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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규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과 국내 거주 미얀마 청년, 국제앰네스티 활동가들이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와 미얀마 쿠데타 세력과의 경제협력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김호규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과 국내 거주 미얀마 청년, 국제앰네스티 활동가들이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와 미얀마 쿠데타 세력과의 경제협력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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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명"

한국에 살고 있는 미얀마 청년 흘라 민 툰씨가 25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포스코센터 앞에서 열린 '미얀마 검은 손, 배후는 포스코 검은 돈'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미얀마 군부에 의해 죽은 미얀마 국민의 숫자"라면서 절규하듯 외친 말이다.

민 툰씨는 "이렇게 미얀마 군부가 국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겠냐. 미얀마 군부가 대량 무기와 총알을 소유해서다. 지금도 자금이 계속 투입돼 군부는 무기를 계속 구입하고 있다"면서 "군부 자금을 끊어야만 군부의 살인행위를 막을 수 있다. 포스코는 지금 당장 미얀마 군부와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후 길에 나와 있는 국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있다. 23일에는 만달레이에서 7살 소녀가 집에 있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 포스코가 미얀마 경제발전을 위해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군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미얀마 국민들은 이런 포스코를 원하지 않는다."

국제 앰네스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미얀마에 설립된 미얀마포스코C&C는 미얀마 군부가 소유한 기업인 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MEHL)와 합작법인 두 곳을 운영 중이다. 미얀마포스C&C는 군부가 소유한 부지에서 임대계약을 맺고 건물을 올리기로 했다. 미얀마포스코C&C의 지분 30%를 MEHL이 가지고 있다.

MEHL은 군부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MEHL이 1991년부터 20년간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 총액 180억 달러 중 160억 달러가 군부에 송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돈으로 18조 원이 넘는 금액이다. 쿠데타의 중심에 선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MEHL 최대주주다. 

"포스코, 미얀마 군부 소유 기업과 합작"
 
김호규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과 국내 거주 미얀마 청년, 국제앰네스티 활동가들이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와 미얀마 쿠데타 세력과의 경제협력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김호규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과 국내 거주 미얀마 청년, 국제앰네스티 활동가들이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와 미얀마 쿠데타 세력과의 경제협력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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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노조 “포스코는 미얀마 군부와의 합작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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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포스코 규탄 기자회견을 주도한 금속노조에 따르면 포스코는 미얀마포스코C&C 이외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국영석유가스회사(MOGE)와 컨소시엄을 맺고 미얀마 가스전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미얀마국영석유가스회사(MOGE) 역시 군부의 통제를 받고 있는 회사다.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가스전 사업의 지분 51%를, MOGE가 15%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 구성에 따라 이익의 일부는 MOGE로 가는 구조다.

지난 21일 미얀마 시민단체 '저스티스 포 미얀마'와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전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는 MOGE와 함께 2004년부터 미얀마 슈웨(Shwe) 가스 개발 사업을 벌여왔다. 2018년 한 해에만 포스코인터네셔널은 1억 9400만달러, 우리돈 2200억 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석유가스사업 대금으로 낸 것으로 전해졌다.

MOEG는 지난 11일 토머스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 조사관이 국제사회에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표적제재를 촉구한 회사다. 앞서 5일 미얀마 임시정부(CRPH)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에게 공문을 보내 군부가 지배하는 MOGE에 가스판매대금을 내지 말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25일 포스코센터 앞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난 포스코 관계자는 "이미 포스코인터네셔널에서 '군부에 돈이 들어간 것이 없다'고 발표했다. 포스코강판도 '(사업에 대한) 재검토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발표한 상태"라면서 기존에 포스코인터네셔널과 포스코강판이 강조한 입장을 반복해서 알렸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후 포스코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언론에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20여 년간 이어진 미얀마 정부와의 계약에 따라 진행하는 사업으로 정권과는 무관하며 정권교체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수익금도 미얀마 국책은행이나 재무부로 지급되어 군부와는 상관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포스코강판도 언론에 "인권 이슈가 해소될 때까지 MEHL에 배당하지 않고, 필요하면 사업관계 재검토를 고려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 거짓말 하지 마라"
 
녹색당 당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얀마 시민들을 학살하는 미얀마 쿠데타 세력을 규탄하며 포스코는 미얀마 쿠데타 세력과의 관계 청산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녹색당 당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얀마 시민들을 학살하는 미얀마 쿠데타 세력을 규탄하며 포스코는 미얀마 쿠데타 세력과의 관계 청산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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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당 “포스코는 미얀마 군부와의 결탁관계 청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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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에도 포스코센터 앞에서는 포스코의 미얀마 군부세력 지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녹색당 주도로 열렸다. 

회견에 참석한 박도형 세계시민선언 대표는 "발언문을 정리하는 도중 24일 외교부 당국자가 언론을 통해 '포스코는 군부와 무관하다'라는 말을 한 것을 봤다"면서 "시민단체들의 주장이 틀렸다는 내용으로 말을 했던데, 이는 포스코가 내놓은 해명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어떻게 배당금 미지급이 군부와의 관계 종료인가. (포스코) 사업보고서에는 미얀마 군부가 소유한 미안먀이코노믹홀딩스가 사업 파트너로 명시됐다. 포스코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는 게 군부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 말대로 익명의 외교부 관계자는 24일 출입기자들을 만나 포스코 측의 해명과 동일한 설명을 내놓았다.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한국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단체 중 하나인 세계시민선언은 26일 오후 포스코센터 앞에서 미얀마 청년들의 죽음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약 300개의 마스킹데이프를 이용해 미얀마에서 희생된 시위대를 뜻하는 '표시'를 포스코센터 앞 마당에 새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와 협력하는 기업으로 등재된 업체 중 일본 기업 기린 등이 MEHL과 맥주 사업 제휴 종료를 선언한 바 있다. 이 밖에 태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아마타 코퍼레이션도 10억 달러 규모 산업단지 현대화 사업중단을 선언했다. 프랑스 국영 전력회사 EDF도 미얀마 인권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15억달러 규모 수력발전소 개발 프로젝트를 유예하기로 했다.
 
녹색당 당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와 미얀마 쿠데타 세력과의 관계 청산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하려 하자, 포스코 관계자들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
 녹색당 당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와 미얀마 쿠데타 세력과의 관계 청산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하려 하자, 포스코 관계자들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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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당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와 미얀마 쿠데타 세력과의 관계 청산을 요구하는 서한 전달이 거부되자, 사명 조형물 앞에 서한을 놔두고 있다.
 녹색당 당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와 미얀마 쿠데타 세력과의 관계 청산을 요구하는 서한 전달이 거부되자, 사명 조형물 앞에 서한을 놔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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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미얀마, #포스코, #녹색당, #세계시민선언, #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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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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