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으로 보직을 이동한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빅리그 데뷔 이후 두 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김광현은 15일(이상 한국시간 기준) 미국 뉴욕주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팀이 7-4로 앞서던 11회말에 등판, 1이닝 동안 1피안타 1사사구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면서 세이브를 올렸다.

지난해 7월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 개막전서 세이브를 기록한 이후 1년 2개월여 만의 세이브였다. 비록 실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불펜 투수로서 팀의 리드를 지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강타선' 메츠 상대로 고전...1점 차 위기 자초한 김광현

1회말 두 점을 뽑으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한 것은 뉴욕 메츠였지만, 8회초 타일러 오닐의 투런포에 힘입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역전에 성공했다. 패배 위기에 몰려있던 메츠는 하비에르 바에즈의 솔로포로 극적으로 균형을 맞췄고, 결국 연장전이 펼쳐졌다.

11회초 에드문도 소사의 1타점, 앤드류 키즈너의 2타점 적시타로 세 점 차의 리드를 잡은 세인트루이스는 11회말 수비를 앞두고 8번째 투수로 김광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섰던 제이크 우드포드가 4이닝만 소화하면서 일찍 불펜을 가동했고, 이미 많은 투수을 소비한 상황이었다.

무사 2루에 주자를 놓고 시작하는 메이저리그 승부치기 규정에 따라 김광현은 11회말 무사 2루서 첫 타자 마이클 콘포토와 만났다. 김광현을 상대로 7구 승부를 이어간 콘포토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2루 주자로 나갔던 프란시스코 린도어만 3루로 진루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우타 거포' 피트 알론소에게 일격을 당했다. 알론소는 김광현의 2구 체인지업을 밀어쳐 2루타를 터뜨려 3루 주자 린도어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메츠로선 홈런 한방이면 동점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하비에르 바에즈를 자동고의4구로 내보낸 김광현은 1사 1, 2루서 제프 맥닐에게 땅볼 유도에 성공하면서 1루 주자가 2루서 포스아웃됐다. 아웃카운트를 한 개 더 채우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지만, 후속타자 케빈 필라의 땅볼 타구 때 김광현이 1루 쪽으로 정확하게 공을 던지지 못하면서 한 점을 더 내줘야 했다.

승리 지킨 김광현·팀 모두 웃었다

역전 주자까지 출루한 메츠는 계속 물고 늘어졌지만, 김광현은 2사 1, 2루서 알버트 알모라와의 풀카운트 승부 끝에 2루 땅볼을 잡아내면서 1점 차 승리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리로 팀은 메츠와의 이번 3연전서 2승을 먼저 가져가게 됐다.

조금이라도 팀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해야 하는 김광현에게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 동점 혹은 역전까지 허용하면서 경기의 흐름이 메츠 쪽으로 넘어갔다면 불펜 투수로서의 입지마저 좁아질 수 있었다.

실제로 이날 경기 중반 김광현이 불펜에서 대기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포착되기도 했지만,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시 말해서 팀이 연장전까지 오지 않았다면 등판할 일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등판 기회가 한 번씩 주어질 때 김광현이 제 몫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진출을 노리는 팀의 입장에서도 놓쳐선 안 되는 경기였다. 가파른 상승세로 어느덧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단독 2위에 올라섰고, 현재의 흐름이라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

불과 1~2주 전만 하더라도 와일드카드 순위 경쟁에서 물러나 있던 세인트루이스였지만, 최근 7경기서 여섯 번의 승리를 거둘 정도로 흐름이 좋은 편이다. 남은 18경기에서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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