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논 웨이버 트레이드 시장이 종료되고, 다소 절차가 까다로운 웨이버 트레이드 시장을 통해 포스트 시즌 가능성이 있는 팀들은 막바지 전력 보강에 한창이다. 미국 동부 시각 기준으로 8월 31일 오후 23시 59분까지 각 팀은 웨이버 트레이드를 통한 선수 교환이나 FA 상태인 선수와의 계약을 통해 전력을 보강할 수 있다.

9월에도 선수 영입은 가능하지만 9월에 영입한 선수는 포스트 시즌에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8월 31일이 가을 전력 보강을 위한 최종 마감 시한이나 마찬가지다. 김선우(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가 2006년 9월에 새로운 팀으로 이적한 적은 있었지만 당시 이적했던 신시내티 레즈는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이 없던 상황이었다.

2018년 8월 9일(이하 한국 시각) 기준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은 팀에 소속되어 있는 선수는 사전 인명 순서대로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이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경우 소속 팀이 아직 시즌을 포기하진 않았지만 와일드 카드 순위권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으며 강정호 자신도 손목 수술을 받으며 현실적으로 9월 안에 복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자료사진)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의 경우도 소속 팀이 승률 5할은 넘었지만 선발진이 제대로 구성되지 않아 시작투수 시스템까지 돌릴 실정이라 포스트 시즌 도전을 포기한 가운데 최지만 개인의 진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소속 팀이 지구 최하위로 처진 상태라 가을야구에서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이적 후 7경기 무실점, 가을에도 필승조 예약한 오승환

오승환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로키스로 팀을 옮긴 전후로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적 후 7경기에서 여태까지 한 번도 실점한 적이 없는 오승환은 시즌 평균 자책점도 2.33까지 크게 내렸다. 지역 매체인 BSN덴버에서도 오승환을 가을야구를 위한 핵심 전력으로 언급할 정도로 오승환에 대한 현지 팬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콜로라도 로키스 오승환이 지난 6일(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 경기에서 공을 힘껏 던지고 있다. 2018. 8. 6.

콜로라도 로키스 오승환이 지난 6일(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 경기에서 공을 힘껏 던지고 있다. 2018. 8. 6. ⓒ AP/연합뉴스


문제는 오승환을 제외한 다른 전력들이 최근 동반 부진에 빠졌다는 사실이다. 로키스의 마무리투수 웨이드 데이비스가 빠른 공의 구속이 떨어져가는 모습을 보이며 심상치 않은 방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로키스는 8월에만 벌써 3번이나 끝내기 패전을 당했을 정도다.

크리스 루신과 브라이언 쇼도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다. 올 시즌 로키스의 구원투수 평균 자책점은 5.09로 30팀 중 28위, 선발투수 평균 자책점은 4.34 21위로 가을야구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다. 팀 타율이 30팀 중 9위(0.254)이며 팀 홈런 10위(145개)인 점을 감안하면 로키스는 사실상 타선의 힘만으로 가을야구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로키스는 현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하 디백스 64승 52패)에 3경기 차 뒤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60승 54패)에 올라있다. 와일드 카드에서는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62승 49패)에 3경기 반 차 뒤진 4위를 달리고 있다. 전반기에 마이크 매시니 전 감독을 경질했을 정도로 팀 분위기가 안 좋았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60승 55패)가 "가을 좀비"라는 별명이 또다시 생각나는 페이스로 로키스를 반 경기 차까지 쫓아왔기 때문에 와일드 카드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사실 로키스는 오승환을 7회 또는 8회에 활용하는 필승조로 영입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마무리 데이비스는 문제가 없었으나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를 연결하는 7~8회에 투수 자원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러나 오승환의 합류 이후 데이비스가 부진하면서 KBO리그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갖고 있는 오승환에 대한 언론의 주목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재활 등판 2경기 호투한 류현진, 고민하는 로버츠 감독

개막 후 6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 자책점 2.12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5월에 사타구니 내전근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이탈했다. 류현진의 부상 이후 다저스의 다른 선발투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들을 안고 있었지만 심각하게 부진에 빠져 보직을 변경하거나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투수는 없었을 정도로 나름 안정적인 선발진을 운영해왔다.

현재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좌)를 필두로 리치 힐(좌), 마에다 겐타(우), 워커 뷸러(우) 등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로스 스트리플링(우)이 가벼운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렀다. 알렉스 우드(좌)도 최근 허벅지 부상으로 쉬는 중이며 류현진은 2경기의 재활 등판을 마쳤다.

류현진은 란초 쿠가몽가 퀘이크스(다저스 산하 싱글A) 홈 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다저스 산하 트리플A)의 원정 경기에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예열을 마쳤다. 던진 이닝이 적었지만 불펜에서 모자란 투구를 채우며 투구수도 충분히 끌어 올렸다.

류현진의 호투 소식에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치명적인 부상이나 큰 부진에 빠진 선수가 생긴다면 당장 다음 로테이션부터 류현진을 포함시키겠지만, 당장 로테이션에서 빼야 할 정도로 부진한 선수는 없기 때문이다. 로버츠 감독은 정말 좋은 투수와 옵션이 많아 곧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정말 힘든 문제임을 언급했다.

다만 6인 로테이션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류현진과 우드가 부상자 명단에서 빠질 때 누군가는 불펜으로 옮겨야 한다. 마이너리그 옵션을 쓰기에는 젊은 투수들을 강등시키기 위한 명분이 딱히 없다. 스트리플링이나 뷸러의 경우 이닝 조절 차원에서 불펜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있다.

