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 동점 솔로포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말 무사, 두산 오재일이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 오재일 동점 솔로포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말 무사, 두산 오재일이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 연합뉴스


27일 경기 전까지 올 시즌 두산 베어스의 최다 연패는 3연패였다. 연승을 기록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장기간 연패에 빠지지 않는 것인데, 그런 점이 두산의 독주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2위권 팀들을 차례로 만나 시즌 첫 4연패에 빠지게 됐다.

두산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7-16으로 대패했다. 장원준의 대체 선발 이영하가 등판했으나 4이닝도 못 채우고 강판됐다. 뒤이어 김강률, 김승회, 박치국까지 등판해 추격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이 날 선발 이영하를 포함해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무려 7명이었다. 시리즈 첫 경기임에도 불펜 소모가 컸다.

물론 4연패로 인해 두산이 선두 자리를 위협받는 상황이 전개되진 않았다. 2위 SK, 3위 한화와 7경기 차로 승패 마진도 +29나 된다. 전반기에 부지런하게 승수를 쌓아둔 게 도움이 됐다. 그러나 시즌 최다 연패에 빠진 만큼 4연패를 기록하는 과정을 한 번 정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확실한 선발 투수, 린드블럼-후랭코프 원투펀치밖에 없다

선발 야구로 상승세를 탔던 팀이 두산이다. 린드블럼-후랭코프-이용찬까지 세 명의 투수가 나란히 10승 이상 기록했고, 종종 유희관이 호투를 펼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연패 과정에서 선발 투수들의 활약은 보이지 않았다. 24일 SK전에서 6이닝 5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린드블럼이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믿었던 이용찬도 다소 주춤하다. 지난 20일 LG전에서 4.1이닝 9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4실점, 26일 SK전에서 5.2이닝 11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7실점(5자책)으로 6이닝을 소화하는 데에 실패했다. 26일 SK전 11피안타는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피안타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용찬의 부진은 팀에게 악재이다. 사실상 확실한 내국인 선발 투수가 한 명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마저도 무너진다면 대책이 없다. 이는 잔여 경기뿐만 아니라 가을야구에서도 두산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외국인 원투펀치와 이용찬만 잘해줘도 큰 문제는 없지만 4선발의 역할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장원준, 유희관이 나란히 부진에 빠진 가운데 이영하가 27일 한화전에서 선발로 나섰다. 경기 초반까지 투구수 관리에 성공하며 한화 타선을 묶었으나 4회초에 와르르 무너졌다. 선두 타자 강경학이 10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간 이후 1사 1루 이성열의 타석 때 도루로 이영하를 완전히 흔들어놨다.

이성열의 볼넷 이후 백창수와 정은원의 연속 안타로 리드를 잡은 한화는 최재훈의 사구 이후 하주석의 싹쓸이 3타점 2루타로 6-1까지 달아났다. 후속 타자 정근우를 삼진 처리했으나 이용규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6점 차까지 벌어졌다.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김강률에게 넘겨주며 결과적으로 이 날 이영하는 실망스러운 투구 내용을 남겼다.

한화와의 남은 두 경기에서 후랭코프와 린드블럼이 차례대로 선발 등판한다. 믿음직한 외국인 원투펀치가 출격하는 것은 반갑지만, 그럼에도 최근 팀의 흐름을 감안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두 투수가 짊어질 부담감이 더욱 커졌다.

'주전과 백업의 경계 없는' 두산 타선, 이들에게도 고비가 찾아왔다

두산 타선의 장점은 주전과 백업 멤버의 경계가 없어 어느 선수가 나오더라도 제 몫을 해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두산이 2위권 팀들과 격차를 벌리는 과정에서 타자들의 활약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잘 나가던 타선에도 시즌 개막 이후 가장 큰 고비가 찾아왔다.

최근 4경기 팀 타율은 0.273으로 NC(0.238), LG(0.265)에 이어 세 번째로 낮다. 박건우는 타율 0.071(14타수 1안타)로 1할도 채 되지 않고, 류지혁(0.111, 9타수 1안타)과 허경민(0.176, 17타수 3안타), 최주환(0.200, 15타수 3안타)의 방망이도 식었다. 팀 내에서 규정 타석에 진입한 7명의 타자들 중에서 그나마 오재원(0.462, 13타수 6안타)만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했다.

희망이 아예 없진 않았다. 전반기 내내 타격 부진으로 고생한 오재일은 이번주 4경기에서 타율 0.667(12타수 8안타)로, 3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27일 한화전에서는 올 시즌 세 번째 4안타 경기를 펼쳤고,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정진호 또한 같은 기간 동안 타율 0.600(10타수 6안타)로 타격감이 좋았다.

아무리 뎁스가 두꺼운 팀이라도 두산 역시 체력적인 부담을 피해갈 순 없다. 열흘간의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엔트리에 변화를 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올라와서 당장 경기에 투입될 만한 선수가 없고, 많은 팬들이 기다리는 외국인 타자 반슬라이크도 우여곡절 끝에 25일 KIA전에서 첫 홈런포를 가동했다. 아직 정상궤도에 진입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결국 기존의 야수들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수밖에 없다. 모든 팀들이 더위와의 싸움을 견뎌야 하고, 체력 부담을 느낄 시기다. 두산이 올 시즌만큼이나 압도적인 시즌을 보낸 2016년에도 이 즈음에 위기를 맞이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무너지지 않고 다시 힘을 내면서 1위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었다. 지금 두산은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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