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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노조가 7월 12일 오후 2시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있다
 현대차노조가 7월 12일 오후 2시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있다
ⓒ 현대차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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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한국자동차 및 부품 관세 25%' 여파가 노동자의 도시이자 자동차의 도시인 울산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1일 현대차 회사 측(울산공장장)은 "현대차의 지난해 미국 수출물량은 33만대에 달하는데, 관세 부과시 사실상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 최악의 경우 울산 다섯 개 공장 중 한두 개 공장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지역에 파장을 낳았다.

이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노조)도 12일 "한국과 미국의 오랜 동맹 역사에 금이 가게 할 수도 있다는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민에게 한미동맹 역사의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북한과의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협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고려해야 한다고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차노사의 임금협상도 파국 위기를 맞고 있다. 노조는 12일 1조 2시간, 2조 4시 부분파업을 하고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도 가졌다. 이어 13일에는 금속노조 파업 지침에 따라 1, 2조 6시간씩 부분파업을 할 예정이다.

이처럼 파업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동시 추진되면서 지난 11일 현대차 울산공장장이 울산을 방문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울산의 1~2개 공장이 문을 닫을 수 있다"고 한 발언이 예년처럼 파업 견제 엄포용으로만 들리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관세 추진에 현대차 노사 모두 우려 표명

현대차 울산공장장은 백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에 따라 EU와 중국도 보복관세를 물리면 현대차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 EU 수출이 막혀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 완성차뿐 아니라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도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내놨다.

현대차노조의 입장 표명은 다음날인 12일 나왔다. 노조는 언론사 기자들과의 SNS에 입장문을 내고 "지난 3월 26일에 완료된 한미FTA 재협상에서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의 미국 관세철폐 시점이 2021년에서 2041년까지 20년이나 추가 연장하는 것으로 대폭 개악된 사실이 있다"고 상기했다.

이어 "이로 인해 미국 시장에 한국산 픽업트럭을 수출하는 시점은 23년이나 경과해야 가능하기에 한국자동차산업의 미국 픽업트럭 수출은 반영구적 봉쇄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크게 불리한 한미FTA 재협상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와 실망감이 식기도 전에 다시 한번 25% 관세폭탄이라는 우울한 소식이 전해지게 만들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비즈니스 마인드에 입각한 정치외교에 대한 세계인의 찬사와는 반대로 세계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세계 무역 및 관세전쟁은 세계인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현대차노조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미국이 EU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적용하지만, EU는 미국산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응해 시정조치를 위한 공정무역 주장에 공감을 표시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한국산 자동차는 한미FTA 재협상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이중페널티를 추가 적용받고 있기에 한국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25% 적용은 한국과의 공정무역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노조는 "한국 최대의 노동조합으로 전국의 사업장에 5만 1천 조합원이 있으며 회사와의 단체협약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해외공장에 대한 국내공장 고용안정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차 단체협약에는 '회사는 세계경제의 불황 등으로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부진이 계속되어 공장폐쇄가 불가피할 경우 해외공장의 우선 폐쇄를 원칙으로 한다'로 되어 있다.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수출이 봉쇄되어 경영이 악화되면 앨러배머주에 2005년 5월부터 가동중인 미국공장이 먼저 폐쇄되어 2만여명의 미국노동자들이 우선 해고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현대차노조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1차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협상을 위한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이후의 가장 중요하고 역사적인 세계사적인 일대 사건이라 논평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정치사에서는 노벨평화상을 받아 마땅하지만, 현재 진행중인 세계 무역전쟁으로 인해 그 성과가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본업인 경제 분야에서도 빛을 발하여 세계 무역전쟁이 조속히 종결되기를 한국국민과 함께 기원한다"고 촉구했다.


태그:#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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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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