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오반의 신곡 '스무살이 왜 이리 능글맞아'는 발표 7시간 만에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실시간 순위 Top 10에 진출했다.  이는 웬만한 인기 가수가 아니고선 쉽게 하기 힘든 일이다.

오반의 신곡 '스무살이 왜 이리 능글맞아'는 발표 7시간 만에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실시간 순위 Top 10에 진출했다. 이는 웬만한 인기 가수가 아니고선 쉽게 하기 힘든 일이다. ⓒ 카카오


21일 한 가수의 신곡이 공개와 동시에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실시간 순위 41위에 깜짝 진입,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보여 화제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오반(OVAN)이다. 지난해 싱글 '과일'로 데뷔한 이래 꾸준히 신작 활동을 펼친 1997년생 싱어송라이터 오반은 지난 6월 Mnet 예능 프로그램 <고등래퍼2> 출신 래퍼 빈첸(이병재)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불행'이라는 곡으로 잠시 음원 순위에 이름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디+언더그라운드 계열에서 조금씩 인지도를 얻고 있다곤 하지만 오반은 일반 대중들에겐 '무명가수'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이름조차 생소한 존재다. 그런데 신곡 '스무살이 왜 이리 능글맞아'가 발표 직후 음원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놀라움을 안겼다. 심지어 공개 7시간 만에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실시간 차트 10위까지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공교롭게도 이 곡에는 최근 'Way Back Home'으로 주요 음원 순위를 석권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네티즌, 오반 돌풍 미리 예측했다?

 지난 18일 페이스북 페이지 < 너만 들려주는 음악 >에선 금주 오반이 신곡 '스무살이 왜 이리 능글맞아'를 발표한다고 게시물을 올렸다.  이후 일부 네티즌의 예상(?)대로 이 곡은 음원 순위 상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지난 18일 페이스북 페이지 < 너만 들려주는 음악 >에선 금주 오반이 신곡 '스무살이 왜 이리 능글맞아'를 발표한다고 게시물을 올렸다. 이후 일부 네티즌의 예상(?)대로 이 곡은 음원 순위 상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 로맨틱 팩토리


지난 18일, 페이스북 페이지 <너만 들려주는 노래>에는 오반의 신곡 발표를 알리는 게시물이 하나 올라왔다. 이를 두고 19, 20일 사이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오반의 새 노래가 조만간 음원 순위 석권 할 것이다"라는 예언(?)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는 닐로, 숀의 인기몰이 근원지(?)로 알려진 곳이다. 최근 오반의 소속사 로맨틱 팩토리는 '너만 들려주는 음악'을 인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2018년 8월 16일 <이데일리> 빈첸 소속사, SNS플랫폼 '너들음' 인수 "제2의 딩고로"(공식입장)).

일부 누리꾼들의 예측이 맞아 떨어진걸까. 오반의 신곡은 각종 음원 순위 상위권에 등극,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렇다 보니 많은 음악 팬들은 또 다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인기 가수, 프로그램 음원 아니면 공개 즉시 상위권 진입 어려워

발표와 동시에 음원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는 곡들은 대부분 다음의 전제 조건이 따른다. 먼저 해당 가수가 상당한 인지도의 인기 가수라는 것. 인기 그룹 빅뱅,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등은 공개 직후 차트 1, 2위에 이름 올리는 건 다반사다. 최근 각광 받는 청하, 모모랜드 등 팀들도 10~30위권에 첫 등장한 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곤 한다.

가수들의 신곡이 나오면 대개 2~3주 전부터 보도자료에 기반을 둔 홍보성 기사가 쏟아지고 SNS 마케팅 역시 꾸준히 진행되기 마련이다. 이를 토대로 기존 인지도에 화제몰이를 덧붙이게 된다.

그 다음은 인기 드라마 또는 예능 프로그램 음원을 언급할 수 있다. 이땐 해당 곡을 부른 가수의 인지도 이상으로 프로그램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최근 방영중인 Mnet <프로듀스 48>의 6개 경연곡이 지난 주말 모두 순위 상위권에 등장했던 것도 같은 사례다. 그런데 오반의 신곡은 두 가지 조건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인터넷상 화제몰이 징후 포착 없어

 최근 3개월 사이 네이버 트렌드를 통해 포착된 '오반'의 검색 지표

최근 3개월 사이 네이버 트렌드를 통해 포착된 '오반'의 검색 지표 ⓒ 네이버


그렇다고 해서 곡 공개 직전 해당 가수가 인터넷 상 화제 몰이를 했는지 살펴봐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국내 검색의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구글이 각각 제공하는 트렌드 서비스를 통해 '오반'의 최근 3개월치 흐름을 찾아봤다.

최근 3개월 사이의 추이에서 오반의 이름이 가장 많이 거론 된 건 지난 6월 13일이다. 이땐 빈첸과 함께 발표했던 싱글 '불행'의 발표(6월 12일) 직후다. 이를 100으로 놓고 볼때 "올바른 방법으로 겨우 성과를 이루어도 고개 숙이라고 하는 나라"라는 글을 오반이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7월 중순 전후 거의 절반 수준을 나타낸다. 반면 신곡 발표를 앞둔 시점인 8월 21일 직전엔 오히려 예전만 못한 수치를 기록한다.

 최근 3개월간 포착된 구글 트렌드상 '오반'의 검색 흐름

최근 3개월간 포착된 구글 트렌드상 '오반'의 검색 흐름 ⓒ Google


구글 트렌드에선 네이버와는 약간 다른 형태의 그래프가 형성된다. 7월 7일자 수치를 100으로 놓고 볼때 매 기간마다 들쑥날쑥한 형태를 보인다. 음원 발표 직전 50 이상을 기록하며 상승 국면을 표시하지만 앞선 기간의 수치를 크게 압도하진 못하고 있다. 이렇듯 오반의 신곡 발표를 앞두고 인터넷 상에서 그에 대한 화제몰이 흔적을 포착하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었다.

도대체 오반의 신곡 '스무살이 왜 이리 능글맞아'의 인기 돌풍(?)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7월 최고 인기곡'을 만든 숀의 피쳐링 덕분인지, 아니면 이번에도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숨은 노력 때문인 걸까?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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