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에서 2위 삼성 라이온즈는 27일 현재 1위 kt 위즈에 4경기 차로 뒤져있다. 121경기를 치러 한화 이글스와 더불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삼성은 23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1위 탈환이 만만치 않으나 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삼성은 순위 싸움이 가장 중요한 시즌 후반에 이탈자가 속출하고 있다. 몽고메리가 지난 10일 대구 kt전에 주심에 폭언을 가하며 로진백을 던지고 유니폼을 벗어 던져 KBO(한국야구위원회)의 20경기 출전 정지의 징계를 소화 중이다.

지난 25일에는 백정현이 오른쪽 종아리, 김지찬이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동반 말소되었다. 26일 박해민이 예상보다 2주 빠르게 손가락 부상에서 1군에 복귀했으나 공수주 모두를 정상적으로 소화할지는 미지수다. 

선발 투수 2명의 공백이 발생한 삼성은 방망이로 상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다. 지난 13일 1군 복귀 후 14일부터 경기에 나서 2주가 되어가는 우타 거포 김동엽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 삼성 김동엽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올 시즌 김동엽은 허리, 활배근 부상 등으로 인해 52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부상자 명단 등재 3회를 포함해 1군 말소 기간이 58일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시즌 기록도 만족스럽지 않다. 타율 0.248 3홈런 22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661로 저조하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0.39로 음수다.

외국인 타자 피렐라의 영입도 김동엽의 입지에 영향을 미쳤다. 피렐라는 평발이라 주루와 수비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만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간간이 외야수로 출전하지만 지명 타자로 나서는 경기가 더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야 수비가 취약한 김동엽이 지명 타자로 출전하기 어려워져 팀 내 입지가 축소된 측면도 있다.  

일각에서는 김동엽이 홀수해에 부진한 징크스가 되풀이되는 것 아닌지 우려를 샀다. 그는 삼각 트레이드로 삼성의 유니폼을 입은 첫해인 2019년 타율 0.215 6홈런 25타점 OPS 0.603으로 부진했다. WAR은 –0.93으로 –1.0에 육박하며 2016년 KBO리그 데뷔 후 가장 낮았다. 삼성이 '왕조 멤버'였던 베테랑 포수 이지영을 히어로즈에 내주고 거포 보강을 위해 영입한 그가 부진해 '실패한 트레이드'라는 꼬리표가 붙고 말았다. 
   
하지만 1군 복귀 후 최근 2주간 김동엽의 타격 페이스는 인상적이다. 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405 2홈런 10타점 OPS 1.051로 되살아났다. 김동엽의 불방망이에 힘입은 삼성은 같은 기간 12경기에서 6승 2무 4패 승률 0.600으로 리그 2위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하며 왕조를 구축했으나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5년 연속 가을야구가 좌절되어 '암흑기'에 돌입했다. 따라서 현재 삼성의 주축 선수 중 상당수는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선수들이다. SK 와이번스 시절인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을 보유한 김동엽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김동엽 특유의 몰아치기가 이어진다면 삼성은 더욱 높은 곳에서 가을야구를 출발할 수 있다. 김동엽이 삼성에서 두 번째 우승 반지를 획득할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FA 누적액 155억' 강민호, 세 번째 FA도 대박날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