가장 기억나는 대사로 “막순아, 그러면 안된다”를 꼽았다. 사회자의 부탁으로 그 대사를 시현해 보이자, 관객들이 모두 웃으며 즐거워 하였다. ⓒ 조우성


영화 <허스토리>가 6월 27일 개봉했다. 그는 영화에서 주인공 문정숙(김희애)이 운영하는 여행사의 직원으로 등장한다. 

"위안부 할머님들에 관한 영화인데요. 1990년 초에 실제 부산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사장님과 위안부 할머님들이 일본에서 '너희들 사과해라'라고 소송을 했어요. 그 분들이 한국정부의 지원 없이 6년 동안 개인적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서 결국 승소했는데, 그런 감동적인 사건을 토대로 만든 영화입니다. 김희애 배우가 여행사 사장으로 열연하고, 김해숙 선생님도 할머님 연기를 정말 감동적으로 했어요. 저는 여행사 직원으로 등장해 가끔 사고도 치지만 재판에 결정적인 돌파구를 제공하는 역할로 나옵니다. 많이 봐 주세요."

그가 출연한 드라마는 30여 편이 넘는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2010)에서 그는 주인공 길라임(하지원)의 아빠 역으로 나와 전국에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리게 된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2008)에서는 송혜교 배우와, 영화 <타워>(2012)에서는 손예진 배우랑 같이 출연도 했다.  

"제가 같이 연기를 하는 게 지금 꿈이냐 할 정도의 아름다운 여배우가 있는데, KBS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송혜교 배우가 그래요. 저는 극중에 촬영감독이고 송혜교 배우는 드라마 PD로 나왔는데, 제가 볼 때는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영화 <타워>에서 같이 연기 했던 손예진 배우도 정말 아름다운 분이죠. 제가 주변 분들한테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어요. '너는 어쩜 그렇게 아름다운 배우들과 같이 연기를 하느냐고, 너무 부럽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 배우들과 같이 연기할 때 화면에서는 멀쩡하게 나왔지만 손과 발은 벌벌벌 떨면서, 긴장하면서 연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는 “술을 사랑하고 좋아한다”며, “소주는 한 병 반, 맥주는 캔맥주 기준으로 보면 네 캔 정도”가 자신의 주량이라고 밝혔다. 정인기 배우는 “그 정도면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양이고, 피곤하면 숙면을 취하는 양”이라며 “양주 고량주는 독해서 별로 안 좋아합니다.”고 말했다.

그는 “술을 사랑하고 좋아한다”며, “소주는 한 병 반, 맥주는 캔맥주 기준으로 보면 네 캔 정도”가 자신의 주량이라고 밝혔다. 정인기 배우는 “그 정도면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양이고, 피곤하면 숙면을 취하는 양”이라며 “양주 고량주는 독해서 별로 안 좋아합니다.”고 말했다. ⓒ 조우성


그는 아이가 산에 올라가 좋은 공기 마시면서 꽃도 보고, 흙도 만지고 좋은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 놀면서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 김포에서 대안 공동체 마을인 마포구 성미산 마을로 이사를 했다. 거기서 기타를 배워 마을사람들을 위해 자작곡을 만들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20대 때부터 기타를 배우고 싶었는데, 기타를 배우지 못했어요. 어떻게 기타를 배워야 겠다고 마음 먹고 동네에서 기타를 가르치는 분의 지도를 받아 기타 코드 5개를 겨우 손에 익혀서 노래를 불렀어요. 도대체 코드가 어려워서, 음잡기가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기타로는 기성가요를 못 부르겠더라고요. 겨우 익힌 5개 코드로 노래를 만들어 불러 보자고, 제가 부르기 쉬운 곡을 만들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마을 동네분들에게 즐거움을 주자', '제 노래로 그 분들이 즐거워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재미난 노래를 만들어 불렀어요. 제목은 '뭐 없나'. 저희 동네 아버님들이 엄청 좋아하세요. '오늘은 뭐 없나, 밤만 되면 뭐 없나...' 가사가 재미있어요."

