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과 스티븐 연의 미 아카데미 후보 지명 소감을 전하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갈무리.

윤여정과 스티븐 연의 미 아카데미 후보 지명 소감을 전하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갈무리. ⓒ 로즈앤제렐스타임스

 
한국 배우 최초로 미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이 놀랍다는 소감을 밝혔다.

윤여정은 16일(한국시각) 아카데미 후보 명단이 발표되고 AP통신,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전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라며 "그것은 나와 상관없는 다른 세계의 일이라고 생각해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아카데미 시상식을 즐겨봤고, 어떤 배우가 상을 받게 될지 예상하곤 했다"라며 "내가 후보로 지명된 것은 매우 낯선 기분"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정도면 만족하고, 이미 승자가 된 것 같다"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힘과 에너지가 있다면 평생의 추억이 될 수 있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꼭 참석하고 싶다"라는 바람도 나타냈다. 

"한국의 메릴 스트리프? 나는 윤여정"

이어 "매니저가 후보 지명 소식을 알려주며 울었지만, 나는 어리둥절하며 울지 않았다"라며 "매니저가 나보다 더 감정적인 상태가 됐고, 나도 멍해지면서 매니저를 껴안아 줬다"라고 밝혔다.

스트리밍 시장에 나선 애플 TV 플러스의 드라마 <파친코> 촬영을 마치고 이날 캐나다에서 돌아온 윤여정은 자가격리 때문에 호텔에 머무르며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러 오고 싶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며 농담을 전하기도 했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보여준 연기로 '한국의 메릴 스트리프'로 불리며 찬사를 받는 것에 대해 "오히려 스트레스였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렇게 불리는 것이 칭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라며 "내가 아카데미 후보에 지명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말에 더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메릴 스트리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이고, 나는 단지 한국의 윤여정"이라며 "모든 사람이 다 다르듯이 나는 나 자신이 되고 싶고, 다른 사람과 비교되는 것은 아쉽다"라고 강조했다.

스티븐 연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의 장점, 많이 나누고파"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한국명 연상엽)도 "초현실적인 일이 벌어져 흥분된다"라며 "큰 축복을 받은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새벽에 잠을 자다가 후보 지명 소식을 들었다는 스티븐 연은 "(소식을 듣고) 잠을 설쳤다"라며 "지금도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잘 모르겠다"라고 벅찬 감정을 전했다. 

그는 자신과 윤여정의 후보 지명으로 아시아 배우들에 대한 아카데미의 평가가 달라졌다는 평가에 대해 "그런 변화는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안다"라며 "나는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많은 장점이 있고, 이를 많이 나누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나리>에서 내가 맡은 역할을 최대한 잘 해내려고 노력했을 뿐"이라며 "이 영화를 통해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더 넓고 깊이 이해하는데 기여한 것 같아 기쁘고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아카데미 윤여정 스티븐 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