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이었던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결국 11월 개최로 확정됐다.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14일(한국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이 11월 21일부터 12월 18일까지 개최된다"며 "다음 대회부터 월드컵 출전국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통상적으로 월드컵은 6월과 7월에 걸쳐서 진행됐다. 하지만 카타르는 6~7월 평균 최고 기온은 40도를 넘나든다. FIFA는 이러한 날씨를 고려해 11월 개최를 확정지었다. 카타르는 이 기간 최고 30도에서 최저 16도까지 떨어진다. 또, 48개국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지만 FIFA 측은 2026 월드컵이 아닌 카타르 대회부터 조기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11월 개최, 유럽 리그 정상 운영 차질 

이미 카타르 월드컵은 개최국 선정 당시부터 끊임없이 논란에 휩싸였다. 일단 날씨부터 고민이었다. 결국 FIFA의 최종 결정은 11월 개최였다. 문제는 유럽 리그가 한창일 때 대회가 열린다는 점이다.

유럽 5대 빅리그는 8월 중순부터 다음해 5월까지 펼쳐진다. 리그, 컵대회, 유럽대항전, 더 나아가 A매치 등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쉴 틈이 없다. 하지만 월드컵이 11월과 12월 사이로 틈을 비집고 들어오면 모든 계획이 틀어진다. 4주의 월드컵 대회 기간뿐만 아니라 본선 참가국들의 최종 소집 훈련 기간마저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최소 6~7주를 필요로 한다.

또 유럽 리그의 개막날짜를 좀 더 앞당겨야 하고, 짧은 여름 휴식기 이후 곧바로 시즌에 돌입하느라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춘추제를 실시하는 동아시아도 마찬가지로 피해를 보게 된다. 선수들의 혹사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48개국 확대, 대회 질 하락 우려

최대한 많은 나라가 월드컵을 즐길 수 있도록 장려한 FIFA의 입장도 선뜻 공감이 가는 처사다. 참가국 확대로 인해 경기수 증가, 스폰서십 증가, 중계권료 수입 등이 따라오면서 FIFA는 천문학적인 경제 이득마저 취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48개국 확대는 대회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의 32개국 참가와 조별리그에서 각조 2팀이 토너먼트로 진출하는 월드컵 포맷이 가장 이상적이라는게 중론이다.

그러나 48개국으로 늘어나면 16개조 3개국 체제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은데, 고작 2경기만 치른 뒤 짐을 쌀 수 있게 된다. 기존의 50% 생존 확률에서 67%로 바뀜에 따라 조별리그의 재미도 매우 반감될 수 있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는 최대 수혜자가 됐다. 아시아는 4.5장에서 8.5장을 보장받았으며, 아프리카도 5장에서 9.5장까지 늘어났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시아, 아프리카가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팀은 일본이 유일하다. 아프리카는 조별리그에서 모두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만큼 수준 미달의 국가들이 본선 진출 티켓을 손쉽게 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2년 전 유로 2016을 통해 참가국 확대가 왜 대회의 질을 떨어뜨리는지 축구팬들은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유럽축구연맹(UEFA)는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렸지만 대회의 재미는 크게 떨어졌다. 무엇보다 조별리그에서의 긴장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상황에 따라 조 3위까지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오르는 경우가 발생했고, 약체 팀들은 지나치게 수비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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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인판티노 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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