다저스는 지난 겨울 고액 연봉의 선발투수들을 대거 처분하면서 간신히 사치세를 면하게 된 상황이다. 이적 시장에서 또 선발투수를 영입하게 되면 올 겨울에도 사치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있는 자원만으로 해결해야 한다. 선발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1+1 활용을 통해 불펜의 과부하를 덜어줄 수도 있다.

류현진은 올 겨울 FA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지난 해에 1경기 구원으로 등판하여 4이닝 세이브를 기록한 적은 있지만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불펜 자원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 투수다.

일단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다음 등판을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로 치를지,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노력한 결과로 인해 자신들의 결정이 어렵게 되었음을 인정했다. 류현진이 복귀할 경우 다저스가 어떤 선발투수를 다른 방법으로 활용하게 될지가 더 큰 관심이 되고 있다.

2주 뒤 실밥 봉인 해제, 강정호 올 시즌 복귀 가능?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리고 간신히 취업 비자를 다시 받은 강정호는 복귀를 위한 재활 경기를 치르는 도중 도루하다 왼손목을 다쳤다. 휴식과 치료 후 다시 경기에 나서려 했던 강정호는 손목 통증이 재발했고, 결국 에드 버드송 박사의 집도로 괴사조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일단 강정호는 2주 뒤 상처를 봉합했던 실밥을 풀 예정이다. 봉합사를 제거하면 버드송 박사의 허가 하에 재활을 시작할 수 있다. 기본적 재활에만 4~6주가 걸리기 때문에 그 재활이 끝나면 마이너리그 시즌은 종료되어 더 이상의 재활 경기를 치를 수 없다. 재활 경기 없이 메이저리그 실전 경기에 투입되어야 하는데, 강정호가 그 안에 손목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재활을 마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파이어리츠가 트레이드 시장에서 크리스 아처를 영입하는 등 아직 가을야구에 대한 의욕을 남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와일드 카드 경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적다. 최근에는 감독까지 교체한 카디널스에게도 순위를 역전당하는 등 페이스가 썩 좋지는 않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음주뺑소니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비자를 받지 못해 올 시즌 소속 구단에 합류하지 못한 미국 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19일 오후 연합뉴스와 단독인터뷰하고 있다.

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 강정호 ⓒ 연합뉴스


파이어리츠의 시즌은 그렇게 끝난다고 쳐도 문제는 강정호의 진로다. 류현진은 별도의 옵션 없이 바로 FA 시장에 나오게 되지만, 강정호는 파이어리츠의 선택에 따라 올 겨울 진로가 달라질 수도 있다. 파이어리츠와의 4+1년 1650만 달러 기본 계약은 올해로 끝나고 파이어리츠가 550만 달러의 팀 옵션을 갖고 있는데, 여기서 기회를 얻지 못하면 바이아웃만 받고 FA 시장에 나와야 한다.

강정호는 결국 파이어리츠에서 내년에 뛸 수 없더라도 FA 시장에서 가치를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한시라도 빠른 복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류현진과 비슷한 처지다. 기존에 기량이 충분히 검증된 선수들은 부상 복귀 이후 건강하게 큰 부진 없이 경기를 치를 수만 있다면 짧은 기간 동안이라도 보장된 계약으로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류현진과 강정호는 일명 "FA 재수" 기회를 얻기 위해 올 가을 조금이라도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웨이버 시장... 작년 벌랜더의 사례 또 나올 수 있어

일단 이렇게 3명의 선수들은 가을야구 또는 자신의 진로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승환은 로키스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경우 필승조 역할이 확실시되며, 류현진의 경우는 팀 사정에 따라 포스트 시즌 로스터 합류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강정호는 포스트 시즌보다도 일단 건강한 복귀가 더 중요한 상황이다.

오승환과 류현진, 강정호 이외에도 포스트 시즌에서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는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가 아주 없진 않다. 웨이버 트레이드 시장에서 레인저스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따라 추신수가 다른 팀에서 뛰게 될 여지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이적할 때, 타이거즈가 남은 기간 동안 연당 800만 달러씩을 애스트로스에게 보조하는 조건으로 이적이 결정된 것이었다.

이 때문에 레인저스가 상당한 규모의 연봉을 보조해준다는 조건이 있다면, 추신수도 벌랜더의 경우처럼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옮기게 될 여지가 남아 있긴 하다. 추신수가 올해까지는 30구단에 대한 모든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단들이 추신수를 영입하려면 올해 이적 시장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하지만 레인저스는 7월 이적 시장에서는 고액 연봉 선수들을 일단 대부분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성적만 보면 리빌딩에 들어가도 할 말은 없지만, 다른 구단과의 이해 관계 등이 복잡하여 선수단 개편이 쉽지는 않다. MLB 트레이드 루머스에 의하면 8월 웨이버 트레이드로 팀을 옮길 가능성이 있는 선수 20명 중에 추신수가 16위에 올랐는데, 이는 어느 정도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일단 오승환과 류현진의 소속 팀은 포스트 시즌 합류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추신수가 작년의 벌랜더 사례처럼 가을야구에 합류할 여지도 있다. 지난해 가을야구에서는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 과포화로 인해 끝내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했다. 올해 가을야구에서는 어떤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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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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