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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봉담에 독립서점이 오픈했다. 지난 3월 28일 오픈한 모모책방은 봉담 주민 입소문을 타고 핫플레이스가 됐다.
▲ 화성독립서점 모모책방  화성봉담에 독립서점이 오픈했다. 지난 3월 28일 오픈한 모모책방은 봉담 주민 입소문을 타고 핫플레이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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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봉담에 독립서점이 생겼다. 모모라는 4살짜리 고양이 사장과 삐루 3살짜리 고양이가 영업부장으로 있는 이곳은 강진영 그래픽디자이너가 책방지기로 전담하는 곳이다. 지난 3월 28일 문을 열었다.

봉담의 '핫플레이스', '인싸'로 등극, 동네 주민의 열렬한 환대에 힘입어 지난 18일 토요일에는 하루 책 판매가 30만 원을 넘기도 했다고. 안산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할 때 한 달에 30만 원 겨우 번적도 있다.

강진영 책방지기는 독립서점을 2년 전 안산에서 1호로 내서 운영했다. 2년간 운영하다 집  근처에서 책방을 운영하고 싶다는 소소한 '사심'으로 화성 봉담에 책방을 이전했다. 안산 보다 2평 넓혀 확장 이전했다고 웃는 강진영 책방지기다.

독립서점에서 파는 책은 주류서적이 아니다. 순전히 강진영 책방지기의 기준으로 선정된 컬렉션이다.
 
모모책방만의 큐레이션 기준이 있다. 지역이웃의 이야기를 다룰 것, 독립출판물 일 것, 사회이면을 비출 것 등의 기준으로 책을 입고한다.
▲ 모모책방 컬렉션 모모책방만의 큐레이션 기준이 있다. 지역이웃의 이야기를 다룰 것, 독립출판물 일 것, 사회이면을 비출 것 등의 기준으로 책을 입고한다.
ⓒ 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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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영 책방지기의 큐레이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이웃이 쓴 책. 화성시민이 쓴 책이고 화성시민이 출판한 책이면 우선적으로 입고한다. 두 번째, 잘 알지 못한 직업에 대한 이야기. 이를테면 <저 청소일 하는데요? (KOPILUWACK 저)>나, <작업의 고수(소나무 저)>같은 책. 세 번째는 사회 이면을 비추는 책. 소수자 얘기나, 장애인 등 주목받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면, 특히 독립출판물은 환영이다.

봉담 엄마들이 쓴 책 두 권 <말로 하긴 좀 그래서(정짜이 저)>, <엄마, 밤이 봄이었나봐(별날&꿈양 저)>는 모모책방에서 완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독립서점을 하게 된 이유가 그거예요. 자기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을 소개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만들게 됐어요. 대형서점 구조는 개인 이야기가 많이 소개되기 어려운 구조잖아요. 유명출판사에서 기획해 나온 책들이 매대에 깔리고, 자본 논리에 따라 팔리는 게 안타까웠어요."

모모책방의 기치 '안 유명한 책 팝니다'

그래서일까, 모모책방에 들어서면 듬성듬성 들어선 책들 사이에 대형 출판사에서 나온 베스트셀러 책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낯선 디자인의 손바닥만 한 핸드북이나, 수공예로 몇 권 만든 책들이 진열돼 있다. 아무 데서나 보기 힘든 책 컬렉션을 보는 것만으로도 책 애호가에겐 새롭고 신선한 모모책방이다.

독립출판 책만으로도 좋은데 그보다 더 매력적인 게 있다면 모모책방의 마스코트 고양이 사장 모모와 영업 부장 삐루다. 모모책방의 모모가 바로 올해 4살 된 노란 줄무늬 고양이. 강진영 책방지기가 3년 전 길고양이를 입양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고양이를 유독 좋아하는 책방지기의 취향에 따라 고양이 관련 독립출판물도 모모책방의 컬렉션 중에 하나다.
 
봉담맘이 쓴 두권의 책 말로 하긴 좀 그래서, 엄마, 밤이 봄이었나봐 는 모모책방에서 완판됐다.
▲ 봉담맘의 이야기  봉담맘이 쓴 두권의 책 말로 하긴 좀 그래서, 엄마, 밤이 봄이었나봐 는 모모책방에서 완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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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이웃이 쓴 책 큐레이션

큐레이션이란 단어가 좀 낯설다면, 선별 진열했다고 풀어 설명해도 좋다. 책을 고르기 어렵다면 책방지기에게 큐레이션을 부탁해도 된다. 기자가 강진영 책방지기에게 책을 추천해달라고 주문하자, 그는 흔쾌히 <운수 좋은 여행(조첨지 저)>을 추천한다.

"운수 좋은 책은 현진건의 운수좋은날처럼 여행 중에 정말 재수 없었던 일들을 모아서 쓴 재미난 책이에요. 기자님도 조첨지씨 만큼이나 스펙터클한 일상을 보내시는 것 같아서 추천합니다."
 
지금 낮잠 중입니다.
▲ 모모고양이사장과 삐루영업부장은  지금 낮잠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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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월세 낼 정도면 좋겠다

강진영 책방지기는 투잡러다. 본업은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강장공장 대표. 강장공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독립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이 일을 왜 하고 있지?라고 스스로에게 물을 때가 있어요. 주변에서도 그리 말하고요. 네가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돈도 안 되는 걸 왜 하느냐고. 그런데 저는 책 팔리는걸 보면 뿌듯해요. 책이 자기 주인을 만나는 순간을 보면 책 입고할 때 고민했던 시간도 생각나고. 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 저의 작은 꿈이에요."

모모책방은 지역출판 활성화를 위해 '독립출판워크숍'도 진행할 계획이다. 8인 이하 5주 과정으로 진행되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강의를 개설할 예정이다.

내가 찾는 책은 없지만 나를 찾는 책을 만나 돌아가는 서점, 작지만 따듯한 위로가 있는 마을서점, 책은 배경이고 사람이 주인공인 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모모책방이 그려나갈 따듯한 풍경을 기대해 본다.

운영시간, 월-토 11시 부터 8시까지
일요일은 쉽니다.

덧붙이는 글 | 화성시민이 함께 만드는 지역 풀뿌리 언론,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모모책방, #화성봉담독립서점 , #강진영책방지기 , #모모고양이사장 , #삐루영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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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신문에서 일합니다. 풀뿌리지역언론운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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