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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료원 본관 건물로 옮긴 환자 보호자들은 화장실이 비좁고, 문에 턱도 있어 휠체어 이동이 불편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홍성의료원 본관 건물로 옮긴 환자 보호자들은 화장실이 비좁고, 문에 턱도 있어 휠체어 이동이 불편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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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홍성의료원은 간호사 인력 부족을 이유로 재활센터 병동을 폐쇄했다. 환자들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순차적으로 재활센터 병동을 떠나 본관 건물로 병실을 옮겼다. 환자 보호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좋은 시설을 놔두고 '구 병동'으로 이사를 해야 하는 현실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환자 보호자 A씨는 "지인의 소개로 홍성의료원을 알게 됐다. 재활센터 병동은 시설도 잘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쾌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활센터에 근무하는 물리치료사 선생님들도 친절하다, 환자도 병원이 마음에 들었는지 이전에 있던 병원에서 보다는 재활 의지가 더 높아졌다"며 "하지만 지금은 병원에 정이 떨어졌다. 다른 병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호자 B씨는 "재활병동은 침상도 높낮이가 자동조절되고, 환자용 사워장도 넓다. 화장실에는 턱도 없고, 환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이동하기에 편리한 구조"라며 "부족한 게 없는 좋은 시설이다. 이런 시설을 놔두고 낡은 병동으로 이사를 온 현실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B씨는 "하루 종일 누워서 생활하는 와상환자들의 경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냄새가 심하게 난다"며 "비슷한 경험을 가진 환자와 가족끼리는 서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환자들과 함께 지낼 경우 본의 아니게 민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아픈 가족(환자)을 천덕꾸러기로 만들고 싶지 않다"며 "중증 환자 가족이 겪는 설움은 겪어 보지 않고는 절대로 알 수 없다"고 항변했다.

환자 보호자 C씨는 "본관 병동은 화장실에 턱도 있고, 휠체어가 겨우 들어갈 정도로 좁다"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중증 환자들이 지내기에는 상당히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병원에서는 지금 같은 상황을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환자와 보호자들에게는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거나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다"며 "환자 가족들에게는 선택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고 해도 그럴만한 시간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진락희 홍성의료원 노조 지부장은 "중증환자일수록 재활센터 병동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며 "의료원이 환자 가족들에게 충분한 상황 설명이나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병동 폐쇄 조치를 내렸다. 그 때문에 보호자들이 더 화가 난 것 같다. 병원 측은 지금이라도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환자 보호자들은 8일 오후 김진호 홍성의료원 원장과 면담을 했지만 병원 입장을 전달 받는 데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장이 "간호 인력 부족으로 부득이하게 병동에 대해 폐쇄 조치를 내렸다"며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환자 보호자 D씨는 "간호사 부족 문제는 병원의 사정일 뿐"이라며 "병원이 간호사 수급 대책도 없이 재활 센터를 열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가족들이 받고 있다"고 억울해 했다.

한편 홍성의료원 측은 간호사 수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준 홍성의료원 관리부장은 "간호사 확보를 위해 각 간호대학 4학년생을 중심으로 한 학기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 학생들의 간호사 면허를 따면 우리 병원에서 2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되어 있다. 내년에는 17명의 간호 인력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성의료원 재활센터 병동. 환자가족들은 침상의 높낮이를 자동 조절할 수있어 편리하게 이용했다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하지만 병동 폐쇄로 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홍성의료원 재활센터 병동. 환자가족들은 침상의 높낮이를 자동 조절할 수있어 편리하게 이용했다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하지만 병동 폐쇄로 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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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료원 재활 센터 병동. 병동의 화장실은 넓고 문에 턱이 없어 휠체어를 타는 중증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성의료원 재활 센터 병동. 병동의 화장실은 넓고 문에 턱이 없어 휠체어를 타는 중증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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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홍성의료원 , #홍성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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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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