영화 드라마는 "미세하고 세밀한 연기", 연극은 "관객과 호흡하는 작업"

 그는 “몇 년 전에 대학로에서 연출을 하는 선배가 함께 연극 공연을 하자고 제안 했었는데, 정말 죄송하게도 작품을 함께 하지 못했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연극을 하고 싶을 때 선.후배들과 함께 연극을 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그는 “몇 년 전에 대학로에서 연출을 하는 선배가 함께 연극 공연을 하자고 제안 했었는데, 정말 죄송하게도 작품을 함께 하지 못했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연극을 하고 싶을 때 선.후배들과 함께 연극을 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 조우성


그는 "연극을 안 했으면 아마 배우 생활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2년동안 연극 배우로 활동하면서 쌓은 발성과 화술, 무대에서의 자연스러움 등의 경험들이 영화와 드라마 연기를 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영화-드라마와 연극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카메라 앞에서의 연기는 카메라가 잡아주는 범위가 있거든요. 거기를 벗어나서 연기하면 좋은 연기가 아니라고 보거든요. 카메라 화면 안에서의 연기는 눈가의 떨림이나 주름의 어떤 모습까지도 다 담기는, 그런 미세하고 세밀한 연기를 보여주는 연기죠.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은 목소리도 크게 내고, 관객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함께 호흡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 드라마 연기는 카메라 앞에서 하는 거고요, 무대 연기는 관객들과 함께 즐겁게 호흡하는 그런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쪽 대본 드라마 제작, "빨리 암기하느라 NG 안 낼 수 없어"

 그는 “1990년대 대학로에서 연극을 할 때부터 대전의 ‘마당극패 우금치’를 너무나 사랑하고 좋아했다”며 “극단 ‘우금치’ 대표인 류기형씨를 정말 오랜만에 만나서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념촬영 시간에 류기형 우금치 대표(연극제 예술총감독)를 무대로 불러 함께 사진을 찍었다. 좌측부터 대전연극협회 복영한 지회장, 류기형 우금치 대표, 정인기 배우, 사회자 최승완.

그는 “1990년대 대학로에서 연극을 할 때부터 대전의 ‘마당극패 우금치’를 너무나 사랑하고 좋아했다”며 “극단 ‘우금치’ 대표인 류기형씨를 정말 오랜만에 만나서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념촬영 시간에 류기형 우금치 대표(연극제 예술총감독)를 무대로 불러 함께 사진을 찍었다. 좌측부터 대전연극협회 복영한 지회장, 류기형 우금치 대표, 정인기 배우, 사회자 최승완. ⓒ 조우성


 정인기 배우는 행사가 끝난 후 "자신이 사랑하고 좋아했던" 대전의 '마당극패 우금치' 단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였다.

정인기 배우는 행사가 끝난 후 "자신이 사랑하고 좋아했던" 대전의 '마당극패 우금치' 단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였다. ⓒ 조우성


그는 "연극은 대본에 나와 있는 상태에서 몇 달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라가지만 드라마 같은 경우 쪽 대본이 날라 오면 빨리 암기해서 바로 오늘 밤에 방송을 해야 되는 상황으로 가는 게 있어요"라며 "그때는 정말 진짜 엔지(NG) 많이 내는 것 같아요. 아직은 그런 드라마 제작 시스템이라 엔지를 안 낼 수가 없습니다"라고 쪽대본에 의지해 연기하는 배우들의 힘든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연극은 NG(No Good)라는 게 없잖아요. 까먹으면 까먹는 대로 가야 되고. 배우가 무대에서 대사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것처럼 공포스러운 게 없어요. 대사 까먹을 때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절대 고독, 그게 제일 무서운 일이거든요. 그래도 연극은 상대배우가 조금 기억나게 해주면 대사가 잘 떠올라요.

영화나 드라마는 다 엔지가 있어요. 단지, 좋은 부분만 편집하고, 안 좋은 부분은 날리는 편집기술이 있어 보시는 시청자들은 '배우들이 NG없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구나'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사실 배우들 NG 많이 냅니다."

그는 NG를 많이 내는 편은 아니지만 남들이 10번 연습할 적에 자신은 100번 정도 연습하는 노력형 배우라고 말했다.

"머리 좋은 배우는 대본을 10번 정도 연습하고도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잘 해요. 대본도 빨리 암기 하고, 연기도 참 잘하니 부럽지요. 그 분들이 10번 외우면 저는 100번 이상 외워서 가야지 편한 연기가 나와요. 저는 머리도 나쁘고 암기력도 떨어지니까 그들보다 100번 1000번 더 연습해야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죠. 좀 노력하는 배우형에 속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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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기 대한민국 연극제 마당극패 우금치 시크릿 가든 송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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