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멜루 루카쿠 벨기에 스트라이커 루카쿠가 유로 2020 러시아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로멜루 루카쿠 벨기에 스트라이커 루카쿠가 유로 2020 러시아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벨기에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역시 벨기에는 강했다. 로멜루 루카쿠라는 괴물 스트라이커를 앞세운 벨기에가 유로 2020에서 첫 단추를 잘 꿰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벨기에는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유로 2020 B조 1차전에서 러시아에 3-0 승리를 거두고, 조 선두로 올라섰다.

불안한 러시아 수비, 3골 만들어낸 벨기에의 위용

다소 탐색전 양상으로 흘러간 전반 초반의 분위기 속에 10분 만에 러시아의 실수를 틈타 벨기에가 기선을 제압했다. 오른쪽에서 카스타뉴가 올린 크로스를 세메노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채 가랑이로 흐르면서 루카쿠에게 전달됐다. 루카쿠는 침착하게 왼발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한 골 뒤진 러시아는 전방 압박을 통해 주도권을 빼앗으며 동점골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 전반 13분 코너킥에서 마리오 페르난데스가 프리 헤더슛을 날렸으나 쿠르투아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하지만 러시아는 전반 18분 세메노프의 실수로 또 다시 위험천만한 상활을 연출했다. 패스를 가로챈 루카쿠가 단독 돌파 이후 패스를 건넸고, 덴돈커의 오른발 슈팅은 골문 위로 벗어났다. 전반 21분에는 지키야의 터치 실수를 토르강 아자르가 재빨리 달려가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26분에는 카스타뉴와 쿠자에프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충돌하며 조기에 교체되는 악재를 맞았다. 카스타뉴 대신 뫼니에, 쿠자에프 대신 체리셰프가 조기에 투입됐다.

러시아는 전반 34분 또 다시 실수로 한 골을 헌납했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슈닌 골키퍼가 정확하게 펀칭하지 못하며 뫼니에에게 흘렀고, 뫼니에는 왼발로 마무리지었다.

2골차로 벌어진 후 벨기에가 다시금 경기 흐름을 쥐어나갔다. 러시아의 역습 전개시 순간적인 압박으로 공을 탈취하는 벨기에의 기민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전반 47분에는 카라스코가 러시아 밀집 수비를 뒤흔들어 놓으며 직접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후반시작하자마자 러시아의 체르체소프 감독은 수비 안정화를 위해 디비에프를 넣으며 포메이션을 5-4-1로 변경했다. 후반 들어 점유율을 많이 회복했으나 공격의 예리함은 떨어졌다. 이에 체르체소프 감독은 전반에 투입한 체리셰프를 다시 빼는 초강수를 던졌다. 무힌, 미란추크를 조커로 기용하며 5장의 교체 카드를 경기 시작 63분 만에 모두 소진했다.

벨기에는 전반전과 비교해 짧은 패스 중심의 지공으로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에덴 아자르, 프라트를 투입하며 체력 안배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2골에 만족할 벨기에가 아니었다. 후반 43분 뫼니에의 전진 패스를 받은 루카쿠가 빈 공간으로 빠르게 파고든 뒤 오른발 슈팅으로 결정지으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루카쿠, 데 브라위너-아자르 없는 벨기에 에이스 역할

골든 제네레이션의 마지막 우승 기회가 될 것이란 평가 속에 벨기에는 이번 유로 2020에서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2명의 에이스 케빈 데 브라위너, 에덴 아자르의 컨디션이 변수로 떠올랐다. 데 브라위너는 지난달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안와 골절로 인해 최근에서야 팀 훈련에 복귀했다. 에덴 아자르는 지난 2년 동안 잦은 부상으로 폼이 떨어지면서 팀 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벨기에는 강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에덴 아자르 자리에 카라스코를, 중원은 덴돈커-틸레망스 라인으로 구성해 러시아에 맞섰다.

경기는 벨기에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전반에 난조를 보인 러시아 수비진을 맞아 벨기에는 2골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리드를 잡은 것이 주효했다.

러시아의 수비를 초토화 시킨 일등 공신은 루카쿠였다. 전반 10분 루카쿠는 자신에게 찾아온 첫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촌철살인의 골결정력을 선보였다. 전반 32분에는 쇼닌 골키퍼의 펀칭 실수를 틈타 뫼니에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이후 벨기에가 편안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특히 루카쿠는 시종일관 러시아 수비진을 괴롭혔다. 끊임없는 움직임과 운동량, 포스트 플레이로 전방에서 지지대 역할을 해냈으며, 공 소유권을 지켜낸 뒤 동료들에게 연결하는 패스의 정확성 또한 높았다.

루카쿠는 이번 2020-2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 밀란으로 이적해 눈에 띄게 기량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육중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포스트 플레이에 눈을 떴을 뿐만 아니라 볼터치, 컨트롤 역시 과거와 비교해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주발이 아닌 오른발 슈팅의 정확도도 크게 높였다.

후반 43분 루카쿠의 득점은 이러한 장점이 잘 묻어났다. 센터백 2명 사이 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루카쿠의 지능적인 침투, 빠른 주력과 오른발 슈팅에 이르기까지 완벽에 가까운 골이었다.

후반 내내 다소 답답했던 벨기에의 경기력에 있어 루카쿠의 추가골은 한 줄기 빛과도 같았다. 루카쿠는 이날 3개의 슈팅 가운데 2골을 적중시키며 존재감을 뿜어냈다.

후반 중반에는 에덴 아자르가 교체로 들어와 특유의 드리블과 테크닉을 선보이며, 서서히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음을 증명해보였다.

루카쿠, 에덴 아자르 활약에 더해져 데 브라위너까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경우 벨기에는 우승후보로서의 행보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유로 2020 B조 1차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 러시아 - 2021년 6월 13일)
벨기에 3 - 루카쿠 10' 88' 뫼니에 34'
러시아 0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벨기에 러시아 유로2020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